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뼈대부터 남다른 무선 게이밍 마우스,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
[IT동아 남시현 기자] 게이밍 마우스의 USB 케이블은 마우스의 전력 공급과 빠른 데이터 전송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반대로 마우스의 움직임에 제약을 가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선 마우스가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꾸준히 게이밍 마우스도 무선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입력 지연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무선 기능과 배터리까지 내장해야 하는 무선 마우스의 특성, 이에 반해 정확함을 요구하는 게이머의 성향이 엇박자를 타면서 제대로 된 무선 게이밍 마우스가 등장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의 기록적인 게이밍 노트북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무선 게이밍 마우스가 재조명받고 있다. 무선 마우스가 무선 마우스보다 입력이 지연된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용자가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노트북을 휴대하는 게이머라면 무선 마우스를 사용하는 게 훨씬 더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가격대비 성능비보다도 높은 완성도와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게이머도 늘면서 고성능의 무선 게이밍 마우스가 등장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되고 있다.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ROG KERIS WIRELESS)를 통해 게이밍 노트북과 조합하기 좋은 고성능 무선 게이밍 마우스에 대해 소개해본다.
유선, 2.4GHz, 블루투스 3중의 유무선 연결,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무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면,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드라이브를 즐기는 운전자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즐겁게 운전하기 위해 더 많은 옵션이 들어간 차량을 선택하듯, 게이머 역시 더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게이밍 기어를 선택한다. 즉, 취향 차이인 셈이다. 그래서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도 일반 사무용 제품보다는 게이머의 취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센서는 저전력 고성능 센서인 픽스아트 PAW3335 광학 센서가 탑재되는데, 최대 DPI가 16,000DPI에 달한다. DPI(Dot per Inch)는 마우스 센서를 1인치 움직였을 때 화면에서 몇 픽셀이 움직였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단위인데, 16,000DPI는 1인치를 이동할 때 16,000픽셀을 이동한다. 이는 4개의 4K 모니터 끝에서 끝까지 가는데 손목 1인치만 움직여도 될 정도로 민감한 센서라는 뜻이다. 이 정도로 DPI가 높을 필요는 없지만, 게임이나 디스플레이에 따라 DPI가 높아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 선택 폭을 넓게 제공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마우스 DPI와 함께 중요한 스펙인 가속도와 IPS, 폴링레이트도 높다. 마우스 가속도는 움직임이 빠를 때 커서가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기능을 하며, IPS는 1초에 몇 인치를 이동하는가에 대한 수치다.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는 40G 가속도와 400 IPS를 갖추며, 폴링레이트는 1000Hz로 초당 1천 회 컴퓨터와 통신한다. 가속도와 IPS가 반드시 높은 제품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수치가 높으면 그만큼 사용자 최적화할 수 있는 폭도 넓다.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게이머 맞춤형
외관을 살펴보자.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는 오른손잡이용 마우스며, 클릭 버튼 2개와 휠, 그리고 2개의 사이드 클릭 버튼으로 간단히 구성돼있다. 메인 클릭버튼은 내구성이 뛰어난 PBT 재질이고, 측면 사이드 버튼은 검은색, 회색, 핑크색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으로 교체할 수 있다. 휠 부분은 실리콘으로 되어있으며, 휠 부분과 그립부 안쪽에 에이수스 아우라 Sync 조명이 점등된다. DPI는 마우스를 뒤집어 아래 ‘DPI’버튼을 누르면 사전에 설정된 값으로 순차 적용된다.
구성면에서는 군더더기 없이 기본 스위치만 선호하는 게이머에게 딱 맞고, 클릭 스위치를 오래 사용해도 번들거리거나 닳는 일이 확연히 적어 외관을 오랜 기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대신 휴대성때문에 길이 118mm, 폭 62mm, 높이 39mm로 크기가 작으므로 큰 마우스가 딱 맞는 사용자에겐 작다.
