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RTX 3050 Ti · 11세대 인텔 고성능 프로세서 동시 등판
[IT동아 남시현 기자]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50·1050 Ti 노트북의 아성을 잇는 새로운 세대의 GPU가 출시됐다. 5월 11일(현지 시각), 엔비디아(Nvidia)가 새로운 암페어 아키텍처 기반의 모바일 그래픽 카드 ‘지포스 RTX 3050·3050 Ti’를 함께 공개했다. RTX 3050과 3050 Ti는 RTX 30 시리즈의 보급형 그래픽 카드로,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실시간 광선 추적)과 인공지능 기반의 DLSS(딥러닝 슈퍼 샘플링)를 지원하고, 이전 세대 시스템 대비 두 배의 성능을 발휘한다. 엔비디아는 RTX 3050을 탑재한 노트북 출고가를 799달러(약 89만 원)로 책정해 최근 불안을 겪고 있는 게이밍 컴퓨터 시장 안정에 나선다.
같은 날, 인텔도 새로운 11세대 인텔 코어 H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코드명 : 타이거레이크-H)를 출시해 합을 맞추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프로세서는 10나노 슈퍼핀 공정 기반의 8코어 16스레드 CPU인 인텔 코어 i9-11980HK 및 i9-11950H, 그리고 워크스테이션용 모바일 프로세서인 인텔 제온 W-11000 시리즈다. 인텔의 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 라인업이 14나노에서 10나노 공정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그간 정체됐던 고성능 노트북 수요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GPU, 게이밍 노트북 시장 흔들 것
엔비디아 RTX 3050과 3050 Ti, 그리고 11세대 인텔 H 시리즈 프로세서의 등장은 게이밍 노트북 시장을 바꿔놓기에 충분하다.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 매달 집계하는 스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계에 따르면,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그래픽 카드는 점유율 9.27%인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그다음이 점유율 6.84%인 GTX 1050 Ti, 3위가 5.56%인 GTX 1650이다. 이외에도 RTX 2060, GTX 1050, GTX 1660 등이 차례로 순위를 차지한다. 해당 통계는 데스크톱 및 노트북 합산이며, 각 세대 별로 보급형 그래픽 카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품에 대한 주목도는 하이엔드 급 제품이 높지만, 실제 게이머들이 구매하는 제품은 보급형 제품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노트북에서는 보급형 그래픽 카드에 대한 갈증이 상당했다. 지난 2017년, 엔비디아가 노트북용 GTX 1050 및 1050 Ti를 공개한 이후 마땅히 대체할 제품이 등장하지 않아서다. 지난 2019년, GTX 1050 및 1050 Ti를 대체할 GTX 1650 및 1660 기반 노트북용 그래픽 카드가 출시됐지만 성능 차이는 작고 가격은 비싸 GTX 1050 및 1050 Ti를 대체하지 못했다. 게다가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RTX 20 시리즈의 보급형 그래픽 카드여야 했던 RTX 2050 라인업이 부재하면서, GTX 1050, 1050 Ti 사용자는 또 다음 세대 그래픽 카드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2017년 출시한 보급형 그래픽 카드가 2021년 4월 통계에서도 GTX 1050과 1050Ti가 통계 최상위에 위치해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그런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 이번 RTX 3050 및 3050 Ti 출시다. 엔비디아 RTX 3050과 3050 Ti는 각각 2,048개 및 2,560개 쿠다 코어 프로세서가 적용되며, GPU 하위 시스템 전원은 35~80W로 동작한다. 메모리는 두 그래픽 카드 모두 4GB GDDR6를 채용해 국산 MMORPG나 최신 게임을 FHD 중급 옵션 정도로 즐길 수 있다. 엔비디아 측 설명에 따르면 RTX 3050 Ti는 마인크래프트 RTX 및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콜드 워같은 인기 게임을 1080p(FHD) 해상도로 60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화상 해상도를 인공지능으로 보정하는 DLSS, 144프레임 이상 게임에서 모니터와의 지연 시간을 25ms 이하로 줄이는 엔비디아 리플렉스 저지연, 노트북을 홈 스튜디오로 바꿔주는 애플리케이션인 엔비디아 브로드캐스트 등을 지원한다.
