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업무의 핵심은 '협업 툴', 어떤 기준으로 고르나?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에 따르면, 비대면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망과의 연결과 보안 문제 등 기술적인 난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은 디지털 업무 공간과 근로자의 홈 오피스를 마련하고, 원격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도 사용해야 한다. 디지털 홈 오피스란, 안전한 인터넷 연결이나 재택근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기, 클라우드 서비스나 암호화 솔루션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프라를 통칭한다. 원격 소통 도구는 재택근무 시 화상 회의, 채팅, 파일 공유, 공동 작업 등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협업 툴을 의미한다.

협업 툴은 단순 양방향 소통이 전부인 이메일이나 메신저와는 다르게 이용 편의성, 보안, 접근성, 관리 용이성 등의 실질적으로 업무 환경에 필요한 요소에 집중하는 소프트웨어다. 구성면에서는 구글 지 수트나 폴라리스 오피스 같은 문서 프로그램, 줌, 웹엑스, MS 팀즈 같은 화상 회의, 드롭박스나 EZ 드라이브 같은 파일 공유 시스템, 트렐로나 콜라비 등 과업관리 등이 있지만, 제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부분은 의사소통용이다. 협업 툴의 목적 자체가 업무 효율성 강화지만, 그 근간에는 일반 메신저에는 없는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필수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카카오의 카카오워크, 네이버의 네이버웍스, 그리고 토스랩의 잔디를 통해 업무용 협업 툴의 구성과 활용도를 살펴본다.

익숙하게 활용하기 좋은 협업 툴, 카카오워크

카카오워크는 지난해 출시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협업 툴이다. 출처=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워크는 지난해 출시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협업 툴이다. 출처=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워크는 2020년 9월 출시한 카카오톡 형태의 협업 툴이다. 카카오 서비스인 만큼, 카카오톡과 같이 1:1 혹은 그룹별로 채팅창을 생성해 업무를 공유하며, 업무 인원과 작업에 따라 채팅방 이름과 사진, 알림음, 배경화면을 설정해 대화를 구분한다. 업무 효율을 위한 중추 기능으로는 △ 채팅 △ 할 일 관리 △ 화상회의 △ 통합검색 △ AI 어시스턴트 △ 사내 시스템과 연동되는 기업별 설정 △ 깃허브, 구글 드라이브, 캘린더 등과 연동되는 확장 서비스가 제공된다.

파일 및 작업 공유는 카카오의 종단간 암호화기반 데이터 보안관리 시스템 내에서 이뤄지며, 기존 카카오톡과 동일하게 사진 및 파일 전송하듯 하면 된다. 무료 버전에서는 공용 저장공간이 5GB 제공되며, 유료 버전 사용 시 등급에 따라 1인당 10GB/20GB/1TB가 각각 제공된다.

카카오워크는 기본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진입 장벽도 낮다. 출처=IT동아
카카오워크는 기본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진입 장벽도 낮다. 출처=IT동아

카카오워크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에 카카오톡과 동일한 사용 방식을 채택해 진입 장벽이 낮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비슷하 다보니 채팅방이 많아질수록 사진 및 파일, 업무 확인도 복잡해져서 주기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또한 메시지 삭제가 5분 안에 이뤄져야 하거나, 관리자가 특정 사용자의 수신확인을 확인할 수 있는 점, 공지사항이 하나만 써진다는 점 등으로 인해 업무에 혼선을 줄 여지가 있다.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 사적인 영역은 카카오톡으로, 공적인 영역은 카카오워크로 분리해서 사용하는 경우에 적합하다.

도메인 연동과 워크플레이스가 장점, 네이버웍스

출처=네이버클라우드
출처=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웍스는 캘린더, 메일, 드라이브 등 네이버 기능이 포함된 업무용 메신저다. 원래 ‘라인웍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됐지만, 작년 7월에 100명 인원까지 메시지, 홈, 캘린더, 설문, 주소록, 관리 및 보안 기능을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 출시에 이어, 10월 부터는 ‘네이버웍스’로 이름을 바꿔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웍스의 장점은 기존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도메인에 서비스를 연결해 계정을 생성하며, 이를 업무용 메일로 활용할 수 있다. 사내 그룹웨어를 도입하는 대신 네이버웍스로 대체하는 식으로 쓸 수 있다.

