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쓰러지다··· LG전자 휴대폰 사업 공식 종료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부 사업 종료를 확정했다. 올해 1월 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 2개월여 만이다. 이로써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시작한 LG의 휴대전화 사업은 2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고, 국내 3위 점유율 사업자가 쓰러진 데 따른 점유율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 반대로 LG 스마트폰에 대한 사후 지원과 스마트폰 사업부의 임직원 고용 문제 등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2013년 당시 LG G 시리즈 출시를 기념해 진행한 이색 광고. 출처=LG전자
2013년 당시 LG G 시리즈 출시를 기념해 진행한 이색 광고. 출처=LG전자

LG전자, 소비자 불편 없도록 사후 서비스 지속한다

LG전자는 7월 31일 자로 휴대폰 사업을 공식 종료하지만, 통신 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는 휴대폰을 생산한다. 관심이 몰리는 부분은 현재 LG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 및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국가별 기준·법령에 따라 안정적인 사후 서비스 제공 및 수리를 잇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하면 휴대폰은 품질 보증기간 1년, 2020년 1월 1일 구입 제품은 2년이다. 형식적인 부품 보유 기간은 4년이지만 모바일 제품의 소모품은 서비스센터의 부품 보유 기한에 따라 구매할 수 있다.

한편, 24개월 사용 후 단말기를 반납하고 신제품을 새로 구매하는 부가서비스인 SKT 5GX 클럽과 LG 유플러스의 중고폰 가격보장 프로그램, KT 슈퍼체인지 가입자는 이동통신사의 공식 입장을 기다려야 한다. 원래 해당 상품은 LG 스마트폰 구매 후 할부 만기가 도래했을 때 출시 1년 이내 같은 제조사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조건인데, LG전자 벨벳과 윙을 이 조건으로 구매했다면 할부 만기 시 교체할 스마트폰이 없다. 다행히 해당 스마트폰 구매자들의 할부가 만료되기까지는 1년가량의 여유가 있고, 이동통신사도 관련 대책을 수립할 것이므로 보상 시점에서는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점유율 확대에 공들이는 경쟁 사업자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7일, ‘갤럭시 어썸 언팩(Samsung Galaxy Awesome Unpacked)’을 열고 갤럭시 A 스마트폰 3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S 시리즈나 노트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아닌 보급형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언팩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LG전자의 부재가 점쳐지는 상황인 보급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내비친다.

또한 지난 2일부터 삼성닷컴과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를 통해 갤럭시 S21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 2, 갤럭시 Z 플립 5G를 구매할 때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최대 15만 원을 추가로 할인해주는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상이 되는 모델은 갤럭시 S10시리즈는 물론 LG전자 V50 씽큐도 포함된다. 스마트폰 교환 주기가 도래한 5G 가입자가 자연스럽게 삼성전자로 올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4위 사업자였던 샤오미도 3월 24일 홍미노트 10 및 홍미노트 10 프로를 공개하며 국내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홍미노트 10 프로는 1억 800만 화소 쿼드 카메라와 120Hz OLED 디스플레이를 갖췄음에도 30만 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LG스마트폰, 남은 유산은 어떻게?

관심이 몰렸던 MC 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은 유지된다. LG전자는 해당 직원들의 직무 역량을 평가해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해 재배치한다. 아울러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의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므로 핵심 모바일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이어나간다. 또한 2025년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네트워크와 관련된 원천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CES2021에서 공개돼 ‘차세대 폼팩터’로 주목받은 LG 롤러블 스마트폰은 이번 휴대폰 사업 공식 종료와 함께 사라지게 됐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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