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로 연결된 경량 노트북 ,이제 삼성도 한다
[IT동아 정연호 기자]
“차세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는 역대 가장 강력한 갤럭시 기기를 공개한다” 28일 오후 11시에 진행한 갤럭시 언팩 행사 초대장 문구다. 자신감으로 사람들을 기대하게 만든 삼성은 행사 당일 ‘갤럭시 북 프로’, ‘갤럭시 북 프로360’ 노트북을 소개했다.
언팩 행사에서 두드러진 키워드는 ‘편리함’과 ‘연결성’이었다. 행사 중 연사들은 갤럭시 북 프로는 편리한 경량 노트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갤럭시 기기 간 연결성을 의미하는 ‘갤럭시 생태계’도 여러 번 언급했다.
갤럭시 북 시리즈
갤럭시 북 시리즈는, 갤럭시와 노트북 간 연결을 강화한 삼성의 윈도 운영체제 PC 브랜드다.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 북 프로는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아이리스 Xe 그래픽을 탑재했다. 두께는 가방과 파우치에 휴대할 수 있는 11mm대다.
갤럭시 북 프로 13.3형 모델은 11.2mm두께로 무게는 868g이며, 갤럭시 북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볍다. 색상은 미스틱 블루, 미스틱 실버, 미스틱 핑크골드다. 가격은 130~251만원대이다.
갤럭시 북 프로 360는 360도 회전 힌지가 달려서, 태블릿 겸 노트북으로 쓸 수 있다. 터치스크린이 가능하고 S펜이 호환된다. 13.3형은 11.5mm/1.04kg , 15.6형은 11.9mm/1.39k이다. 색상은 미스틱 네이비, 미스틱 블루, 미스틱 브론즈가 있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181~274만원으로 다르다. 갤럭시 북 프로 기본 충전기(65W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USB-C타입 범용 충전기)는 전작 대비 52% 작아져서, 노트북을 휴대할 때 무게 부담이 줄었다.
기존 갤럭시 북 시리즈가 QLED디스플레이 였다면, 갤럭시 북 프로는 FHD 아몰레드(AMOLED)(1,920x1,080) 디스플레이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표현하는 색 영역이 넓어서 색 재현력이 좋다. 컬러풀한 화면을 보게 되면 색이 밝고 선명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디지털영화협회기준(DCI-P3) 색 표현영역이 120%로 뛰어나며, 깊이감 있는 영상 감상 경험을 선사하는 100만대 1 명암비를 갖췄다.
노트북 재질은 알루미늄 6000 시리즈와 5000 시리즈가 사용됐으며, 미국 국방부 내구성 표준 검사 규격을 만족한다. 알루미늄을 쓰면 기기가 탄탄해지는 대신 무게가 무거워지는데, 갤럭시 북 프로는 얇고 가볍지만 단단한 알루미늄 특징을 유지했다. 키보드는 키가 눌리는 깊이가 깊은 가위식 매커니즘이 적용됐다. 또한, 더 넓은 키와 고무 돔으로 키가 움직이는 거리를 1mm로 줄임으로써, 타자 속도를 높인다.
편리성과 더불어 강조된 키워드는 ‘연결성’이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날“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는 초슬림 초경량 디자인, 강력한 성능, 갤럭시 기기와의 유기적인 연동을 통해 언제나 연결된 세상을 위한 진정한 모바일 컴퓨터”라고 말했다. 그리고 연사들이 번갈아 가면서 갤럭시 생태계용 기능을 소개했다.
우선,갤럭시 휴대폰/탭/PC 기기간 데이터를 옮기는 스마트 스위치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데이터 백업용으로 쓰기에 좋다. 네트워크 연결/계정 로그인 없이 터치로 파일,폴더를 갤럭시 기기 간 편하게 공유하는 '퀵 쉐어'도 PC에서 처음 지원한다.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를 스마트폰과 갤럭시 북 프로에서 전환하며 쓸 수 있는 '쉬운 블루투스’ 연결도 있다. 또한, 갤럭시 북 프로 이용자는 ‘스마트싱스’로 집 안 불을 끄거나, 온도를 바꾸거나, 일부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이 추구하는 갤럭시 생태계 핵심은 기기 간 구별이 사라지는 것이다. 노트북에서 전화와 메시지 기능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의 사진과 일정, 메모가 물 흐르듯 노트북에 동기화된다. 이용자가 기기를 경험할 때 느끼는 작은 불편함도 최소화 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얼마나 다른가?
하지만, ‘가장 강력한 갤럭시 기기’라는 홍보가 무색할 정도로, 기존 갤럭시 북 시리즈에 비해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 북 플렉스도 갤럭시 북 프로와 마찬가지로 태블릿 겸 노트북이었다. 터치스크린이 지원되며 s펜 사용이 가능하고, 힌지도 360도 회전한다. 갤럭시 생태계 역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다양한 기업이 기기 간 이용자경험을 통합시키는 시도를 보여왔다.
언팩행사에서 소개된 기능 중 기존 삼성 노트북에서 쓸 수 있던 것들도 있다. 여러 스마트폰 앱을 동시 사용하는 ‘사용자 휴대폰 도우미’와 ‘스마트 스위치’ 기능은 이미 삼성 노트북에서 쓸 수 있던 기능이다. 달라진 점은 QLED 에서 아몰레드로 바뀐 것 정도다.
큰 변화가 없는 건 아쉽지만, 갤럭시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는 변화의 시작이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삼성은 왜 ?
갤럭시 생태계는 국내시장에서 LG 그램과의 경쟁에서 삼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LG그램과 갤럭시 북 프로는 무게/가격/성능 측면에선 유사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려면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하다. LG 스마트폰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기들 간 연동이 주는 편리함은 갤럭시에 좀 더 유리하다. 물론 이 부분은 구글 워크스페이스 같은 서드파티 앱으로도 보완할 수 있다.
가벼운 노트북은 LG그램 외에 ‘갤럭시 프로’라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으로도, 삼성에겐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