네이버웍스 실행 화면, 메신저 기능 이외에도 게시판, 캘린더 기능을 바로 쓸 수 있다. 출처=IT동아
네이버웍스 실행 화면, 메신저 기능 이외에도 게시판, 캘린더 기능을 바로 쓸 수 있다. 출처=IT동아

네이버웍스는 게시판 기능을 통한 의사 전달과 1:1 및 그룹 대화를 이용한 메시지 전달로 소통한다. 게시판 기능은 홈 화면을 통해 관리자가 직접 구성하거나, 필요에 맞는 내용을 맞춰 올리면 되고, 대화 기능은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1:1 및 그룹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다. 대화 기능은 라인 및 네이버웍스를 활용하는 타사 이용자와도 그대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캘린더를 이용해 본인 일정 관리는 물론 다른 사람의 일정도 함께 조회할 수 있으며, 할 일 지정이나 설문 조사, 주소록 등 협업과 동선 관리도 가능하다.

네이버웍스는 네이버 워크플레이스와 연동해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출처=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웍스는 네이버 워크플레이스와 연동해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출처=네이버클라우드

자료 공유는 내 드라이브와 공유 드라이브, 팀 및 그룹 폴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으며, 저장 공간은 무료 기준 공용 5GB, 라이트 공용 100GB, 베이식 공용 1TB, 프리미엄 공용 10TB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결재, 근태관리, 회계, 비용 기능이 포함된 워크플레이스가 포함돼 협업용 메신저 기능과 행정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업무별 토픽에서 ‘일’이 진행되는 잔디

출처=토스랩
출처=토스랩

잔디는 토스랩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협업 툴로, 주제별로 대화방을 나누는 ‘토픽별 대화’가 특징이다. 앞서 두 메신저는 여타의 메신저와 동일하게 1:1 및 그룹으로 대화를 나누지만, 잔디는 주제로 방을 생성해 대화한다. 여러 개의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A 직원과 B 직원이 잔디를 활용한다면, 프로젝트 개수에 맞게 대화를 생성해 얘기를 나눈다. 주제별로 방이 독립돼있어서 업무상 의사소통이 정확하게 진행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주제별 대화만 따로 정리해둘 수 있다. 만약 일반 메신저로 A와 B가 대화한다면, 여러 프로젝트가 대화방 하나에서 진행되므로 대화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주제별로 독립된 채팅방에서는 사진 및 영상, 파일, 투표, 연락처, 할 일 지정이 가능하고, 드라이브와 화상 회의도 지원한다.

잔디는 대화 기본 기능에서 알림센터, 멘션, 즐겨찾기, 파일 댓글 등을 활용해 대화를 이끌어나간다. 출처=토스랩
잔디는 대화 기본 기능에서 알림센터, 멘션, 즐겨찾기, 파일 댓글 등을 활용해 대화를 이끌어나간다. 출처=토스랩

드라이브는 무료 버전 기준 팀 전체 5GB지만, 5천 원대 프리미엄부터 멤버 당 10GB를 제공하며 엔터프라이즈 시 9천 원에 멤버 당 1TB까지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워크와 동일 용량 대비 두 배는 저렴하고, 네이버웍스와 비교해도 경제적이다. 잔디 드라이브는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로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으며, 탐색기 형식으로 폴더 및 드라이브를 생성해 관리한다. 특히 한컴오피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PDF 등의 문서 파일을 내려받을 필요 없이 웹브라우저나 앱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잔디커넥트를 활용해 프로젝트 관리나 상담, 전자결재, 이메일, 영업 관리 등 다양한 외부 프로그램을 연동할 수 있다. 출처=토스랩
잔디커넥트를 활용해 프로젝트 관리나 상담, 전자결재, 이메일, 영업 관리 등 다양한 외부 프로그램을 연동할 수 있다. 출처=토스랩

잔디 커넥트를 활용해 외부 서비스를 끌어다 올 수 있는 점도 잔디의 장점이다. 잔디 커넥트는 구글 캘린더, 트렐로(Trello), 깃허브(Github), RSS 피드 등 외부 서비스를 잔디 메신저 상에서 구현하며, 특정 키워드를 포함한 메시지가 잔디에서 외부 서버로 전달되는 웹훅 발신 기능도 있다.

