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나 쓰는 버즈 - 아이리버 무선이어폰 '누구 버즈'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케이블 없이, 귀에 쏙 끼우거나 걸칠 수 있는, 이른 바 '완전 무선 이어폰(TWS, True Wireless Stereo)'이 이어폰 시장의 주류가 됐다. 애플 에어팟 시리즈와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시리즈를 양대 축으로, 현재 여러 제조사/유통사를 통해 다양한 TWS 이어폰에 판매되고 있다.

음질과 성능을 굳이 언급할 필요 없는 일부 고가의 유명 브랜드를 제외하고, 워낙 많은 제조사/브랜드와 이어폰이 시중에 나와 있다 보니, 어느 게 믿을 만한 브랜드인지, 들을 만한 이어폰인지 일반 소비자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누구 버즈'는 그 시절 MP3 플레이어로 전 세계를 아우르던 '아이리버'가 만든 '가음비(가격 대비 음질)' 좋은 TWS 이어폰이다. 이번에는 SK텔레콤과 협업해 인공지능 기술인 '누구(NUGU)'를 접목했다. SK텔레콤의 전화통화 앱인 'T전화'를 설치, 사용하면(무료), 'T전화x누구' 서비스를 누구 버즈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와 연동되는 아이리버 '누구 버즈'
SK텔레콤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와 연동되는 아이리버 '누구 버즈'

일단 음향기기 분야에 잔뼈 굵은 아이리버(본사는 드림어스컴패니)가 만든 이어폰이니 전반적인 음질은 살짝 기대해봄직하다. 아이리버는 현재 TV를 비롯해 소형 오디오, 소형 가전 등 다양한 일상용 전자기기를 선보이고 있고, 'MP3 플레이어 선구자'답게 지금은 최고급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인 '아스텔앤컨'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음질, 사운드에 있어서는 의구심을 지워도 될 만하다.

누구 버즈는 전형적인 TWS 이어폰의 모습, 디자인으로, 보관/충전케이스와 양쪽 이어셋으로 구성된다. 중형 크기의 이어캡이 기본 장착돼 있고, 소형/대형 이어캡도 따로 제공되니 자신에 맞게 끼우면 된다.

일반 완전 무선 이어폰과 유사한 구성, 디자인
일반 완전 무선 이어폰과 유사한 구성, 디자인

여느 TWS 이어폰과 마찬가지로, 케이스에 넣으면 케이스 배터리로 충전되며, 케이스에서 꺼내면 바로 켜지고 스마트폰에 연결된다(블루투스로 사전 연결 후). 케이스 배터리 용량이 450mAh, 이어셋은 60mAh이고, 케이스 배터리로 이어셋을 3번 충전할 수 있겠다. 케이스는 USB-C 케이블로 충전하면 된다.

USB-C 케이블로 케이스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USB-C 케이블로 케이스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중형 크기의 이어캡으로 기자의 귀 구멍에 거의 완벽하게 밀착되니, 어지간한 움직임에는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는다. 귀에 끼운 후 일상 생활 하는데 거치적거림이나 불편함도 전혀 없다. 마스크 쓰고 벗기에도 별 문제 없다. 이 정도면 조깅 같은 가벼운 운동에도 분실 걱정 없이 사용할 만하다.

귀에 쏙 밀착되는 인이어 방식이라 어지간해서는 빠지지 않는다
귀에 쏙 밀착되는 인이어 방식이라 어지간해서는 빠지지 않는다

이어셋 가운데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 감압 센서가 있어 이를 살짝 눌러 기본 조작을 할 수 있다(전화통화/종료, 다음 곡/이전 곡 선곡 등). 감압 센서는 왼쪽/오른쪽 이어셋을 구분하지 않는다.

오목한 부분이 감압 터치 센서
오목한 부분이 감압 터치 센서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구성은 딱히 특별할 것도, 부족할 것도 없이 무난하면서 심플하다. 다만 색상은 흰색 한 가지 밖에 없으니 이게 아쉬운 사용자도 있을 듯하다. 대부분의 TWS 이어폰이 그러하듯 외형이나 디자인, 구성에 있어 현저한 차이는 거의 없다.

이에 누구 버즈의 특별함은 기능과 성능에서 꼽을 수 있다. SK텔레콤의 'T전화' 앱과 연동된다는 점과, 7만 원대의 가격으로 퀄컴 사운드칩(QCC3026)과 아이리버의 사운드 튜닝이 적용됐다는 점이 그렇다.

