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기념한 애플, 다른 기업은 어떨까

김대은 daeeun@itdonga.com

[IT동아 김대은 기자] 애플이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애플워치의 ‘프라이드 시계 페이스’ 및 ‘프라이드 에디션 밴드’를 내놨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은 1990년 5월 17일에 지정되어 매년 5월 17일마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각종 성소수자의 차별을 반대하는 날이다.

좌측부터 차례로 프라이드 에디션 브레이드 솔로 루프, 프라이드 에디션 나이키 스포츠 루프. (사진=애플)
좌측부터 차례로 프라이드 에디션 브레이드 솔로 루프, 프라이드 에디션 나이키 스포츠 루프. (사진=애플)

애플이 이날 발표한 시계 페이스 및 2개의 밴드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되어 있다. 무지개기는 197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사용된 이래로 줄곧 성소수자를 상징해 왔다.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사진=서울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사진=서울퀴어문화축제)

처음 고안될 당시 무지개기는 총 8개의 색으로 구성되었으며, 분홍은 성정체성, 빨강은 생명, 주황은 치유, 노랑은 햇빛, 초록은 자연, 파랑은 예술, 남색은 평온, 보라는 정신을 의미했다. 이는 무지개색 7개에 성정체성을 상징하는 분홍을 더한 것이다. 이후 인쇄상의 어려움으로 분홍과 남색이 빠지면서 현재는 나머지 6개 색으로 구성된 무지개기가 주로 사용된다.

애플은 프라이드 에디션 시계 페이스 및 밴드를 내놓으면서 기존 6개 색에 검정, 갈색, 하늘, 분홍, 흰색을 더했다. 흑인과 라틴계 커뮤니티 그리고 HIV/에이즈 환자를 상징하는 검은색과 갈색, 트랜스젠더 및 논바이너리를 상징하는 하늘색과 분홍색, 흰색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많은 소수자들을 포용하고자 한 것이다.

애플이 2019년 출시한 프라이드 밴드 (사진=애플)
애플이 2019년 출시한 프라이드 밴드 (사진=애플)

애플은 2016년 ‘애플워치 프라이드 에디션’을 출시한 이래로 7년 째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기념해 오고 있다. 2016년에 처음 출시될 때는 애플 본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퀴어 퍼레이드를 기념하기 위해 내부 직원들에게만 증정됐다. 이후 이 제품이 화제가 되자 애플은 2017년부터 매년 다른 디자인을 가진 프라이드 밴드를 만들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디다스가 2019년 성소수자의 날을 기념해 내놓은 신발 (사진=아디다스)
아디다스가 2019년 성소수자의 날을 기념해 내놓은 신발 (사진=아디다스)

이처럼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기념하는 기업은 비단 애플뿐만이 아니다. 구글, 이케아, 나이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매년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기념하면서 무지개색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카스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면서 내놓은 포스터 (사진=카스)
카스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면서 내놓은 포스터 (사진=카스)

국내 기업도 드물지만 조금씩 성소수자 등 다양한 성정체성에 대한 포용력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6월 뉴욕에서 성소수자 관련 문화 행사를 열었다. 한편 2020년에는 맥주 브랜드 ‘카스’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소수자는 한때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만 여겨졌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현재는 여러 국가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등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일부 종교계 집단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멸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애플을 비롯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성소수자 운동에 동참하는 2021년 지금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이들을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김대은 기자 (daeeu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