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FHD 게이밍을 위한 이상적 선택, 에이수스 KO 지포스 RTX 3060 Ti 게이밍 OC
[IT동아 남시현 기자] 2018년 9월 공개된 엔비디아의 게이밍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20 시리즈의 핵심은 RTX였지만, 가장 큰 걸림돌도 RTX였다. RTX는 실시간 광선 추적 기능인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GTX 그래픽 카드의 새로운 이름으로, 한 차원 높은 그래픽 성능을 선보이겠다는 엔비디아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레이트레이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게임이 이 기능을 지원해야 했고, 기존 해상도와 그래픽 성능에서 더 높은 연산 처리성능을 요구했다. 즉, 레이트레이싱 없이 4K 60프레임이 원활했던 상황도 RTX 기능만 켜면 4K 24~30프레임으로 떨어졌고,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2세대 RTX 시리즈를 기다리거나, 레이트레이싱이 없는 GTX 10 시리즈를 이어서 사용해왔다.
다행히도, 2년 만에 등장한 2세대 RTX 그래픽 카드인 RTX 30 시리즈는 레이트레이싱을 켠 상태에서도 소비자가 원하는 성능에 부합했다. RTX 20 시리즈 대비 20~25%의 성능 향상을 이뤄낸 덕분이다. 2021년 1월 기준으로는 비싸지만, 처음 출고가 자체가 예상보다 낮게 설정된 점 역시 주목을 모았다. 현재 2세대 RTX 제품군은 지난해 9월 공개된 RTX 3060, 3070, 3080, 3090을 비롯해 1월 14일 공개된 RTX 3060 및 RTX 30 모바일 제품군까지 선택할 수 있다. 왜 RTX 30 시리즈가 주목받고 있는지, RTX 30 시리즈의 핵심 라인업인 RTX 3060 Ti를 통해 제품 성능을 짚어본다.
형 뛰어넘는 아우 있다, 에이수스 KO 지포스 RTX 3060 Ti 8GB
에이수스(ASUS)는 RTX 30 시리즈 공개에 맞춰 ROG 스트릭스(Strix)와 터프게이밍(TUF Gaming), 보급형인 듀얼과 레퍼런스 구성인 터보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선보였다. 여기에 한글과 호랑이 장식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전용 모델 ‘KO’ 제품군까지 내놓으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에이수스 KO 지포스 RTX 3060 Ti O8G 게이밍 OC D6 8GB(이하 에이수스 KO RTX 3060 Ti)는 8nm 암페어(Ampere) 아키텍처 기반의 그래픽 카드로, RTX 30 전체 라인업 중에선 중간보다 조금 아랫급의 제품이다.
성능 면에서는 4,864개 쿠다(CUDA) 코어 프로세서가 적용돼 전 세대 최상급인 RTX 2080 Ti보다 프로세서가 많고, 메모리도 8GB GDDR6로 넉넉하다. 동작 속도는 1,410MHz의 베이스 클록과 1,800MHz 부스트 클록으로 동작해 이전 세대 동급 제품인 RTX 2060보다 1.5배의 빠른 DLSS(딥 러닝 슈퍼 샘플링) 성능을 보인다. DLSS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처리 장치로, 화상의 프레임이나 해상도를 인공지능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제품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살펴보자. 에이수스는 한국 내 유저 반응을 조합해 태극기 문양, 빗살무늬 토기, K팝 등의 요소와 한글 단어를 사용해 한국적인 외형을 그리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가 에이수스 KO RTX 3060 Ti다. 제품 디자인은 ‘필승 WIN’이라는 한글 단어와 호랑이에 RGB LED가 점등되고, 주석색과 은백색의 금속 디자인과 후면 보호용 백플레이트를 장착해 단단한 느낌을 주고 있다. 여기에 에이수스 메인보드와 연결 시 LED 색상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에이수스 아우라 싱크(AURA Sync)가 적용돼 원하는 조명 효과를 반영할 수 있다.
쿨링팬은 에이수스가 자체 개발한 에이수스 엑시얼 테크(Axial-Tech)가 적용된 2개의 100mm 쿨링팬이 장착돼있는데, 바람이 퍼지지 않고 직선 형태로 분사돼 RPM 대비 풍량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GPU 온도가 55도 이하일 때는 쿨링팬이 동작하지 않아 무소음 상태와 수명 유지 모두에 도움을 준다.
인터페이스는 내구성이 좋은 스테인리스 304가 사용되었으며, 2개의 HDMI 2.1 포트와 3개의 디스플레이 포트 1.4a가 제공된다. 디스플레이는 4개까지 연결할 수 있으며, 7,680x4,320까지 지원한다. 전원은 8핀 커넥터 하나로 공급하며, 750W 파워 서플라이가 권장된다. 디자인과 기능, 인터페이스는 2021년형 그래픽 카드의 보편적인 수준인데, 그 성능은 어떨까.
