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2021] 애플 기기의 조직적 통합 시작됐다, 맥OS 몬터레이
[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의 소프트웨어 및 개발자 회의인 WWDC(세계 개발자 회의)가 6월 7일 시작해 오는 11일(현지 시각)까지 진행된다. 올해 WWDC 2021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아이폰용 운영체제인 iOS 15와 아이패드OS 15, 애플 워치용 워치OS를 비롯한 다양하고 참신한 기능들이 소개된다. 작년에 애플 실리콘용 운영체제로 주목을 받았던 맥OS는 올해는 애플 기기와의 연결성과 단축키, 메모, 집중 모드 등 신속한 기능에 초점을 맞춘 맥OS 몬터레이(Monterey)로 새롭게 등장한다.
WWDC 2020을 통해 공개됐던 맥OS 빅 서(Big Sur)는 애플의 새로운 프로세서인 ‘M1’ 칩셋과 이전 세대 프로세서인 인텔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의 징검다리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인텔 프로세서 맥북은 x86 기반 시스템이고, 맥OS 역시 x86 기반에서 동작하게끔 만들어져왔다. 하지만 새로운 애플 실리콘 기반의 M1 맥북은 컴퓨터의 CPU보다는 스마트폰의 AP에 가까운 ARM 기반 시스템이어서 기존 맥OS로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애플은 x86과 ARM 모두 호환되는 운영체제를 출시했으니, 이 운영체제가 맥OS 빅 서 였다.
연속성 기능 끝판왕, 유니버설 컨트롤
1년이 지난 지금, 맥OS 빅 서는 구형 맥북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새로운 M1 맥북에서도 원활한 동작성을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맥OS 몬터레이는 활용도를 더욱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기능은 ‘유니버설 컨트롤(Universal Control)’이다. 유니버설 컨트롤은 사용자들이 별도로 설정할 필요 없이 하나의 마우스와 키보드로만 매킨토시와 아이패드를 오가면서 사용할 수 있다.
유니버설 컨트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복사한 이미지나 텍스트를 맥OS로 보내거나, 맥OS에 띄운 사진을 아이폰, 아이패드에 띄워서 스케치를 하는 맥OS의 ‘연속성’, 작성 중인 문서나 보고 있는 웹 브라우저를 맥북과 아이폰으로 교차 이동하는 ‘핸드오프’ 기능의 확장판이다. 연속성이나 핸드오프는 어느 정도 수동 조작이 필요했지만, 유니버설 컨트롤은 무선 연결을 켜놓으면 자동으로 연결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가장 진보된 부분은 드래그 앤 드롭을 통한 화면 이동이다. 이제 맥OS와 아이패드는 외장 모니터를 연결한 수준의 연결성을 갖춘다. 맥OS의 트랙패드 및 키보드로 아이패드를 그대로 조작할 수 있고, 보고 있는 창을 드래그해서 옮길 수도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보고 있는 화면을 에어플레이로 자동 연결해 맥OS 기기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외장 스피커로 활용할 수도 있다.
페이스타임, 기능 확장은 물론 타사 기기도 지원
새로이 등장한 쉐어플레이(SharePlay)와 화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FaceTime)도 향상됐다. 페이스타임의 음성 기능은 프로세서의 기계 학습 기능을 이용해 배경 소음은 제거하고, 목소리는 선명하게 들리도록 전달한다. 또한, M1 칩에 포함된 애플 뉴럴 엔진을 활용해 사용자의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비디오 효과도 연출된다. 기능 측면에서는 이제 다수의 사용자가 타일 형태로 표기돼 화상 회의처럼 쓸 수 있고, 안드로이드 및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도 페이스타임을 쓸 수 있다.
쉐어플레이는 페이스타임 통화 중 음악이나 사진, TV 프로그램, 영화, 프로젝트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기능이다. 기존의 페이스타임은 애플 기기 간의 음성 통화 기능이었지만, 쉐어플레이를 통한 콘텐츠 공유 기능의 강화로 화상 회의에 가까운 기능으로 발전했다.
사파리 디자인 변경·단축키·메모 외 추가 기능
맥OS 빅 서에서 디자인이 변경된 사파리 브라우저가 또다시 변경된다. 이번에는 더 간결하고 더 넓게 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새로운 탭 막대는 웹페이지의 색상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길이는 짧아져 화면이 더 큰 느낌을 주고, 주소창도 짧아졌다. 각 탭은 아이콘 형태로 변환되고, 마우스를 올려 각 창의 화면을 미리 보기 할 수 있다. 또한, 탭은 ‘탭 그룹’으로 구성돼 작업별로 탭을 나눠서 창을 구분할 수 있다.
단축키는 단순히 특정 창을 켜거나 프로그램을 켜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가 직접 사전에 동작을 설정해놓을 수 있다. 단축어는 메뉴 막대, 파인더, 스포트라이트, 시리 등 맥OS 기능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본인이 필요한 기능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쓸 수 있다. 고급 사용자는 오토메이터(Automator)로 만든 행동을 단축어로 가져와 쓸 수 있다.
이외에도 메모 기능은 수첩에서 포스트잇처럼 쓸 수 있게 바뀌었다. 메모는 시스템 내 어떤 웹사이트나 앱에서도 바로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사용자를 멘션 하거나 공동으로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새롭게 도입된 집중 모드로 자신의 상태를 표기할 수 있다. 사용자가 맥OS에서 집중모드로 설정하면 다른 애플 기기도 집중 모드로 진입해 본인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추가로 에어팟 프로 및 에어팟 맥스가 M1 기반 맥에서 공간 음향 기능을 제공하며, 개인정보 보호 기능의 일환으로 맥의 녹화/녹음 표시로 맥의 마이크 기능에 접촉 중인 앱을 표기한다. 라이브 텍스트 기능으로 운송장, 주소, 웹사이트 등의 텍스트를 쉽게 확인하고 다룰 수 있게 된다.
새로운 맥북 관련 언급 없어··· 올 가을 예상
이번 WWDC를 앞두고 애플이 새로운 맥북 프로 14형 혹은 16형을 공개하리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 발표해서 신형 매킨토시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애플은 이전에도 WWDC를 통해 하드웨어를 공개한 사례가 있으며, 2019년에도 WWDC에서 맥북 프로나 프로 디스플레이 XDR을 공개한 바가 있어 이번에도 기대를 모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전례를 살펴볼 때 새로운 맥북은 올가을에 별도 행사로 공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매킨토시와는 별개로, 새로운 맥OS는 애플 실리콘의 생태계를 더욱 확장할만한 요소로 가득하다. 맥OS 빅 서의 숙제가 인텔과 애플 실리콘의 조합이었다면, 맥OS 몬터레이는 애플 아이패드와 아이폰과의 확장성과 소통 기능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유니버설 컨트롤은 다소 활용도가 떨어졌던 연속성과 핸드오프 등을 완전히 뛰어넘는 수준의 활용도를 제공해 기대를 모은다. 맥OS 몬터레이를 통해 애플 실리콘으로 통합되는 매킨토시, 아이패드, 아이폰 생태계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