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웹툰으로, 웹툰은 드라마로" 리디, 콘텐츠 다각화 시동걸어
[IT동아 장현지 기자] 2020년은 오리지널 IP(지식재산권)의 위력을 느낀 한 해였다. 원작 스토리를 활용해 웹툰, 드라마, 영화 등 다채로운 형태로 해석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위트홈'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며 전 세계 이용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와이랩 웹툰 '신의 나라'를 원작으로 한 '킹덤 시즌 2', 정세랑 작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보건교사 안은영'도 마찬가지다.
TV를 켜도 그렇다. 다음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OCN에서 채널 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내 ID는 강남미인' 또한 JTBC에서 방영되며 웹툰 주요 독자층인 10-20대를 저격했다.
이외에도 만화책으로 유명한 어벤져스는 영화화되어 전 세계 팬을 확보했고,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션도 영화화되어 인기를 끌었다.
웹툰으로 시작했든, 영화로 시작했든 그 시작점은 중요하지 않다. 잘 만든 IP 하나만 있으면 텍스트를 비디오로, 비디오를 게임으로, 게임을 이미지로 자유롭게 다각화할 수 있다.
또한 같은 IP를 기반으로하는 콘텐츠들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웹툰을 보지 않는 사람이 드라마를 통해 해당 IP를 접할 수 있고, 소설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 영화로 해당 IP를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상호작용하며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원작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이용자에게 추억과 기대를 준다. 코로나 19로 인해 볼거리가 더욱 중요해진 요즘, 많은 콘텐츠 업계에서 IP 확보와 콘텐츠 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꾀하고 있다. 국내 전자책 시장 선두주자인 리디는 콘텐츠 다각화를 위해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지난해 9월, 리디는 모바일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첫 화면에 '웹툰/웹소설' 탭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리디는 서점에 책으로 출간된 작품을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는 전자책 위주로 서비스했다면, 이제는 웹툰과 웹소설까지 제작/확보하며 콘텐츠를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연재 콘텐츠를 감상하기 적합한 작품별 정보, 다음 회차 이어보기, 가입 및 로그인 없이 무료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기존 앱은 전자책을 읽는 텍스트 뷰어 역할에 충실했다면, 개편한 앱은 전자책 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찾고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리디는 지난해부터 인기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노블코믹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존 히트작인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상수리나무 아래'를 웹툰으로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시맨틱 에러', '마귀' 등 다양한 장르의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했다. 콘텐츠 선택폭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 IP 확보에도 힘쓰는 중이다. 좋은 작품과 작가 발굴을 위해 지난 2020년 7월 30일부터 보름간 총상금 3억 6,000만원 규모의 웹툰 공모전을 개최했다. 총 800여 개 작품이 경쟁을 펼친 결과 난로 작가의 '상화담-서리꽃 이야기'가 대상을 수상했다. 해당 작품은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이외 수상작들도 올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까마귀 공작부인(글: 딱정벌레, 그림: 식빵)', '식사가 필요해(글,그림: 담장)', '축제는 이미 시작되었다(글,그림: 잔디롤빵)' 등 세 작품을 비롯해, 우수상 수상작인 '너의 초상화(글,그림: 헛둘)', '불사의 저주(글,그림: 황지)', '스미공(글,그림: 세명이다.)', '허릉몽(글: otb, 그림: 최안도)', '호덕전(글,그림: 은지)' 등의 연재 시기를 조율 중이다.
리디는 콘텐츠 다각화를 향한 행보를 2021년에도 계속할 전망이다. 지난 해에 이어 노블코믹스를 대폭 확대한다. 후보 작품으로는 수하수하 작가의 '테라리움 어드벤처'가 있다. 판타지 웹소설로, 비인기 게임을 하던 여주인공이 ‘무한 다이아 확보’ 퀘스트를 깨자마자 다른 게임 속 세계에서 VVIP로 살게 되는 내용이다. 연재 직후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웹툰 제작이 확정됐다. 이외에도 미국 하이틴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흰도요 작가의 '줄리엣, 여긴 캔자스가 아니야!', 색다른 소재와 시대를 기반으로 반전을 담은 안경원숭이 작가의 '요한은 티테를 사랑한다' 등도 웹툰화를 앞두고 있다.
웹툰 뿐 아니라 웹드라마 제작에도 뛰어든다. 먼저, 올 상반기 저수리 작가의 '시맨틱 에러'을 웹드라마로 제작할 예정이다. 시멘틱 에러는 웹소설, 웹툰 모두 흥행한 작품으로,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이자 과탑을 놓쳐본 적 없는 컴퓨터공학과 최고의 아웃사이더 ‘추상우’와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디자인과 스타 ‘장재영’이 게임 개발자와 디자이너로 만나는 캠퍼스 로맨스물이다. 2018년 리디북스 BL소설 부문 대상, 2019년에는 리디북스에 등록된 소설 단행본 중에서도 리뷰가 많은 인기작품인만큼 드라마화 소식에 많은 독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외에도 리디는 2019년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인 ‘라프텔’ 합병에 이어, 2020년에는 웹툰 IP 콘텐츠를 전담할 자회사 ‘오렌지디’를 설립하는 등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성과도 내고 있다. 2020년 1~9월 웹툰 신규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 웹툰 콘텐츠 열람 시간은 43% 이상 증가했다.
리디 배기식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 전자책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해온 리디가 이제 웹툰 중심 콘텐츠 기업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웹툰 IP 강화에 집중하고, 동시에 2차 저작물 사업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장현지(h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