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차세대 콘솔을 위한 게이밍 헤드셋,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7P
[IT동아 권택경 기자] 지난해 말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X'가 출시되면서 차세대 콘솔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게임 수요 증가와 반도체 공급 불안 탓에 새 콘솔을 손에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건 콘솔 본체뿐만이 아니라, 액세서리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스테이션5 액세서리 중에는 공식 3D 무선 헤드셋 ‘펄스 3D’가 인기가 높다. 더 좋은 헤드셋도 얼마든지 있지만, 아무래도 본체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패밀리 룩’을 완성할 수 있는 공식 액세서리에 마음이 가는 게 마니아들 심리다.
하지만 게이밍 오디오에 신경을 쓰는 게이머들이라면 좀 더 급이 높은 제품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런 경우라면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7P가 좋은 선택지다. 아크티스 7P는 기존 스틸시리즈 아크티스7에 플레이스테이션5와의 호환성을 더한 제품이다. 디자인도 플레이스이션5의 하얀색, 검은색, 파란색 조합을 따르고 있어서 위화감 없이 패밀리 룩을 이룬다.
겉보기만 플레이스테이션5와 맞춘 게 아니다. 플레이스테이션5의 가상 서라운드 오디오 기술인 ‘템페스트 3D 오디오’를 완벽히 지원한다. 실제로는 스테레오 사운드지만 마치 여러 스피커로 듣는 듯한 입체감을 구현해주는 기술이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연결할 때는 USB 무선 동글을 이용하는데, A타입 단자인 펄스 3D와 달리 C타입 단자를 쓴다. C타입 단자이기 때문에 스위치나 안드로이드 폰 같은 휴대용 기기에서 별도 젠더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좀 더 폭넓은 활용이 가능하다. 유선 연결을 위한 4극 3.5mm 단자와 케이블도 있기 때문에 유선으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른 기기에 연결해 오디오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C타입 단자가 없는 기기라면 동봉된 A to C 젠더 케이블을 이용해서 연결할 수도 있다. 플레이스테이션4나 대부분의 PC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아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른 기기에 연결했을 때는 템페스트 3D 오디오 같은 가상 서라운드 기술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배터리는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한 번 완충 시 24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게임에 한참 몰입한 와중에 배터리가 닳아서 곤란할 때는 없었다. 24시간이면 사용하지 않을 때 틈틈이 충전 단자에 꽂아두면 아무런 문제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왼쪽 이어컵에 달린 충전 단자가 USB 마이크로 B 타입이라는 점이다. 동봉된 USB A to 마이크로 B 케이블을 쓰면 되지만, 요즘은 USB-C 타입 충전 케이블이 꽤 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댑터나 케이블을 갈아끼는 수고를 좀 더 하게 되는 셈이다.
헤드셋에서 가장 중요한 오디오 부문에서도 아크티스 7P는 만족스럽다. 게이밍 음향 기기는 중저음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다른 음역은 뭉개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크티스 7P는 좀 더 밸런스 잡힌 플랫한 성향을 띤다. 기기에서 이퀄라이저 조절을 지원한다면 취향껏 음 성향을 조절할 수도 있다. PC에서는 스틸시리즈 GG 앱을 설치하면 이퀄라이저를 미리 준비된 사전 설정으로 바꾸거나 본인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게이밍 헤드셋에서 음성 채팅을 위한 마이크도 빼놓을 수 없다. 아크티스 7P는 붐 마이크가 달려있는데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기 때문에 선명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음소거를 할 수도 있고, 아예 이어컵 안쪽으로 밀어넣어서 숨길 수 있다. 음소거 중일 때는 마이크에 빨간 LED가 켜지기 때문에 알기도 쉽다.
‘사이드톤’ 혹은 마이크 모니터링이라고 부르는 기능도 지원한다. 마이크에 잡히는 내 목소리나 주변 소음을 헤드셋으로 다시 들려주는 기능이다. 내 목소리가 마이크에 제대로 잡혀서 팀원들에게 전달되는지 확인할 때 유용한 기능이다. 오른쪽 이어컵에는 사이드톤 음량 조절을 할 수 있는 다이얼이 있어서 목소리를 어느 정도 크게 들을 지 조절할 수도 있고, 아예 꺼버릴 수도 있다.
아크티스 7P는 착용감 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이어컵 쿠션 부분이 폭신한 재질이라 귀를 누르는 느낌도 덜하다. 긴 시간 동안 착용하면 귀가 피로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통기성이 좋은지 금방 더워지거나 땀이 차는 현상은 덜했다. 여름에 쓰더라도 냉방이 되는 환경이라면 큰 불편함 없이 사용이 가능할 듯하다.
헤드밴드는 벨크로 스트랩을 당겨서 조절하는 방식인데,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헤드셋을 낀 채로 조절하기 불편한 데다, 장력이 부족한 탓인지 최대로 조여도 머리를 조금 격하게 움직이니 헤드셋이 흘러내렸다. 다만 머리가 조이는 느낌은 덜한 편이라, 얌전히 앉아서 게임을 즐기는 용도라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아크티스 7P는 완성도가 뛰어난 제품이다. 플레이스테이션5에 걸맞은 훌륭한 게이밍 헤드셋을 찾는다면 고려해볼 만한 제품이다. 플레이스테이션5용 제품이지만, 기본 구성품에 젠더까지 넉넉히 들어있어 다른 기기와의 호환성도 뛰어나다. 가격은 22만 9,000원이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