양쪽 이어셋에 마이크가 각각 달려 있다
양쪽 이어셋에 마이크가 각각 달려 있다

T전화는 현재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스마트폰 통화 앱으로,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가 들어 있다. 누구 버즈는 이 누구 서비스를 바로 호출해 이용할 수 있다. 감압 센서 부분을 2초 정도 누른 후 음성으로 명령어를 말하면 누구 서비스가 이에 대응한다.

T전화의 기능 기능인 전화 걸기, 문자 보내기 등은 당연히 기본으로 지원되며, 그외 누구 서비스의 모든 기능, 예를 들어 주요 뉴스 듣기, 날씨 예보, 음악 듣기(플로, 멜론 등 스트리밍 서비스 연동), 라디오 듣기 등이 가능하다. 누구 서비스 실행은 온전히 T앱의 역할이고, 누구 버즈는 누구 호출과 음성 입력만을 담당한다.

T전화 앱의 누구 서비스(투데이 탭, 왼쪽)와 누구 버즈 앱 기본 화면(오른쪽)
T전화 앱의 누구 서비스(투데이 탭, 왼쪽)와 누구 버즈 앱 기본 화면(오른쪽)

마이크는 보이지 않지만, 양쪽 이어셋에 각각 내장돼 있어 전화 통화나 음성 음력(문자메시지 입력 등)에 무리 없게 대응한다. 간단한 문자 메시지 발송은 음성으로 입력해도 무난하게 인식, 처리된다. (다만 공공장소에서 이어셋을 낀 채 음성 명령을 내리면 다른 이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 누구 인공지능 서비스를 종종 이용한다면, 누구 버즈로 좀더 편리/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겠다. 참고로, 누구 버즈로 누구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누구 서비스 가입 및 사전설정이 좀 필요하다.

다음으로, 또 하나의 장점은 가격에 비해 음질이 제법 괜찮다는 것이다. '음질이 좋다, 더 좋다'는 사실 주관적 판단이라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누구 버즈는 누가 들어도 가격대 감안하면 충분히 들을 만한 음질이란 걸 인정할 만하다.

누구 버즈는 스트리밍 서비스와도 잘 어울린다
누구 버즈는 스트리밍 서비스와도 잘 어울린다

퀄컴 칩셋과 아이리버 사운드 튜닝을 집중 설명하지 않더라도, 7만 원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는 만족할 만한 음질이라 평가한다. 요즘 인기 있는 외부소음 차단기능(노이즈캔슬링 같은)은 없지만, 귀에 꽂고 음악 듣고 있으면 외부소음은 사실상 거의 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통화 중 외부소음 제거를 위해 퀄컴의 cVc 3.0 기술을 적용했다.

외부에서 걸어다니며 통화해도 전혀 문제 없고, 대단히 시끄럽지 않는 한 문자 메시지 입력 같은 음성 인식도 큰 무리 없이 처리된다.

최근 국내 서비스가 시작된 '스포티파이' 테스트차 누구 버즈로 자주 들었는데(최고 음질 설정), 예상보다 세밀하고 풍성한 음질을 들려주곤 해서 가격대와 기본 사양을 다시 훑어보기도 했다.

스마트폰용 앱인 'NUGU buds'를 설치하면, 배터리 상태, 이퀄라이저 설정, 버튼 조작 설정, 버전 확인/업데이트 등이 가능하다. 물론 앱이 없어도 사용하는데 별 지장은 없다.

제조사에 따르면, 누구 버즈는 연속 재생 시 6시간 이상, 연속 통화 시 4시간, 충전 케이스까지 활용하면 20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누구 버즈 앱을 설치하면 이어셋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상황/환경에 맞게 충전하며 사용하면 되겠다.

크기, 무게는 다른 TWS 이어폰과 큰 차이 없다
크기, 무게는 다른 TWS 이어폰과 큰 차이 없다

그 동안 T전화 앱을 사용하면서도 누구 서비스(투데이 탭)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았는데, 누구 버즈를 사용하며 간간이 체험해 보니, 다른 인공지능 서비스처럼 여러 기능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이를 스마트폰이 아닌 이어폰 터치로 바로바로 이용할 수 있으니 익숙해지면 분명히 편리할 수 있겠다. 물론 인공지능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누구 버즈는 가격 대비 음질, 아이리버 사운드 튜닝 등만으로 선택의 이유를 충족시킬 수 있겠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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