잔디는 자체 화상회의인 ‘구루미’는 물론 외부 앱인 줌(ZOOM)도 연동된다. 출처=IT동아
잔디는 자체 화상회의인 ‘구루미’는 물론 외부 앱인 줌(ZOOM)도 연동된다. 출처=IT동아

아울러 화상회의 부분도 잔디쪽이 유리하다. 앞서 카카오워크는 프리미엄과 엔터프라이즈 요금제에 한 회의실에 최대 100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네이버웍스는 3천 원대 라이트(Lite) 요금제부터 최대 200명의 음성 및 영상 통화를 지원한다. 잔디는 엔터프라이즈 플랜 기준 최대 300명을 지원하며, 프리미엄 플랜부터 줌(ZOOM) 연동이 가능해 화상회의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대신 무료 서비스를 기준으로 한다면 카카오워크는 화상 공유 없이 40분 제한으로 최대 10명, 네이버웍스는 1:1 영상 통화 및 화상공유 지원, 잔디는 무료로는 화상회의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잔디는 전송 메시지 수 등 팀 사용량을 확인하는 대시보드나 조직도 및 멤버를 관리하는 조직관리 기능, ISO 27001 국제표준 인증 기반의 정보보호 관리체계 규정 준수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업무별 조건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요인은 ‘효율성’

현재 잔디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 사례. 출처=토스랩
현재 잔디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 사례. 출처=토스랩

협업 툴은 서비스나 구성에 따라 활용도가 제각각이지만, 업무 효율성 확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 즉, 서비스 기업의 가치를 따지기 보다는 단순성과 안정성, 그리고 접근성을 토대로 선택해야 한다. 단순성은 복잡한 설정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곧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가다. 그런 면에서는 카카오톡과 흡사한 카카오워크의 활용도가 가장 좋다고 할 수 있지만, 변수가 있다. 카카오워크는 보안상 외부 유입을 지원하지 않아 관계사 접근이 어렵고, 네이버웍스는 다른 네이버웍스 이용사나 라인 사용자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반면에 잔디는 ‘토픽’이라는 개인용 메신저와 다른 소통 체계를 갖고 있지만 직관적인 UI로 금방 적응이 가능하고 준회원 기능을 통해 외부 협력사도 안전하게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안정성은 작업이 명료하게 전달되었는가를 뜻한다. 협업 툴의 사용 목적 자체가 업무를 원활하게 공유하기 위함이니, 안정성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잔디는 토픽별로 대화를 나눠서 전달하므로 상대방이 실수로 대화를 흘려버리는 일이 없어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세 협업 툴 모두 ‘할 일 관리’ 등의 기능을 통해 전달 사항을 일반 메신저보다 훨씬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접근성은 협업 툴이 지원하는 장치를 뜻한다. 최근에는 컴퓨터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카카오워크와 네이버웍스, 잔디 모두 윈도와 맥OS, 안드로이드 및 아이폰을 모두 지원하므로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쓸 수 있다. 여기에 일반 메신저에는 없는 외부 서비스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카카오워크는 기업이 자사 시스템을 메신저에 연결할 수 있는 커스텀 봇 개발환경을 제공할 예정이고, 잔디 역시 웹훅이나 외부 앱을 연동하는 잔디 커넥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웍스는 손쉽게 외부 시스템을 연동하기는 어려우나, 웹브라우저 기반의 워크플레이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결국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선택할까는 기업 담당자의 몫이다. 누구나 다룰 수 있는 단순함이 우선인지, 토픽별로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안정성이 우선인지, 아니면 손쉬운 접근성을 중시하는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협업 툴 도입 전에 모두 사용해보면서 활용 환경에 잘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게 현명하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