"혹시, 당근이세요?"...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 당근마켓 거래 방법
[IT동아 남시현 기자] 중고 제품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를 통한 판매다. 중고나라는 가입자 수 1,869만명의 국내 최대 중고 거래 커뮤니티로 1초에 4.5건의 새로운 중고물품이 올라올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 문제는 중고나라 자체가 비대면에 택배 거래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 거래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하자를 숨기고 택배거래를 하는 경우는 예사고, 선입금 후택배로 거래했는데 제품이 제대로 오지 않거나, 선금만 받고 그대로 잠적하는 사람도 있다. 입금 사기나 제품 하자 시 반품 등을 위한 안전거래 플랫폼이 있지만,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진 가짜 안전거래 사이트로 유도해 돈만 받고 잠적하는 경우까지 종종 있다. 이 모든 게 ‘비대면 택배거래’라는 거래 방식에서 나온 문제다.
반면, 중고나라에서 거래하더라도 직접 만나 거래하는 ‘직거래’로 중고물품을 거래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실물을 직접 보고 확인한 다음에 거래하므로 물건에 문제가 있어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제품을 확인한 다음 입금하면 되니 사기당할 염려도 없다. 유일한 문제는 중고나라의 글을 전국에 있는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직거래하려고 해도 지역이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 위치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파고든 틈새가 이 시장이다.
내 위치에서 최대 7~10km까지 직거래, 당근마켓
당근마켓은 2,200만 다운로드, 월 1,500만 명이 사용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해, 지금은 지역업체와 질문답변, 부동산, 구인구직, 지역 게시판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거래 방법은 간단하다. 당근마켓 앱에 로그인한 다음, 본인이 판매할 제품을 글로 올린다. 그다음 구매자가 나타나면 채팅으로 거래 약속을 잡은 뒤 만나서 팔면 된다. 구매 역시 이미 올려져 있는 판매 글을 보고 채팅으로 거래 약속을 잡고 사면 된다.
중고나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거래 가능한 위치다. 중고나라는 글쓴이가 전국 어디든 있을 수 있어서 직거래를 시도하기가 어렵다. 반면 당근마켓은 최대 7~10km 내 위치의 판매자만 표시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거래할 수 있다. 또한 전화번호나 주소 등 개인 신상이 노출될 우려가 없으므로 마음 편하게 대면해서 직거래를 하기만 하면 된다. 어떻게 제품을 거래할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해봤다.
당근마켓, 동네에서만 팔 수 있다.
당근마켓을 처음 실행하면 위치 기반 서비스로 내 동네를 설정하고, 전화번호 인증을 거친다. 당근마켓은 ID와 비밀번호가 아닌 전화번호를 활용해 가입하므로 본인 명의의 휴대 전화가 필요하다. 내 동네는 2개까지 설정할 수 있고, 인증할 때 해당 위치에 있어야 동네 인증이 승인된다.
동네 인증은 무분별한 타지역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로, 30일 간격으로 초기화된다. 따라서 당근마켓을 실행할 경우,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자택이나 회사처럼 자주가는 지역을 등록해야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다.
동네 인증까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중고물품을 사고팔 수 있다. 거래 글은 홈 화면에서 우측 아래의 +를 누르고 연필 모양으로 있는 ‘중고거래’를 눌러서 글을 쓰면 된다. 중고거래 글쓰기는 10장의 사진과 제목, 판매할 제품에 맞는 카테고리와 내용을 작성한 다음 우측 상단의 완료를 눌러서 등록한다. 제품이 빨리 판매되길 원한다면 제품 정보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사진은 가능한 밝은 곳에서 제품 전체의 특징이 잘 드러나게 촬영한다. 새 제품이면 박스까지 같이 촬영하는 게 좋고, 쓰던 물건이라면 제품의 외관 상태나 사용감 등이 잘 드러날수록 좋다. 사진은 제품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니 가능한 많이 찍어서 올리고, 현재도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건이라면 온라인 최저가 사진을 스크린샷으로 찍어서 첨부해도 좋다.
제목은 제품 특징이 잘 드러나게 쓰고, 카테고리 역시 정확하게 지정하자. 카테고리는 제품이 표기 될 게시판으로, 사용자들이 카테고리로 제품 리스트를 필터링하니 잘 판단해서 지정해야 잘 노출된다. 제품 설명에는 본인이 구매한 시기와 사용 기간, A/S 여부, 사용 시 하자 여부는 정확히 써야 문제를 줄일 수 있고, 거래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간단한 정보도 기재하면 도움 된다.