마우스 연결은 유선과 무선 모두 지원한다. 유선 기능은 USB C형(타원형) 단자 케이블의 내구성과 유연성을 끌어올린 ROG 패러코드(2.0m)가 기본 제공되며, 유선 기능과 함께 마우스 충전도 동시에 이뤄진다. 충전은 15분 충전으로 최대 12시간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며, 완충 상태에서 최대 56시간, 조명을 끈 상태로 최대 78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무선 모드는 센서 오른쪽에 있는 스위치를 위로 올리면 2.4GHz 모드가, 아래로 내리면 블루투스 모드가 활성화된다. 2.4GHz 모드는 별다른 설정 없이 마우스에 내장된 USB 동글을 연결할 컴퓨터에 꽂기만 하면 되며, 블루투스 모드는 사용 전 DPI 아래에 있는 PAIR 버튼을 눌러 페어링한 다음 이용하면 된다.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외관이 아닌 내부다. 캐리스 와이어리스는 나사 2개만 풀면 그대로 내부 구조를 볼 수 있고, 게이머가 직접 스위치를 교체할 수도 있다. 대다수 게이밍 마우스는 분해가 아예 불가능하며, 사용자가 여는 순간 보증이 취소되는 것과 대조된다. 상판은 벌집형 경량 내부 구조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고, 배터리를 중간에 배치해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금도금 전기 접합과 7,000만 회 수명을 갖춘 ROG 마이크로 스위치가 장착돼있다. 해당 스위치는 ±5g 이내의 압력으로 동작하며, 조용하면서도 누르는 감이 확실하다. 스위치는 전용 푸시핏 스위치 소켓이 적용돼 손쉽게 스위치를 제거할 수 있고, 여분으로 오므론(OMRON) 재팬 D2F-01F 스위치 2개가 동봉돼있어 취향에 맞게 스위치를 교체할 수 있다. 마우스 휠 엔코더와 측면 스위치는 모두 카일(Kailh) 스위치가 사용돼있다. 아울러 소모품인 마우스 피트도 추가로 제공된다.
마우스 전용 소프트웨어는 에이수스 게이밍 하드웨어를 통합 제어하는 에이수스 아머리 크레이트(Armoury Crate)를 활용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아머리 크레이트를 설치하면 마우스 메뉴를 통해 버튼, 성능, 조명, 보정, 전원, 펌웨어 업데이트를 차례로 설정할 수 있으며, 마우스 클릭을 자동으로 누르는 매크로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매크로 기능은 마우스만으로 동작하지만, 에이수스 게이밍 키보드가 함께 있을 시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버튼 설정에서는 마우스 클릭 위치 변경이나 DPI 전환, 두 번 클릭, 일시적으로 느려져 탄착군을 집중시키는 타겟 집중 등의 마우스 기능은 물론 키보드와 윈도우 바로가기, 멀티미디어, 사전 설정된 입력 텍스트, 스크린샷 등 다양한 기능을 입력할 수 있다. 성능에서는 4단계 DPI 버튼의 DPI 구간을 설정할 수 있고, 마우스 폴링레이트나 버튼 응답성, 각도 맞추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에이수스 게이밍 기어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에이수스 아우라 싱크(Aura Sync)도 해당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우라 싱크를 통해 정적 효과를 비롯해 숨쉬기, 섬광, 색 순환, 무지개, 별이 빛나는 밤에, 음악, 음성 감응형 색상, 어둡게 등의 조명 효과를 적용할 수 있으며, 에이수스 게이밍 노트북이나 메인보드, 키보드, 그래픽카드 등 아우라 싱크가 지원되는 다른 하드웨어와 조명 효과를 통일할 수 있다.
유무선 겸용에 커스터마이징까지 인상적
많은 게이머들이 유선 마우스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지만,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를 접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USB C형 규격의 유선 연결은 물론, 2.4GHz 연결과 블루투스까지 지원하니 데스크톱부터 노트북, 심지어 스마트폰까지도 가리지 않고 지원한다. 저전력 센서임에도 성능도 높거니와, 에이수스 아머리 크레이트를 활용해 버튼 기능과 조명 효과도 다채롭게 조성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도 긴 편이라서 한번 충전으로 1주일은 거뜬하게 쓸 수 있다. 게이밍 노트북과 조합할 무선 게이밍 마우스를 찾는다면 최적의 조건이다.
가격은 11만 9천 원대로 동급 성능의 게이밍 유선 마우스와 비교했을 때는 비싸지만, 브랜드 있는 무선 게이밍 마우스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다. 특히 PBT 스위치나 메인 스위치 및 사이드 버튼 교체, 마우스 피트까지 교체할 수 있어서 기대 수명이 스위치 교체 미지원 제품보다 훨씬 길다. 게이밍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아우르는, 그러면서도 내 손에 맞출 수 있는 유무선 게이밍 마우스를 찾는다면, 에이수스 ROG 캐리스 와이어리스만한 제품도 없으리라 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