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사이버 가수 등장한지 23년, 이젠 ‘AI 걸그룹’ 데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IT동아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IT동아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를 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IT동아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기사인 '뉴스 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펄스나인(2021년 03월 16일)
제목: 펄스나인, 딥리얼AI로 탄생한 걸그룹 '이터니티' 22일 데뷔

요약: 펄스나인(대표 박지은)이 딥리얼AI(Deep Real AI)로 탄생한 AI가상프로젝트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를 선보인다. 오는 22일 오후 6시에 공식 유튜브 채널 '아이아팹(aiafab)을 통해 이터니티의 첫 싱글 'I'm real'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데뷔를 기념하여 22일부터 26일까지 을지로 요호서울에서 이터니티 팝업쇼케이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AI가상프로젝트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
AI가상프로젝트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

해설: 기존의 영상 콘텐츠 내용을 CG 기술 등으로 수정, 인물의 얼굴을 바꾸거나 일부 사물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등의 기법을 딥페이크(Deepfake)라고 한다. 그리고 딥리얼(Deep Real)은 AI그래픽 기업인 펄스나인에서 선보인 가상 이미지 기술이다. 이에 대해 펄스나인은 ‘실사형 가상 인물 이미지를 생성하고 직접 촬영한 영상과 합성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마트한 AI서비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사실적인 이미지를 생성하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딥리얼은 AI를 이용해 한층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게 제작한 딥페이크 기반 콘텐츠 합성 기법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개발사인 펄스나인은 ‘딥리얼은 딥페이크 이상의 기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얼굴을 따와서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인물을 새로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딥페이크와 차이가 있으며, 그 결과물도 더욱 정교하다는 것이다.

펄스나인의 딥리얼을 기존의 딥페이크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다. 다만, 기존의 딥페이크 기반 콘텐츠 중 음란물에 유명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하는 등의 부적절한 콘텐츠가 많았던 건 사실이다. 이러한 이미지 때문에 펄스나인은 딥리얼이 기존의 딥페이크와는 다른 기술이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펄스나인에서 데뷔를 예고한 ‘이터니티’는 ‘AI가상프로젝트걸그룹’을 지향하는 가상 연예인이다.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완벽한 외모와 각기 다른 매력, 세계관 등을 갖춘 소녀들을 탄생시켰다고 펄스나인은 강조하고 있다.

이터니티 티저 영상
이터니티 티저 영상

이런 가상 인물을 어설프게 제작할 경우에는 사람들이 오히려 심리적 불편함을 느낀다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펄스나인은 자사의 유튜브 채널에 이터니티의 티저 콘텐츠를 올려 둔 상태다. 얼핏 보기에 외모 및 움직임, 표정 등이 실제 사람과 매우 흡사하다. 대중들이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가상 인물을 연예계에 데뷔시킨 사례는 과거에도 몇 번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국 사이버 가수 1호’로 알려진 ‘아담’이다. 1998년에 첫 데뷔한 아담은 2집 앨범까지 내고 TV 광고에도 출연하는 등 나름의 활약을 했으나 당시의 기술적 한계 및 기획사의 역량 부족으로 인해 2집 출시 이후 대중들에게 잊혀 졌다.

1998년에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
1998년에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

하지만 이번에 데뷔 예정인 이터니티는 훨씬 진보된 기술로 제작 및 기획되었다. 그리고 유튜브, SNS, 스마트폰 등, 디지털 콘텐츠를 더욱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기에 아담이 데뷔했던 1998년에 비하면 성공가능성이 한층 높다. 이러한 시도가 성과를 거둘 경우, ‘연예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큰 변화를 겪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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