가격은 다소 모호하다. 당근마켓의 제품 가격은 본인이 정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는 새 제품과의 가격 차이와 제품 상태, 보유한 기간과 감가상각을 생각해 가격을 책정하자. 만약 시장가보다 비싸다면 제품이 팔리지 않을 텐데, 이럴때는 3일에 한 번씩 주어지는 제품 가격 변경을 이용해 가격을 낮춰보도록 하자.
제품 가격에 대한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준이 필요하다면 중고나라를 방문해 같은 제품을 찾아서 참고한 다음 가격을 정하자. 반대로 본인이 제품 가격을 지나치게 저렴하게 내놨다면 올림과 동시에 열댓 명이 채팅을 걸어올 수 있다. 이때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구매 예정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거래 글을 만들어 적정 가격으로 설정하자. 행여 제품 가격을 가늠하기 힘든 물건이라면 가격제안 받기를 설정하고, 상대방이 제안하는 가격을 들어보고 결정하는 것도 좋다.
제품을 판매, 구매 의사자가 나타나면 알림과 함께 채팅창이 개설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매자가 판매자 근처로 제품을 가지러 오는 게 관행이며, 서로 시간과 장소를 조율해 거래를 진행하자. 만약 가격을 깎고 싶다면 채팅을 통해 상대방에게 먼저 가격을 조율하는 게 예의며, 직접 만난 상태에서 제품 가격을 에누리하는 행동은 거래가 중단될 수 있으니 자제하자. 채팅창에서는 사진, 카메라, 위치공유, 거래 약속, 선물하기, 자주 쓰는 문구를 설정할 수 있고, 거래 약속을 지정하면 약속 한 시간 전후로 가상 번호로 통화할 수 있다.
거래 장소에서 구매자, 혹은 판매자와 만나게 되면 거래가 시작된다. 구매자는 제품의 하자 여부와 A/S 여부, 사용 중 문제점을 확인하며, 판매자가 여유가 있다면 제품에 대한 정보나 활용법 등을 물어보도록 하자. 판매자는 역으로 미리 제품 구매 영수증과 A/S 여부를 안내해주면 좋고, 제품에 하자가 있을 시 미리 얘기해주어야 거래 완료 후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 구매자가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현금 혹은 계좌이체로 돈을 받으면 거래가 끝난다.
거래가 끝났다면 거래 후기를 보내 사용자 점수인 ‘온도’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당근마켓 온도는 구매 후기를 기반으로 쌓이는 점수인데, 점수가 높을수록 친절하고 원활하게 거래하는 사용자임을 뜻한다. 만약 점수가 낮아지면 약속을 잘 안지키거나 예의가 없는 불건전 이용자로 평가받아 사람들이 거래를 기피하는 일이 생긴다.
거래 후기는 판매 목록에서 구매 완료를 선택한 다음,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를 선택한다. 그러면 별로예요, 좋아요!, 최고예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거래와 관련된 체크로 상대방을 평가할 수 있다. 구매자 혹은 판매자에게 추가로 후기를 남기고 싶다면 거래 후기에서 메시지를 작성해 전달하자.
고가·특수 품목은 팔기 힘들어··· 간단한 제품 위주로 팔아야
물론 당근마켓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당근마켓은 전국 단위에서 찾아야 할 만한 물건을 거래하기가 어렵다. 고가의 카메라 세트나 최신형 노트북 미개봉 혹은 특정 가수의 앨범이나 특정 용도의 빈티지 제품 등등 전국 단위에서 찾아야 하는 물건일수록 우리 동네 근처에서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주관적이지만 쉽게 직거래가 성사되는 특성 때문에 문의만 하고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구매 의사가 없더라도 다짜고짜 오늘 거래할 테니 가격을 절반으로 깎아달라거나, 새벽에 거래 글을 보내거나 채팅을 신청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특히나 상당한 금액의 물건을 무료 나눔한다면 수십 명이 채팅을 신청해 물건을 받겠다고 할텐데, 본인이 못받았다고 아쉬운 소리를 늘어놓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런 단점이 있더라도 당근마켓은 불용품을 쉽고 간단하게 처리할 방법이다. 중고나라로 애매한 가격대의 중고 가구를 판매하기는 쉽지 않은데, 당근마켓에서는 직접 가져가는 조건으로 가구를 내놓으면 동네 사람이 와서 가져간다. 택배비까지 부담하기 애매한 물건도 당근마켓에서는 퇴근길에 들려서 가져간다. 당근마켓 사용법만 숙지한다면,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으니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