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한맥메디칼 한영관 대표 “환자를 위한 제품을 고민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간호, 간병은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거동 자체를 어려워하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높은 노동 강도을 각오해야 한다. 사람에게 지치고, 감정에 치이는 일이다. 내 가족이어도 원망할진데, 그게 남이라면 어떨까. 고령화 시대에 빠르게 접어들고 있는 현재,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개선은 환자뿐만 아니라 간병인과 보호자 삶의 질도 향상시킨다. 나아가서 국가복지나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무빙침상샤워캐리어를 개발해 간호간병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한맥메디칼 한영관 대표는 "세계 노인인구 변화에 맞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고, 노후를 쾌적하게 보낼 수 있는 실버 산업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한맥메디칼이 제작한 무빙침상샤워캐리어는 침대에서 목욕하는 샤워기다. 거동하기 어려운 환자, 노인, 장애인 등이 세면장으로 이동하지 않고 누운 침대에서 그대로 목욕하고, 샤워할 수 있다. 일종의 움직이는 샤워기라고 생각해도 좋다. 이에 한맥메디칼 한영관 대표(이하 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한맥메디칼 한영관 대표, 출처: 한맥메디칼
한맥메디칼 한영관 대표, 출처: 한맥메디칼

17년 아버지를 간호하며 개발한, 무빙침상샤워캐리어

IT동아: 제품을 개발한 이유가 궁금하다.

한 대표: 17년간 부친을 간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움직이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환자를 간병하며, 가장 힘든 일은 목욕과 샤워, 세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자를 목욕시키기 위해 욕실이나 세면장으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다. 자칫 잘목하면, 함께 넘어지기 일쑤다. 가장 많은 낙상사고가 발생한다. 환자와 함께 이동하는 일은 생각보다 큰 노동강도를 요구한다. 보호자나 간병인 혼자서 하기에 버거운 일이다. 그래서 환자가 이동하지 않아도 목욕하고, 샤워하고, 세발할 수 있는 무빙침상샤워캐리어를 개발했다.

한맥메디칼 무빙침상샤워캐리어 연출 사진, 출처: 한맥메디칼
한맥메디칼 무빙침상샤워캐리어 연출 사진, 출처: 한맥메디칼

무엇보다 낙상사고에 안타까웠다. 환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간병인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안그래도 몸이 아파서 누워 있는데, 움직이다가 낙상사고를 또 당하는 것 아닌가. 이를 예방하고 싶었다. 아니, 방지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저 물만 나오는 단순한 제품으로만 완성하고 싶지 않았다. 온수가열기능과 UV살균소독기능, 이동기능, 석션(오수처리)기능 등을 탑재했다. 누운 자리에서 안전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자신한다.

IT동아: 인천테크노파크 창업기업으로 알고 있다. 창업도약패키지 사업 등 지원사업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한 대표: 아무래도 시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제품이다 보니,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일이 많았다. 우리가 개발한 제품이긴 하지만, 환자와 간병인 모두에게 편리한 제품이라는 것은 확실하지 않나. 이에 '제품의 기능'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이에 ‘K-HOSPITAL FAIR’, ‘SENDEX’ 등과 같은 의료 박람회에 참여해 제품을 알렸다. 일단 제품을 시중에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이어서 자원 봉사, 기부 활동 등에 참여하며 제품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스타트업이 겪는 것처럼, 자금과 홍보채널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혔다. 이 부분에서 인천테크노파크가 지원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을 통해 조금이나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 2020년 10월 참여한 국제 의료기기 박람회의 한맥메디칼, 출처: 한맥메디칼
지난 2020년 10월 참여한 국제 의료기기 박람회의 한맥메디칼, 출처: 한맥메디칼

환자와 간병인 모두를 위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제품 공급처와 도전하고자 하는 시장에 대해 궁금하다.

한 대표: 무빙침상샤워캐리어는 ‘2021년 조달청 혁신시제품’으로 선정,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요양원 등에 납품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2021 한국소비자만족지수대상 고객만족브랜드(샤워캐리어) 부문’에 수상하면서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보건간호학과 등 다양한 간호간병 분야에서 제품을 찾고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대구 영남대학교병원(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무빙샤워캐리어를 소개하는 모습, 출처: 한맥메디칼
대구 영남대학교병원(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무빙샤워캐리어를 소개하는 모습, 출처: 한맥메디칼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 한맥메디칼은 인간 존엄과 가족사랑, 그리고 병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한다(웃음). 환자를 돌보는 간호간병인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 싶다. 무빙샤워캐리어를 개발한 뒤,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하고 안전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등 업그레이드하는 이유다.

지금은 무빙샤워캐리어의 휴대성을 높일 수 있도록 소형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제품 이용편의성을 위해 샤워 호수 수납도 개선하고 있고… 내부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개량하고 개조하고 있다.

IT동아: 지난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이 궁금한데.

한 대표: 올해 1분기, 조달청 혁신시제품 구매를 통한 약 20억 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온열욕창예방매트를 시판하고, 무빙샤워캐리어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어서 대소변처리장착 환자침대 시판, 온열욕창매트 수출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한맥메디칼의 궁극적인 목표는, 실버산업 전반을 커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다양한 실버산업에 폭넓게 도전하고 싶은 바람이다. 앞으로도 우리 한맥메디칼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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