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휴대성보단 뛰어난 성능이 필요할 때, 에이수스 젠북 프로 15 UX535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예전에는 PC라고 하면 대부분 데스크톱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데스크톱 없이 노트북만 사용하는 가정도 늘고있다. 지난 2019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까지 데스크톱 보유율은 꾸준히 하락한 반면, 노트북 보유율은 꾸준히 올랐다. 단순 사무용이나 웹서핑 정도라면 노트북도 충분한 데다, 휴대성이라는 강력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굳이 크고 거추장스러운 데스크톱 PC를 쓸 필요를 못 느끼는 셈이다.

노트북 성능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무거운 작업을 돌리는 데는 여전히 고성능 데스크톱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특히 노트북은 동급 PC보다 가성비가 안 좋기 때문에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면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었다.

에이수스 젠북 프로 15 UX535
에이수스 젠북 프로 15 UX535

그러나 최근에는 PC 부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가성비가 개선된 노트북이 많이 나오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이제는 데스크톱 대신 사용하기에도 충분히 합리적인 제품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에이수스가 멀티태스킹 성능을 내세우며 출시한 '젠북 프로 15 UX535'도 그중 하나다.

‘멀티태스킹’을 내세운 고성능 노트북

인텔 10세대 코어 H 시리즈와 지포스 1650ti가 탑재됐다
인텔 10세대 코어 H 시리즈와 지포스 1650ti가 탑재됐다

UX535는 인텔 10세대 코어 H 시리즈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1650ti를 탑재한 고성능 노트북이다. 램은 최대 16GB, SSD는최대 1TB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단순 문서 작업은 충분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는 용도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구글 크롬으로 여러 탭과 창을 동시에 띄운 채로 문서 작업을 해도 느려지는 느낌은 없었다. 크롬은 메모리를 많이 차지하기로 악명 높은 브라우저라 어지간한 데스크톱에서도 탭을 많이 띄어놓으면 종종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노트북에서 이 정도면 확실히 ‘멀티태스킹’을 내세운 이름값은 하는 셈이다.

측면에는 USB 3.2, HDMI, 썬더볼트3 단자가 있다. SD카드 슬롯과 3.5mm 단자도 있다
측면에는 USB 3.2, HDMI, 썬더볼트3 단자가 있다. SD카드 슬롯과 3.5mm 단자도 있다

디스플레이는 15인치 4K UHD OLED 터치스크린이 탑재돼있는데, 터치 입력을 선호하면 태블릿을 쓰는 감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100% DCI-P3 색영역을 지원하기 때문에 색재현율도 뛰어나다. 이 부분은 고해상도 사진이나 영상 편집 작업을 할 때 특히 빛을 발한다. 기본 디스플레이만으로도 준전문가급 작업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듯하다.

잘만 쓰면 유용한 스크린패드

스크린패드. 터치패드를 터치스크린으로 만들었다
스크린패드. 터치패드를 터치스크린으로 만들었다

UX535를 열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스크린패드다. 스크린패드는 기본적으로 다른 노트북에도 있는 터치패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UX535는 이 터치패드를 ‘터치스크린’으로 만들었다.

스크린패드는 마치 노트북 속 작은 스마트폰처럼 작동한다. 오피스로 문서 작업을 할 때는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모아놓고 단축키처럼 쓸 수 있다. 계산기나 달력 앱 같은 걸 스크린패드에 띄어서 쓸 수도 있다. 이외에도 자주 쓰는 앱을 스크린패드 화면에 등록해놓으면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자주 쓰는 앱 조합을 ‘작업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동시에 실행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보조 모니터처럼 쓸 수도 있다
보조 모니터처럼 쓸 수도 있다

스크린패드를 보조 모니터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창을 직접 아래로 끌어서 옮기거나 창을 드래그할 때 뜨는 버튼을 누르면 창을 스크린패드로 보낼 수 있다. 영상이나 음악 플레이어를 스크린패드에 띄워놓고 쓸 수도 있다. 화면을 조금 더 넓게 쓸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주 화면에 당당히 띄어놓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화면을 띄워놓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조한 제품다운 재밌는 기능이란 인상이다.

다만 스크린패드 기능을 활용하면서 터치패드 본연의 기능까지 사용하기엔 조금 불편하다. 터치패드 모드와 스크린패드 모드를 일일히 전환하면서 써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작업 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스크린패드를 100% 활용하려면 마우스 연결해서 사용하는 게 필수일 듯 하다.

스크린패드 기능이 필요없다면 아예 꺼버리고 일반 터치패드처럼 쓰면 된다
스크린패드 기능이 필요없다면 아예 꺼버리고 일반 터치패드처럼 쓰면 된다

이러한 기능이 다 그렇듯, 자신에게 맞게 설정을 마치고 기능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유용한 기능이지만, 그렇지 못 하면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예 스크린패드 기능을 꺼두고 일반 터치패드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희생된 휴대성을 정당화하는 성능

어댑터 크기만 봐도 느껴지지 않는가? '경량'이란 말과는 거리가 먼 제품이다
어댑터 크기만 봐도 느껴지지 않는가? '경량'이란 말과는 거리가 먼 제품이다

UX535의 가장 큰 단점은 그 크기와 무게다. 성능을 살린 대신 휴대성을 희생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노트북 본체 무게만 해도 약 2kg에 육박하며, 어댑터까지 포함하면 약 2.4kg 수준이다. 거기에 만약 마우스까지 챙겨서 들고 다닌다면? 매일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써야한다면 다른 제품을 알아보는 게 낫다.

그러나 주로 집에서 데스크톱 대신 사용하다가도, 필요하다면 종종 밖에서도 쓸 용도라면 UX535는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기본 사양 기준으로 119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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