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2021년인데 LP 음반 새로 출시, 어째서?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IT동아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IT동아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를 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IT동아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기사인 '뉴스 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지니뮤직(2021년 03월 26일)
제목: ‘버스커 버스커’ 봄캐롤송 ‘벚꽃엔딩’, 이제 LP로 감상하세요

요약: 지니뮤직은 ‘버스커 버스커’의 1집&1집 마무리 앨범이 합쳐진 한정판 2LP를 제작, 유통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정판 ‘버스커 버스커’ 2LP 앨범에는 ‘벚꽃엔딩’을 비롯 ‘여수밤바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등 주옥과 같은 노래들이 총 16곡 수록되어 있다. 새롭게 버스커 버스커 2LP앨범 출시를 시작으로 Stone Music Entertainment와 지니뮤직은 올해 양사 협력으로 ‘Frame’ 프로젝트를 통해 LP앨범 발매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버스커 버스커’ 2LP 앨범 (출처=지니뮤직)
버스커 버스커’ 2LP 앨범 (출처=지니뮤직)

해설: LP 음반(Long Playing Record)은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널리 쓰인 아날로그 기반 음성기록 매체다. 합성수지 재질의 원반 표면에 물리적인 신호를 새기는 방식으로 음반을 생산한다. 그리고 이를 턴테이블 위에 두고 회전시키면서 작은 바늘로 음반 표면을 읽으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음악감상을 할 수 있다. 한 면당 20~30분가량의 음성을 담을 수 있으며 양면을 모두 활용하면 40~60분 분량의 수록도 가능하다.

LP는 한때 음반 시장의 중심이었으며, 오디오 대중화를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CD와 같은 디지털 음반이 대중화되고 2000년대 들어 MP3 등의 디지털 파일, 그리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LP는 거의 사장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LP 음반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신작 LP 앨범을 한정판 형식으로 출시하기도 하며, 과거 출시된 일부 LP 앨범 중 희소가치가 높은 건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LP음반이 재조명 받게 된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음악 시장의 중심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전환되면서 CD를 비롯한 물리적 매체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팬들을 위한 수집용 아이템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CD보다 크기도 크고 회소성도 높은 LP 음반은 더욱 높은 소장가치를 가진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최근 LP 음반을 구매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는 LP를 구동하기 위한 턴테이블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어차피 음악은 스트리밍 서비스 만으로도 충분히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매체의 특유의 독특한 감성이 매력적이라며 LP음반을 고집하는 마니아도 있다. LP는 CD나 MP3 등의 디지털 매체 같이 깨끗한 소리를 들려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가끔씩 들려오는 잡음이 오히려 정겹고, 음색 자체도 디지털 매체에 비해 따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LP가 더 매력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음반의 경우, 데이터 용량을 줄이기 위해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청범위의 주파수(대략 20Hz~20kHz) 외의 신호는 제거한 상태로 제작된다. 하지만 아날로그 음반인 LP는 가청주파수를 넘는 범위의 신호까지 모두 기록된다 이 때문에 LP는 CD 등의 디지털 음반에 비해 더욱 풍부한 느낌의 소리를 낸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가청범위를 넘는 신호가 사람의 귀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서는 논란도 있다.

그리고 LP 음반은 음반의 관리 상태, 혹은 턴테이블 및 앰프를 비롯한 오디오 기기의 특성에 따라 같은 음반이라도 상당히 다른 느낌의 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감상 환경을 꾸밀 수 있는 것 역시 LP의 매력이라고 강조하는 마니아도 있다.

이번에 출시된 ‘버스커 버스커’ 한정판 LP 역시 위와 같은 오디오 마니아 및 팬들을 위해 기획된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빌보드와 MR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미국시장에서는 전년에 비해 46.2% 증가한 2754만장의 LP가 판매되었고, 이는 30년만에 최대의 성장폭이라고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