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IT] 자동차, 이제 살 필요가 없어진다? '마스(MaaS)'
알아두면 쓸만한 신기한 IT지식.
"IT에 관심은 있지만 용어가 어려운 독자분들을 위해, IT용어를 알아가는 연재 기사입니다."
[IT동아 장현지 기자] 날이 춥습니다. 가뜩이나 버스도 잘 안 오는 지역인데, 환승 기다리기 유독 힘드네요. 버스 타도 곧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고.. 지하철 내려도 목적지까지 한참 걸어야 하는데.. 옆엔 전동킥보드 탄 사람이 지나가네요. 나도 한번 타볼까 살펴보니 앱 설치하고, 회원가입하고, 결제 카드 정보 입력하고. 휴, 복잡합니다. 오늘도 포기.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면, 인생 절반을 대중교통으로 보내게 될 거라는 말. 마냥 우스갯소리 같지 않네요. 실제로 이동하는 거리야 그렇다 쳐도, 환승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아깝습니다. 차를 사야 하나.. 어디서든 탈 것을 구할 수 있다면, 집 앞으로 바로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뉴스 보면 맨날 기술이 발전한다는데, 이런 기술은 안 나오나 괜히 투덜대봅니다. 출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정말로요.
우연히 신문을 보는데, 'MaaS(마스)'가 교통을 훨씬 편리하게 해줄 거랍니다. 거두절미하고 찾아봅니다. 어떻게 바꿔준다는 건지.
MaaS(마스). 'Mobility as a Service'의 준말입니다. 직역하면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이라는 뜻인데요. 잘 와닿지 않죠. 일단 이동수단과 관련된 서비스라는 건 알겠습니다. 모빌리티는 교통과 IT기술을 결합한 이동수단이나 서비스를 뜻하는 단어로 요즘 많이 쓰이죠.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는 이유는 우리가 평소 느끼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함일텐데요. 자가용 없는 사람이 여행다닐 때 느끼는 불편, 자가용 있어도 꽉 막힌 교통 체증 때문에 느끼는 불편. 과연 개선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등장한 것이 MaaS입니다. 어떻게? 모든 이동수단을 하나로 통합하는 거죠. 버스, 택시, 지하철 등 대중교통 뿐만 아니라 공유 자동차, 자전거, 전동킥보드까지 앱 하나로 부를 수 있는 겁니다. 예약, 결제까지도요. 예를 들어 전동킥보드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가서 환승, 지하철 내려서 자전거로 환승할 수 있는거죠. 버스와 지하철을 교통카드로 환승하는 것 처럼요.
모든 이동수단을 통합하면 더 빠른 동선 찾기도 쉽습니다. 예를 들어 T맵에서 월미도부터 합정역까지 가는 방법을 검색합니다. 현재는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이 있는 구간만 나오기 때문에 돌아가야 합니다. 더 가까운 길이 있어도요. 심지어 지하철, 버스가 없는 구간은 걸어가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MaaS가 도입되면 달라지겠죠. 지하철이나 버스가 다니지 않는 길이라도 더 빠른 길이 있다면 쏘카, 그린카 등 공유 자동차를 추천할 겁니다.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길은 전동킥보드나 자전거를 추천하겠죠. 앱에서 바로 호출, 예약, 결제할 수 있고요. 자가용이 없어도 목적지까지 최적의 길로 갈 수 있는 겁니다.
장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향 한번 내려가려면 지하철 앱, T맵, 코레일 앱, 고속버스 앱 다 따로따로 로그인해서 예매했었는데요. 이제 다른 앱으로 넘어가지 않아도 앱 하나로 해결된다는 겁니다.
또, 공유 경제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MaaS는 모든 교통수단을 포함하니까요. 전동킥보드처럼 자동차도 서로 필요할 때 빌려주고, 빌려 타는 거죠. 차가 있는 사람은 차를 타지 않을 때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차가 없는 사람은 목돈 들여 차를 사지 않아도 필요할 때만 빌려 탈 수 있고요.
게다가 자율주행까지 더해진다면... 스마트폰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결제만 하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문 앞까지 데리러 오지 않을까요? 최적화된 경로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요.
한국철도공사와 카카오모빌리티가 공동으로 생활 밀착형 철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뿐만 아니라 기차표 예매까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거죠. 그럼 코레일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T 앱 하나만 있어도 됩니다.
국토교통부 또한 MaaS의 최종 목표는 교통을 포함한 모든 도시 생활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것이라며, 현재 연구개발 중이고 시범 테스트를 거쳐 점차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고요. MaaS로 생길 변화, 기대됩니다.
글 / IT동아 장현지(h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