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지도로 예약하는 '노쇼 백신', 무슨 의미일까?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정부가 ‘노쇼 백신’을 당일 빠르게 예약해 접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네이버, 카카오와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정례 브리핑에서 밝힌 ‘잔여 백신 당일 신속 예약 시스템’ 계획이다.

신속 예약 시스템은 오는 27일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27일 65세 이상, 내달 7일 60세 이상 등 고령층 대상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이전보다 노쇼 백신 물량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예약 시스템 도입으로 기존 예비명단 제도보다 더 원활하게 노쇼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쇼 백신이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출처=셔터스톡)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출처=셔터스톡)

현재 코로나19 예방 접종은 접종 대상자가 예약한 후 접종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병원은 예약 인원에 맞춰 백신을 준비한다. 문제는 예약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가 발생할 때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1병에 10~12명 접종할 수 있다. 만약 10명이 예약했는데 2명이 당일 나타나지 않으면 나머지 분량을 고스란히 버려야 한다. 개봉 후 6시간 이내 사용하지 않으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백신이 노쇼로 폐기되는 걸 막기 위해서 정부는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들에 ‘예비명단’ 제도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접종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두면, 노쇼로 백신이 남을 때 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한계 많았던 예비명단 제도

그러나 실제 예비명단 제도로 접종을 받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먼저 접종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일일이 위탁의료기관을 찾은 뒤 전화를 걸어서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언제 생길지 모르는 노쇼 백신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예비명단에 등록하고도 감감무소식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당일 접종을 받은 사례도 있다.

남는 백신이 생기더라도 문제다. 대부분 30분 이내, 지금 바로 병원을 방문하라는 안내를 받는다. 만약 근처에 있다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결국 접종을 포기해야 한다. 노쇼로 연락이 가는 시점은 백신 개봉 후 꽤 시간이 흘렀을 가능성이 높다. 병원 입장에서도 오래 기다릴 여유가 없다.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면 지자체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을 검색한 뒤 직접 전화를 걸어야 했다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면 지자체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을 검색한 뒤 직접 전화를 걸어야 했다

관련 지침이 제대로 마련되거나 전달되지 않은 듯한 모습도 있었다. 의료기관마다 예비명단 운영 기준이 달라서 아예 운영하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기본적인 신상정보도 확인하지 않고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곳도 있었다. 지난 11일에는 부산 한 병원에서 AZ백신 접종이 제한된 20대가 접종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AZ 백신은 젊은 층에 혈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현재 30세 이상만 접종받을 수 있다. 병원은 나이를 확인하지 않고 접종했다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병원들도 예비명단 문의 전화가 폭주해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고 하소연 중이다. 접종 대상자인데도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불안감 해소나 백신여권, 자가격리 면제 등 접종 혜택을 받고자 대상자가 아닌데도 빠르게 접종받으려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카오 지도에서 잔여 백신 확인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질병청과 협의 하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추진단과 업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공적 마스크 때처럼 지도와 연동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도에서 위탁의료기관을 선택해 잔여 AZ 백신이 있는지 확인한 뒤 예약해 당일 접종하는 방식이다. 신원 확인 절차도 강화해 본인인증 후 질병청 시스템에서 승인이 떨어져야 접종이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질병청과 계속 논의 중이라 결정된 건 없지만 네이버 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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