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탈한 실속형 NVMe SSD, 씨게이트 바라쿠다 Q5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SSD 시장에서는 NVMe 기술을 갖춘 제품이 대세다. 기존의 SATA 기반 제품 대비 한층 빠른 읽기 및 쓰기 속도, 그리고 짧은 지연시간을 갖추고 있어 전반적인 체감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소 비싼 가격이 부담스럽고 높은 성능만큼이나 발열도 심해서 몇몇 제품은 내구성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할 씨게이트(Seagate)의 바라쿠다(Barracuda) Q5 NVMe SSD는 이런 걱정을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출시한 실속형 NVMe SSD다. QLC 기반 3D NAND를 적용, 비용대비 넉넉한 용량을 제공하며, 기본 보증 외에 데이터 복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등, NVMe SSD에 처음 입문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제품 외형과 사양, 구성은 무난 그 자체
씨게이트 바라쿠다 Q5의 사양 및 구성 자체는 평범하다. 22 x 80mm 크기의 M.2(2280) 폼팩터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PCIe 3.0(x4) 인터페이스 및 NVMe 1.3 기술을 지원한다. 최근 출시되는 일부 고급형 NVMe SSD처럼 PCIe 4.0를 지원하지도 않고, 방열판이나 LED같은 액세서리도 달려 있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평범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요즘 팔리는 대부분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에 무난히 호환될 것이다. 다만 M.2 슬롯이 없거나 M.2 슬롯이 있더라도 NVMe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 시스템에선 호환되지 않을 수 있으니 구매 전에 자신의 PC 사양을 잘 파악해 두자.
착한 가격과 용량, 무난한 성능
이렇게 평범하고 무난한 느낌이 강한 제품이지만 매력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매력은 용량대비 가격이다. 바라쿠다 Q5는 500GB 및 1TB, 2TB 용량의 제품이 팔리고 있는데 2021년 5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500GB 제품은 8만 2,000원, 1TB 제품은 14만 2,000원, 2TB 제품은 28만 5,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는 NVMe SSD 제품군 중에서 상당히 저렴한 편이고 오히려 동일 용량 SATA 규격 SSD에 가까운 가격대다.
그렇다고 하여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씨게이트에서 밝힌 데이터에 따르면 바라쿠다 Q5(2TB 모델 기준)의 순차 읽기 성능은 최대 2,400MB/s, 순차 쓰기 성능은 최대 1800MB/s다. 참고로 SSD는 고용량 제품일수록 고성능 을 낸다. 순차 읽기 / 쓰기 성능 기준, 1TB 모델은 최대 2400 / 1700MB/s, 500GB 모델은 최대 2300 / 900MB/s의 사양을 갖췄다. 그리고 자주 쓰는 데이터를 별도의 빠른 메모리에 임시 보관하여 응답속도를 높이는 SLC 캐싱 기술도 갖추고 있다.
물론 5000MB/s를 넘나드는 PCIe 4.0 지원 SSD에 비할 바는 아니며, 고급형 SSD에 주로 탑재되는 DRAM도 갖추고 있지 않는 등, 성능 면에서 상위 제품과 구분되는 점은 분명히 있다. 그래도 500MB/s 남짓인 SATA 기반 SSD에 비하면 훨씬 우수하며 수치만 보면 유사한 사양의 PCIe 3.0 지원 SSD 제품군과 비교해도 중간 정도는 간다. 바라쿠다 Q5의 제품 가격을 생각하면 분명 이점은 있다.
수명과 내구성도 기대할 만
바라쿠다 Q5가 높은 가성비를 실현할 수 있는 이유는 제한된 공간에서 더 많은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3D NAND 기술로 제조된 점, 그리고 셀(저장용 소자)당 4비트씩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QLC(Quad Level Cell) 방식을 적용한 점 덕분이다.
