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1] 빠지지 않을 것 같던 중국색 빠지다··· 중국 기업의 이유 있는 잠수
[IT동아 남시현 기자] 미국 현지시각 1월 11일,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소비자 가전 전시회)가 100% 올 디지털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CES2021은 기조연설부터 미디어 브리핑, Q&A 세션과 기업 참가까지 모두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진행되며, ▲ 5G 및 사물인터넷 (IOT) ▲ 광고,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츠 ▲ 자동차 ▲ 블록체인 ▲ 건강 및 웰빙 ▲ 가정 및 가족 ▲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 제품 설계 및 제조 ▲ 로봇 공학 및 기계 지능 ▲ 스포츠 ▲ 스타트업까지 11개의 핵심 주제와 26개의 세부 주제가 마련된다.
한편, 올해 CES 참가 기업은 총 1,961개로 4,400여 개 업체가 참여한 작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코로나 19 여파로 참가가 어려워진 경우가 많지만, 온라인 전환으로 비대면 투자에 대한 우려나 홍보 효과의 부족 등을 우려해 참여를 꺼린 기업이 많아서다. 그런데, 올해 중국 기업의 참여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점이 특이 사항이다. CES2021에 참여한 기업 중 568개는 미국 기업이며, 2위는 341개가 참여한 대한민국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작년에 1,368개 기업을 보낸 중국은 올해 202개로 그 수가 확연히 줄었다. 왜일까?
중국의 CES 불참, 보이콧은 아니지만 ‘중미갈등’ 우려
화웨이나 TCL, 하이얼 등 중국 기업들은 매년 삼성, LG 주변에 대형 전시관을 차리고, 글로벌 진출의 포석으로 삼아왔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국내 주요 기업의 가전을 대놓고 표절한 제품을 나란히 전시하고, 외국인 직원만 배치해 중국 기업임을 감추는 등 뻔뻔한 행태로 운영해왔지만, 최근 몇 년 새 참가 규모를 줄이더니, 올해는 대거 이탈하기에 이르렀다. CES2019 당시에도 전년 대비 참가기업 수가 20% 줄어든 1,200개 중국기업만 참여해 미중갈등 우려가 논란이 되었지만, 올해는 거의 80% 가까이 빠져 사실상 중국 기업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중국 기업이 이토록 몸을 사리는 계기로는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분쟁 여파와 꾸준한 중국 기업 때리기가 가장 크다. 2020년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달성한 화웨이의 경우 9월경 한국 및 대만의 반도체 수입 금지 조치가 반영되면서 2020년 4분기에는 판매량이 6위로 폭삭 주저앉았고, 영국이나 미국 등을 위시한 5G 장비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중대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결국 CES2019·20에도 관을 줄여 전시했었지만, 올해는 완전히 불참하게 됐다. 아울러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비롯된 경상수지의 악화와 중국의 부채 증가와 내수경기 침체, 코로나 19 등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악화로 중국 내 기업 분위기가 침체한 점 역시 영향을 주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도 있다.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코로나 19 진원지로 손꼽고 있고, 또 이로 인한 피해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중국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 19 조사와 홍콩보안법 문제 등으로 호주 정부에 대한 무역보복을 가하면서 서구권에서 중국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 하이센스나 스카이워스 등 중국계 가전 기업이 미디어 데이에 참여하긴 했으나, DJI나 하이얼처럼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의 CES 불참은 정치적 사유와 비효율적··· 대신에 유럽 시장 침투해
종합해서 볼 때, 중국의 CES 불참은 중미 간 무역 분쟁으로 인한 정치적인 사유가 짙게 깔려있다. 그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이 어려워지면서, CES에 불참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무작정 발톱을 숨기는 형세는 아닌 게, 지난 9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IFA2020에서는 참가기업 중 93%가 중국 국적이었다. 미국 시장 대신 유럽 시장에 침투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올해 축소된 CES2021의 중국 참여는 아마도 내년, 혹은 그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달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