인텔 타이거레이크-H, CPU 성능의 상한선 높여
2019년 8월, 인텔이 첫 10나노 공정 기반의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 아이스레이크)를 공개했다. 하지만 아이스레이크는 저전력 프로세서로만 출시됐으며, 고성능 프로세서는 14나노 기반으로 출시됐다. 반도체는 나노 공정이 미세화할수록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도 향상되기 때문에 소비전력은 줄고, 실질 성능이 향상된다. 그래서 나노 공정이 미세화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인텔의 고성능 노트북 프로세서 라인업이 14나노에서 정체를 겪으면서 10나노와 14나노가 동시에 판매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 출시된 11세대 코어 모바일 H 시리즈는 10나노 슈퍼핀 공정을 채택한 첫 고성능 프로세서다.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최대 8코어 16스레드 구성에, 단일 및 다중 코어 동작 속도가 터보 기준 최대 5.0GHz로 동작한다. 10세대 프로세서와 비교해 2.5배 높은 PCIe 대역폭을 갖췄으며, 20개의 PCIe 4.0 레인과 전용 플랫폼 컨트롤러 허브를 통해 총 44개의 PCIe 레인을 지원한다. 메모리는 DDR4-3200까지 지원하고, 그래픽 카드에 부착된 GDDR6 메모리에 직접 접근해 성능을 끌어올린다. 아울러 외장형 인텔 와이파이 6E 지원 및 전력 최적화 지원 디스플레이를 위한 통합된 디스플레이 포트도 적용된다.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6코어 12스레드 구성의 인텔 코어 i5-11260H·11400H·11500H, 8코어 16스레드 구성의 i7-11800H·11850H, 인텔 터보 부스트 맥스 3.0 기반으로 동작 속도를 끌어올린 코어 i9-11900H·11950H, 오버클록을 지원하는 i9-11980HK, 워크스테이션 구성의 W-11855M 및 W11955M이 함께 출시된다.
인텔, 100만 개 이상 프로세서 선 출하, 품귀 걱정 덜어
엔비디아의 베스트 셀링 그래픽 카드와 인텔의 첫 10나노 기반 고성능 프로세서가 등장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몇 년 만에 훈풍이 예고된 상태다. 일단 새로운 RTX 3050 기반 노트북은 데스크톱용 그래픽 카드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있지 않다. 데스크톱용 그래픽 카드인 RTX 3060Ti는 399달러로 출시해 약 40~50만 원에 판매가 시작됐지만, 채굴발 수요로 인해 현재 180~22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699달러로 출시한 RTX 3080은 30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RTX 3050 및 3050 Ti 탑재 노트북은 110만 원부터 판매되고 있어 최신 그래픽 카드의 높은 가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RTX 3050 및 3050 Ti 탑재 제품이 타이거레이크-H 프로세서와 조합되어 출시되는 점도 중요하다. 현재 RTX 3060, 70, 80 탑재 게이밍 노트북은 올해 초 출시돼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조합된 제품이 많다. 따라서 RTX 3050 및 3050 Ti 제품을 구매한다면 동일 라인업을 기준으로 CPU 성능만큼은 더 높다.
5월 12일 기준으로 에이수스 터프 게이밍(TUF Gaming)과 터프 대쉬(TUF Dash), 기가바이트 G5, G7 MD Gen 11, 레노버 게이밍 3i이 RTX 3050 및 3050 Ti에 11세대 인텔 타이거레이크-H를 탑재하고 있으며, 기가바이트 에어로(AERO), 어로스(AORUS) 라인업과 MSI GP, GE 라인업은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RTX 3060 이상 GPU가 조합돼있다. 올해 3분기 전까지는 더 많은 노트북 제조사가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RTX GPU 조합 노트북을 내놓을 예정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