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쓰면 '독!' 되는 전자레인지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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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장현지 기자] 출근시간은 다가오는데 가스레인지 앞에서 10분 넘게 음식을 데워야한다면 벌써부터 마음이 조여온다. 아침식사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조리 시간이 부담스러워 때론 식사를 포기하기도 한다. 전자레인지가 인기있는 이유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면 단 몇 초만에 따끈따끈하게 데울 수 있어, 아침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이와 같은 편리함으로 편의점이나 음식점 뿐만 아니라 끼니를 챙기기 힘든 1인 가구 자취생들에게도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전자레인지 전용 레시피도 온라인 상에서 유행할 정도다. 하지만, 간혹 전자레인지를 돌려놓고 다른 일을 하다보면 주방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린다. 불안과 함께 의문이 들었다. 나는 과연 지금까지 이 편리한 기구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고 있었을까?
필자는 ‘전자레인지에 금속 식기를 넣지 말아라', ‘전자레인지 돌릴 때 근처에 가지 말아라' 등 전자레인지 사용법에 대한 다양한 소문을 익히 들어왔다. 그런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의문을 안고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우리가 매일같이 쓰는 조리기구이니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자는 마음에서 말이다.
전자레인지는 가스레인지와 달리 열로 직접 음식을 가열하지 않는다. 마이크로파(전자기파)로 음식의분자들을 심하게 진동시켜 분자끼리 충돌하며 발생하는 마찰열을 이용한다. 때문에 마이크로파 성질을 감안해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재질과, 그렇지 않은 재질을 구별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컵라면을 살펴보자. 우리는 컵라면을 먹을 때 보통 뜨거운 물을 부어 면을 익히지만, 간혹 더 빨리 먹고싶은 마음에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 넣는 경우가 있다. 이때, 컵라면의 은박지 뚜껑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가 은박 성분, 즉 금속 표면을 투과하지 못하고 반사되면서 금속에서 전자를 튀어나오게 만든다. 이 경우 컵라면 뚜껑에서 스파크가 튀거나, 심할 경우 화재가 날 위험이 있다. 마찬가지로 전자레인지를 돌릴 때 알루미늄 호일과 금속 재질의 용기 또한 피하자.
전자레인지는 열이 발생하는 조리기구이기 때문에 용기 소재 선택에도 주의해야 한다. 전자레인지 전용이 아닌 일반 유리로 만들어진 사기그릇에 음식을 담아 전자레인지에 넣는다면 그릇이 깨질 수 있다. 간혹 그릇에 옮겨담기 귀찮아 비닐포장 째로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건강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식품에 녹아날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와 랩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용기 구매나 사용 전에 반드시 ‘전자레인지 전용' 인지 파악한 후 사용하자.
음식을 조금 더 원활히 데우기 위해 뚜껑(덮개)을 꽉 덮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위험할 수 있다. 뚜껑을 빈틈없이 꽉 닫은 채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열이 빠져나갈 틈이 없기 때문이다. 용기와 마찬가지로, 깨지기쉬운 유리 재질의 뚜껑은 열로 인해 점점 올라가는 내부압력으로 터지거나 깨질 수 있다. 뚜껑을 덮을 때는 약간의 틈을 두거나 전자레인지 전용 뚜껑을 이용하자.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되는 음식도 있다. 대표적으로 달걀이다. 달걀에는 껍데기 아래 난각막, 그리고 노른자와 흰자를 구분해주는 난황막이 있다. 달걀을 물에 넣고 삶으면 열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천천히 전달되면서 익는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로 조리 시 전자파에 의해 내부와 외부가 동시에 열을 받아 압력이 순간적으로 높아진다. 때문에 계란껍데기, 난각막, 난황막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펑!' 폭발할 수 있다. 이는 날달걀 뿐만 아니라 삶은 달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피치못하게 달걀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해야한다면 반으로 쪼개거나 노른자를 터뜨린 상태로 조리를 해야한다.
후라이나 찜 형태의 조리된 달걀은 이미 껍데기,난각막,난황막 구조가 무너졌으니 전자레인지에 데워도 폭발하지는 않지만, 권하지는 않는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품일 경우 전자파로 가열하면서 단백질 구성이 변해 소화불량과 장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먹다남은 치킨도 마찬가지다. 육류를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면 비타민 B12와 아미노산 함량이 줄어들 수 있으니 단백질 식품을 가열할 때는 프라이팬 사용을 권한다.
또한 단국대 전자전기공학부 김윤명 교수에 따르면, 전자레인지 작동 중 내부를 가까이서 쳐다보면 누설 전자파로 인해 수분이 많은 눈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작동 중에는 가급적 전자레인지에서 떨어지는 것이 좋다. 이미 일상 속 깊숙이 자리잡은 전자레인지, 최소한의 안전을 지키며 올바르게 이용하면 어떨까.
글 / IT동아 장현지(hj@itdonga.com)
영상 / 뉴미디어팀 차보경(cha@itdonga.com), 김경미(km@itdonga.com), 안지현(itdongaj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