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관리기 다음은 신발 관리기, 삼성전자·LG전자 또 맞붙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삼성전자가 의류 관리기 '에어드레서'에 이어 신발 관리기인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선보인다. 지난해 1월 CES2020(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 시제품이 공개된 지 약 1년 반 만의 일이다. 신발 관리기는 의류 관리기와 마찬가지로 신발을 탈취 및 살균하고, 저온 건조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장치로, 신발의 냄새 분자를 탈취해 세척 주기를 늘려줌과 동시에 각종 바이러스와 유해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공한다. ‘비스포크’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된 만큼, 냉장고를 비롯한 다른 비스포크 제품과 마찬가지로 전면 패널을 교체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발 관리 시 가장 큰 고민은 탈취였다. 건조기에 포함된 신발 건조기능은 고온 건조 기능인 만큼 신발 섬유나 접착 기능이 약화할 수 있어 건조할 수 있는 신발이 제한적이고, 에어드레서의 의류 청정/의류 관리용 코스 역시 스펀지 및 접착제가 사용된 신발은 사용할 수 없다. 건조기를 이용해 신발을 말리기도 쉽지 않고, 의류 관리기를 이용해 탈취하기도 어려운 게 지금까지의 상황이었다.
이번에 나온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신발만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품이다.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최대 3켤레의 신발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으며, 신발의 종류에 따른 맞춤형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사용 가능한 신발은 일반적인 운동화나 샌들 등을 포함해 등산화, 구두, 골프화, 레인부츠, 젖은 운동화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전용 액세서리인 제트슈트리를 적용하면 긴 부츠를 편리하게 거치하고, 에어워시가 신발 구석구석 도달해 냄새 입자를 털어낸다.
내부에는 제논 UVC 램프와 냄새분해 필터, 그리고 저온 섬세 건조 히트펌프 기술이 탈취와 제습 역할을 한다. 제논 UVC 램프는 신발 외부에 묻은 인플루엔자, 아데노, 헤르페스, 엔테로 등의 바이러스와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폐렴간균 등의 유해세균을 99.9% 제거하며, UV 냄새 분해필터가 에어워시로 털어낸 냄새 입자를 분해해 땀 냄새를 유발하는 아이소발레르산(Isovaleric-acid), 발 냄새를 유발하는 부탄디온(2.3-Butanedione) 외 꿉꿉한 냄새, 고린내, 시큼한 냄새의 5가지 냄새 유발 물질을 최대 95% 제거한다.
건조 기능은 40도의 저온 섬세 건조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돼있다. 보통 건조기의 건조통 온도는 최대 60~70도 수준인데, 이 정도면 신발의 접착제가 녹거나 가죽 등이 손상될 수 있어 일반 건조기로 건조할 수 있는 신발에 제한이 많다. 슈드레서는 40도의 저온으로 동작하므로 신발의 손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런닝화 한켤레의 수분량을 60g으로 잡고, 슈드레서의 젖은 운동화 코스(6시간)를 돌릴 경우, 자연 건조의 53시간과 비교해 약 8.8배 빠르게 건조된다고 한다.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코타 화이트, 코타 차콜, 글램 그리너리, 글램 썬 옐로우 등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제품 크기는 폭 450mm, 높이 1,135mm다. 전면 패널은 비스포크 냉장고와 마찬가지로 전면 패널만 구매해 색상을 바꿀 수 있다. 가격은 제품 구성에 따라 99만 원대부터 109만 원대로 판매된다.
의류건조기 강자 LG전자도 ‘슈 스타일러’ 선보인다
2011년 의류 관리기를 처음으로 개발한 LG전자도 조만간 신발 관리기를 내놓는다. LG전자는 지난 4월 16일에 ‘슈 스타일러’와 ‘슈즈 스타일러’를 상표 출원하고, 19일에 관련 제품 정보를 공개했다. ‘슈 스타일러’는 LG전자의 의류 건조기에 적용되는 ‘트루 스팀’ 기능과 고성능 건조 물질을 이용해 신발의 습기와 냄새를 없애며, 매일 신는 신발부터 구두, 한정판 신발 등 고급 신발까지 대상으로 한다. LG전자 측은 새로운 슈 스타일러가 트루 스팀을 미세 조절해 신발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발 냄새의 원인 물질 등을 제거해 신발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기존에 히터나 바람을 활용해 신발을 건조하는 제품과 차별화된 솔루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2008년 드럼세탁기 하단에 서랍형 신발 관리기를 출시한 사례가 있고, 지난해에도 현대자동차의 미래차 인테리어 콘셉트카인 ‘아이오닉 콘셉트 캐빈(IONIQ Concept Cabin)’에 차량용 신발 관리 설루션을 탑재하는 등 신발 관리기 시장에 선구적인 입지를 보여왔다. LG전자는 트루스팀이 적용되는 LG전자 ‘슈 스타일러’가 올해 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고 밝혔다.
의류 관리기 경쟁에 이어 신발 관리기도 경쟁
현재 의류 관리기 시장은 LG전자의 ‘스타일러’와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가 약 7:3 비율로 시장을 나누고 있다. 의류 관리기 시장을 처음 개척한 게 LG전자인 만큼, LG전자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신발 관리기 제품 출시에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삼성전자가 먼저 제품을 내놓으면서 LG전자와 삼성전자 간의 경쟁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번에 출시된 ‘비스포크 슈드레서’의 최저 가격은 99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일반용량 에어드레스 DF60T8700CG의 삼성닷컴 구매 가격이 114만 원대로 큰 차이가 없다. 작년 6월 출시된 에어드레서 DF10T9700CG은 온라인 최저가가 88만 대로 훨씬 저렴하다. 신발 관리기의 활용도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의류 관리기보다 비싼 가격대라는 점을 소비자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신발 관리기 시장의 성공 여부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LG전자의 ‘슈 스타일러’의 가격이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