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기어의 메시+와이파이6 공유기 오르비 RBK752와 RBK852, 뭐를 고를까?
[IT동아 김영우 기자] 온갖 제품들이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가지는 IoT(사물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인터넷 공유기 1대만으로는 가정이나 사무실 전체를 커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인터넷 공유기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메시(Mesh)다. 이는 일종의 ‘공유기 분신술’인데, 복수의 AP(공유기를 통해 생성되는 접속 포인트)를 곳곳에 설치해 와이파이 범위를 늘릴 수 있다.
단순히 공유기 수만 늘려도 와이파이 범위는 확대 가능하지만, 이렇게 하면 각 구역을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SSID(접속목록)으로 전환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하지만 메시 기능을 적용한 공유기를 이용한다면 각 AP끼리 긴밀히 연계하며 그물망 같은 와이파이 커버리지를 생성하며, AP 몇 대를 설치하더라도 단일 SSID로 끊김 없는 접속이 가능하다.
넷기어(Netgear)의 오르비(Orbi) 시리즈는 2017년에 등장한 첫 제품부터 메시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선구자 적인 제품이다. 등장 초기에 상당한 화제가 되었는데, 이후에서 넷기어는 성능과 기능이 개량된 신형 오르비 시리즈를 꾸준히 내놓으며 입지를 굳혔다.
오르비 시리즈는 보통 라우터(본체)와 새틀라이트(확장기)의 2유닛 구성이 일반적이지만 새틀라이트 유닛을 추가(최대 3대)로 구매해 커버리지를 더 넓히는 것도 가능하다. 본체인 라우터에는 유선 인터넷을 연결해야 하지만 새틀라이트에는 유선 연결 없이 전원만 연결해도 되므로 확장도 간단하다.
최근 팔리고 있는 오르비 시리즈는 메시 기술과 더불어 와이파이6(802.11ax)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오르비 RBK752와 RBK 852 모델이 대표적이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이 2가지 제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자
와이파이6 지원을 통한 속도, 안정성 강화는 동일
오르비 RBK752와 RBK 852는 메시 기술을 통해 커버리지 확장이 가능한 점이나 무선 외에 유선 연결로도 주변기기에 인터넷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이전의 오르비 시리즈와 같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역시 와이파이6 지원이다.
와이파이6의 가장 큰 특징은 최대 전송속도의 향상이다. 기존 와이파이5는 이론적으로 433Mbps ~ 6.77Gbps의 대역폭(데이터를 전하는 통로의 폭)을 지원했지만 실제 시장에 출시된 와이파이5 제품(공유기,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대부분은 433Mbps나 876Mbps 속도까지만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와이파이는 이론적으로 600Mbps ~ 9.6Gbps의 대역폭을 구현할 수 있으며, 시장에 출시된 와이파이6 지원 제품 중 대부분은 1Gbps 이상의 접속모드를 지원한다.
최대 접속속도 외에 체감적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응답속도, 그리고 동시에 여러 기기가 접속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지연시간 역시 개선된 것도 와이파이6의 특징이다. 직렬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여러 기기의 데이터가 동시 전송되는 상황에선 지연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와이파이5와 달리 와이파이6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지원, 여러 기기의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 처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체감적인 반응속도도 크게 개선했다.
와이파이6 적용으로 인해 높아진 대역폭을 원활하게 소화하기 위한 설계를 적용한 것이 오르비 RBK752와 RBK 852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GB의 시스템 메모리(RAM), 512MB의 플래시 저장소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공유기로서는 상당히 높은 사양이다.
링크 어그리게이션을 통한 유선 성능 강화도 눈길
오르비 시리즈는 무선 연결 외에 유선연결도 지원한다. 이전 오르비와 마찬가지로 유닛당 4개의기기비트(1Gbps) 네트워크 포트를 갖추고 있는데, RBK752와 RBK 852의 라우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2개의 포트를 조합해 대역폭을 더욱 높이는 링크 어그리게이션(Link Aggregation) 기능도 지원한다.
기가비트 인터넷 연결 1개만으로는 무선 연결 역시 그 속도를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데, RBK752와 RBK 852의 경우, 라우터의 WAN 포트와 LAN 포트에 각각 유선 인터넷을 연결해 이를 링크 어그리게이션 기술로 묶어주면 RBK752는 2Gbps, RBK852는 2.5Gbps(멀티기그)까지 유선인터넷의 최대 대역폭을 높일 수 있다. 이 기능을 쓰려면 인터넷 회선이 1개 더 필요하다는 조건이 필요하지만 성능을 최우선 하는 환경이라면 이용을 고려할 만하다.
최대 무선 접속 속도는 RBK852가 2배 더 높아
와이파이6 적용 및 내부적인 사양 업그레이드로 인해 처리 가능한 합계 대역폭 역시 구형 오르비 시리즈를 비롯한 기존 공유기보다 한층 강화된 것 역시 오르비 RBK752와 RBK852의 특징이다. 오르비 RBK752의 경우 2.4GHz 와이파이 대역에선 최대 600Mbps, 5GHz 대역에선 최대 1.2Gbps로 접속이 가능하다. 그리고 RBK852의 경우는 2.4GHz에서는 1.2Gbps, 5GHz에선 2.4Gbps로 와이파이 접속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공유기는 커버리지 면에서 유리한 2.4GHz 와이파이와 최대 속도 면에서 유리한 5GHz 와이파이를 동시에 제공하는 ‘듀얼 밴드’ 사양이지만, 오르비 RBK752와 RBK852는 여기에 더해 AP끼리(라우터, 새틀라이트)의 원활한 통신을 위한 전용 5GHz 대역이 추가로 지정되어 있는 ‘트라이 밴드’ 사양이다. 이 AP간 통신을 위한 전용 5GHz의 최대 대역폭이 2.4Gbps에 달하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AP간의 통신은 영향을 받지 않아 원활한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하다. 메시 기술에 특화된 제품다운 면모다.
RBK752도 훌륭, 차세대 와이파이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RBK852
넷기어의 오르비 RBK752와 RBK852는 메시 기술을 강조하던 기존 오르비 시리즈의 특성을 이어받으면서 와이파이6 및 링크어그리게이션을 비롯한 고급 기술의 추가로 한층 강력 해졌다. 두 제품은 전반적인 특성이 유사하지만 합계 대역폭 기준으로 오르비 RBK752는 AX4200(600 + 1200 + 2400Mbps)급, 오르비 RBK852는 AX6000(1200+2400+2400Mbps)급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제품 가격(라우터 + 새틀라이트 기본 세트) 역시 2021년 2월 온라인 최저가 기준으로 오르비 RBK752가 64만 9,000원, 오르비 RBK852가 99만원으로 차이가 난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양쪽 제품 모두 기본 세트 기준으로 최대 350 제곱미터(약 105평)의 범위를 커버할 수 있으며, 새틀라이트 1대를 추가할 때마다 최대 175 제곱미터(약 53평)의 와이파이 커버리지를 넓힐 수 있다는 점도 같다.
따라서 양쪽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커버리지가 아닌 최대 접속 속도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현재 출시되는 와이파이6 탑재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제품 중에는 5GHz 기준 최대 1.2Gbps 모드 까지만 접속을 지원하는 제품이 상당수라 지금 당장 이용하기엔 오르비 RBK752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향후의 차세대 와이파이 환경까지 생각한다면 오르비 RBK852의 선택도 고려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