훌륭한 기본기 갖춘 2세대 RTX ‘암페어’ 아키텍처
2세대 RTX 그래픽 카드는 제대로 된 레이트레이싱 기반 게임을 즐기기 위한 선택지다. 1세대 RTX 그래픽 카드는 레이트레이싱 활성화 시 프레임 감소로 인한 불편함이 컸지만, 2세대 RTX는 성능 향상으로 인해 프레임 감소 폭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이나 벤치마크를 통해서도 성능 향상에 대한 변화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게이밍 성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3D 마크 : 타임스파이(Time Spy)와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그리고 실시간 광선 추적 벤치마크용 포트로열(Port Royal)을 실행해 제품 성능을 확인해 보았다.
테스트는 AMD 라이젠 5 3600X에 32GB 메모리, 에이수스 KO RTX 3060 Ti를 활용해 진행하였으며, 해당 조합에서 확인되는 점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 29,336점. 타임 스파이 11,786점, 포트로열 6,882점이다. 3D 마크 홈페이지를 통해 AMD 라이젠 5 3600X에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슈퍼를 조합한 테스트 결과에서는 파이어 스트라이크 평균 22,610점, 타임 스파이 10,651점, 포트로열 6,986점으로 확인된다. 2019년 9월 기준 출고가 699달러(77만 6천 원)인 RTX 2080 슈퍼보다 2020년 9월 초기 출고가가 399달러(43만9천 원)인 RTX 3060 ti가 성능이 높다는 의미니, 가격대비 성능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게임에서의 성능도 훌륭하다. 에이수스 KO RTX 3060 Ti를 활용해 FHD 최상급 옵션으로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 4와 카운터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를 각각 실행해보았다. 블랙옵스4는 권장사양이 GTX 660 정도로 높진 않으나, 최상 옵션으로 144Hz 주사율 모니터 조합이 쉽지 않고, 카운터 스크라이크는 저사양 게임이긴 하나 300 프레임 정도를 선호하는 게이머가 많은 게임이다.
해당 조합에서 에이수스 KO RTX 3060 Ti는 블랙옵스 4에서 약 180프레임 전후를 나타냈고,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300~350 전후의 프레임으로 동작했다. 앞서 벤치마크에서도 에이펙스 FHD 울트라 옵션이 140프레임, QHD가 115프레임으로 동작한다고 제시됐고, GTA도 FHD 기준 95프레임, QHD 기준 65프레임이라고 표기됐었다. 약 2~3년 내지의 1인칭 FPS 게임이라면 FHD 기준 최고 옵션으로 144프레임을 노려봐도 좋겠고, FHD 60프레임으로도 충분한 어드벤처, 액션 게임이라면 최신 게임도 최고 사양을 기대할 정도다.
냉각 효율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래픽 카드 성능을 테스트하는 프로그램 ‘슈퍼포지션’ 벤치마크를 활용해 에이수스 KO RTX 3060 Ti에 과부하를 걸고 최대 동작 온도를 확인해보았다. 해당 테스트에서 에이수스 KO RTX 3060 Ti의 최소 온도는 39도로 확인되며, 최대 63도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테스트 조건이 8K(7,680x4,320) 해상도를 렌더링하는 조건이어서 발열 자체가 상당히 높게 나오는 조건이지만, 3060 ti 칩 자체의 발열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최대 온도도 무난한 수준을 유지했다. 데스크톱 흡배기 구조만 잘 갖춘다면 발열로 인한 스트레스는 적을 것이다.
GTX 1080 수준에서 대체하기에 좋아··· 가격은 답 없어
에이수스 KO 지포스 RTX 3060 Ti O8G 게이밍 OC D6 8GB은 RTX 2070 이하 모든 그래픽 카드를 대체하기에 좋은 제품이다. 소비전력도 높지 않으므로 650W급 파워 서플라이 데스크톱이라면 무난하게 장착할 수 있고, 초기 출고가 기준 가격 대비 성능도 우수하다. RTX 20 시리즈의 높은 가격에 부족한 성능으로 GTX 900 시리즈나 GTX 10 시리즈를 여전히 사용해오고 있던 소비자라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제품을 찾을 방도가 없는 게 문제다. 엔비디아 RTX 30 시리즈를 기다린 소비자가 많았던 덕에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RTX 30 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작년 말부터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그래픽 카드 수요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예약 번호까지 뽑아서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에이수스 KO 지포스 RTX 3060 Ti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만 하더라도 55만 원대를 유지했지만, 1월 초까지 77만 원으로 급상승해버렸다. 다른 브랜드 역시 비슷한 시기에 50만 원대였다가 1월 25일 현재 80~120만 원까지 폭등한 상태다.
그래픽 카드 가격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방법은 원활하게 제품이 수급되는 수밖에 없는데,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1달 전에 50만 원이었던 물건을 120만 원에 주고 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에이수스 KO 지포스 RTX 3060 Ti가 FHD 게이밍으로는 이상적인 그래픽 카드긴 하나, 어디까지나 55만 원대 제품인 상황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가격은 수급 불안만 해결된다면 충분히 내려갈 수 있으니 천천히 추이를 지켜보길 바란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