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리브러쉬, “치약, 칫솔까지 맞춤구독? 이유는 충분”
[IT동아 김영우 기자] 건강한 치아와 잇몸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치아나 잇몸의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방치하면 상태가 악화되어 막대한 치료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여 바쁜 현대인이 치과를 자주 방문해 관리를 받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평상시 각 개인의 특성 및 환경에 적합한 칫솔이나 치약을 선택해 이용하는 것 만으로도 위와 같은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말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기업 발굴 및 육성 전문 기관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주식회사 고차원의 온라인 기반 구강케어 서비스, ‘리브러쉬(Re:Brush)’에 주목할 만하다.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한 온라인 자가진단으로 구강의 특성을 분석, 치과의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설정한 데이터에 따라 맞춤형 구강관리 용품 및 콘텐츠를 제공한다. 빅데이터 및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도 진행중이다. 취재진은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를 방문, 고차원을 이끌고 있는 고성준, 차동근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지향하는 구강케어 서비스의 차별성에 대해 들어봤다.
Q1.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 (고성준) 본래 치과의사였다. 병원에서 여러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데도 구강 상태가 좋지 못한 사례를 많이 접했다. 양치질을 하는 습관, 혹은 칫솔만 바꾸더라도 충치나 치주질환 등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손쉽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결론을 내리고 회사를 설립했다.
(차동근) 대형 유통업체의 중국 지사에서 7년여간 일하며 마케팅 업무를 했다. 중국은 생각 이상으로 데이터 개방이 잘 되어 있어 정말로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던 와중에 마케팅의 본질은 브랜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장은 잘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 미리 챙겨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소비자들의 습관까지 바꿀 수 있는 마케팅을 실현하고 싶었다. 치료보다는 예방에 집중하는 구강케어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마침 20년지기인 고성준 대표와 뜻이 맞아 작년 4월에 법인을 설립했고 리브러쉬 서비스를 9월에 출시했다.
Q2. 고차원에서 제공하는 리브러쉬 서비스의 특징은?
: 우리가 강조하는 3대 키워드는 ‘맞춤형’과 ‘전문가’, 그리고 ‘데이터’다. 11개 치과대학의 자문의들이 우리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구강타입 진단 서비스를 개발했다. 국내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국제 특허도 준비중이다.
각 개인의 구강타입을 진단해 맞춤형 제품 및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빅데이터가 보강된다면 한층 나은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다. 이미 1만여명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했고 각 데이터 간의 상호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한 미래예측, 전신질환예측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사용중인 칫솔, 입냄새 등을 분석해 어떤 전신질환에 취약한지를 진단 가능하다. 구강케어를 1단계로 삼아 더욱 폭넓은 건강관리 서비스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3. 리브리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우리는 설문조사 기반의 온라인 문진을 통해 구강 상태(치아, 잇몸, 시린이, 입냄새 등)를 확인하고 나이와 성별, 생활습관, 구강 관련 습관, 전신질환 여부 등의 데이터까지 적용, 고객의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여기에 고객의 특별한 요구, 의료보험 적용 여부 등까지 반영해 진단 결과를 도출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증상보다 원인이다. 이를테면 이가 시리다고 하여 무조건 시린이 치약을 쓰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 그게 잇몸질환이나 충치 때문이라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해야 한다. 그리고 2주에 한번꼴로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전달하며, 고객이 실시간으로 구강 케어 관련 문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이를 통해 전문가의 답변을 전달하고 제품 추천도 한다.
현재 고차원이 직접 개발한 치약 및 칫솔을 3개월 단위로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각 사용자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며, 대한치과의사 협회 및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품의 개발 및 생산을 하고 있다. 이용 요금은 3개월 단위로 결제하고 월 4,800원꼴이라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Q4. 고객들의 반응은?
: 아직 서비스 초기라 구독자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구독 해지율이 8% 정도로 낮다. 이런 구독형 서비스의 업계 평균 해지율이 17% 정도라는데 그만큼 우리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우리 치약을 이용해 본 분들이 처음에는 시중의 치약에 비해 밍밍해서 이상하다고 했지만 몇 개월 지나고 보니 다른 치약은 역한 느낌이 들어서 못 쓰겠다고 하는 것 많이 봤다. 기존 치약은 화학성분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용 초기에는 제품에 대한 칭찬이 많았지만 나중에는 제공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전문가들이 작성한 맞춤형 콘텐츠를 다수 확보했기 때문이다. 향후 콘텐츠를 더욱 보강해서 고객들이 우리를 떠나지 않게 할 것이다.
Q5. 향후 계획은?
: 리브러쉬 브랜드의 치약과 칫솔에 이어 가글 농축액이나 혀 클리너, 치실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혀 클리너와 가글 농축액은 이미 개발이 완료 단계라 올해 상반기 중에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앞서 말한 구강질환 및 전신질환 예측 서비스가 그것이다. 이를테면 고객이 이용하던 칫솔 사진을 AI로 분석하면 칫솔모가 휜 방향이나 벌어진 정도를 통해 양치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Q6.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 프로그램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
: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어 올해 1월부터 여기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했는데 이런 좋은 업무공간을 제공해 준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만족스럽다. 그 외에 1개월에 1번씩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받고 있는데 스타트업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Q7.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고성준) 치과의사로 일하며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를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이 헬스케어 업계 전체로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고차원 역시 그런 역할을 확실히 수행할 것이다.
(차동근) 제가 사업을 시작한 건 마케팅의 본질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우리 제품은 의료제품과 일반 소비재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성준 대표와의 의기투합을 통해 한층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갖추게 되었다. 혹시나 우리가 초심을 잃고 흔해 빠진 장사꾼이 되려 한다면 언제라도 쓴 소리를 주셨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