다만 QLC 방식은 기존의 TLC(Triple Level Cell, 셀당 3비트 저장) 방식에 비해 고용량을 확보하는데 유리한 반면, 내구성 면에서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씨게이트는 바라쿠나 Q5의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TBW(Total Byte Written, 총 쓰기 가능 용량) 기준으로 2TB 모델은 531 TBW, 1TB 모델은 274 TBW, 500GB 모델은 119 TBW를 보장한다. 가장 사양이 낮은 500GB 모델이라도 매일 20GB씩 데이터를 새로 쓰고 지우는 극한 환경에서 1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바라쿠다 Q5는 전 모델 180만 시간의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s, 평균무고장시간)를 보장한다. 씨게이트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바라쿠다 Q5의 수명이나 내구성은 어지간한 TLC 방식 SSD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망가지면 새 제품 교환 + 데이터 복구까지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는 사용자를 위해 씨게이트는 일반적인 A/S(3년) 외에 손상된 데이터를 복구해주는 서비스인 ‘레스큐(Rescue) 데이터 복구 플랜’을 1년 동안 제공한다. 기존의 A/S는 단지 고장난 제품을 수리하거나 신품으로 교환해 주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레스큐 데이터 복구 플랜의 경우는 제품 교환과 더불어 손상된 데이터까지 복구해 별도의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에 담아 되돌려주는 서비스다.
참고로 씨게이트 연구소의 데이터 복구율은 90% 이상이라고 한다. 이는 일반적인 저장장치 제조사에선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이고, 별도의 데이터 복구 업체를 이용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씨게이트 레스큐 서비스는 상당히 유용해 보인다. 참고로 소비자 과실로 제품이 고장 나서 데이터가 손상되더라도 레스큐 서비스는 받을 수 있다.
실제 성능과 발열은 어느정도?
씨게이트 바라쿠다 Q5의 실제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해봤다. 테스트 시스템은 AMD 라이젠9 5959X 프로세서에 32GB DDR4 메모리, MSI Meg X570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 기반 데스크톱 PC다. 저장장치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 8.0.1을 구동, 바라쿠다 Q5(1TB)의 성능을 살펴봤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라쿠다 Q5 1TB 모델의 순차적 읽기 / 쓰기 성능은 최대 2400 / 1700MB/s다.
테스트 결과, 순차적 묶음 전송속도 항목에서 읽기 2497.05MB/s, 쓰기 1828.08MB/s의 속도를 냈다. 이는 제조사에서 밝힌 성능을 오히려 살짝 상회하는 수준이다. 체감적인 반응 속도의 지표가 되는 4KB 단위 묶음 전송속도 및 저용량 파일 전송속도 항목 역시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 보급형 NVMe SSD로서는 만족할 만하다.
그리고 SSD의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발열 수준도 무난하다. 디지털 온도계를 통해 측정해 보니 인터넷 서핑이나 동영상 작업과 같은 일상적인 작업을 할 때는 섭씨 40도 전후, 연속적인 파일 복사나 벤치마크와 같은 작업을 할 때는 섭씨 52도 전후까지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NVMe SSD는 본래 열이 많이 나는 편이고 섭씨 60~70도 이상까지 상승하는 제품도 적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무난, 무탈함의 미덕 갖춘 범용성 높은 SSD
저장장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용량, 그리고 속도다. 양쪽 모두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자면 비용이 부담스럽다. 씨게이트 바라쿠다 Q5는 동일 용량의 기존 SATA SSD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에 살 수 있으면서 NVMe SSD 답게 한층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물론 극한의 고성능을 추구하는 게임 마니아나 전문가라면 PCIe 4.0 지원 고급형 NVMe SSD가 어울리겠지만 문서나 영상, 사진 편집 등 다양한 작업을 소화할 수 있는 무난한 제품을 찾는다면 바라쿠다 Q5가 충분히 제 역할을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531 TBW(2TB 모델 기준) 수준의 높은 내구성을 보장한다는 점, 3년의 A/S에 더해 제품이 고장 나더라도 손상된 데이터까지 복구해주는 레스큐 데이터 복구 플랜을 1년 제공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비교적 큰 용량에 적당한 가격과 성능, 그리고 긴 수명을 기대할 수 있는 무탈한 SSD를 찾는 소비자라면 씨게이트 바라쿠다 Q5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