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IT] 뉴트리그램 이지우 대표 “건강한 습관이 자연스러운 일상을 만듭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전세계적으로 '식량'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며,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던 농수축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 농수축산업에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도 꾸준히 증가했다. 더불어 농수축산업이 1차 산업이 아닌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국내 최초로 농식품(Food•Agri Tech)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창업보육센터 '서울먹거리창업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2016년 12월 개관해 푸드테크 스타트업 116개를 지원했다. 입주기업 총 누적매출액 547억 원, 투자유치 178.8억 원, 일자리창출 398명, 지식재산권 271건 등의 성과를 올렸다(2020년 9월 기준).

참고로 지난 2020년 12월,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그린타워 8층과 9층으로 확대 이전했다. 확대 이전을 통해 최대 70개 입주기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오픈키친은 영상 촬영에 용이하도록 재구성했다. 또한, 식품 기본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R&D랩실, 영상 촬영을 위한 미디어룸 등도 마련했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는 전통적인 농식품 제조 스타트업부터 식품 유통 혁신을 위한 O2O플랫폼, 전국 단위 농산물 계약재배를 통해 도농상생을 구현하는 농업 벤처, 미래식량확보를 위한 대체육류 개발 스타트업, 무궁화를 식용화한 먹거리 개발 등 농식품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다.

무엇보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크다. 45개 업체, 약 150명이 입주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한다.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한 업체 이외에 식품 디자인, 홍보 영상 촬영, 특허 출원 등 이종 기업이 함께한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것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우리네 먹거리와 I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입주 스타트업을 만나 현장의 생생함을 담은 그들의 목소리와 함께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전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건강한 (식)습관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믿는 뉴트리그램의 이지우 대표 이야기다.

저는 거식증을 앓았던 사람입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뉴트리그램 소개를 부탁한다.

이지우 대표(이하 이 대표):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미션이 있다. ‘건강한 습관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다. 고객을 향한 뉴트리그램의 제안이다(웃음).

(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답변이라는 질문에 )

하하. 음… 단순하게 제품만 개발해 판매하는 먹거리 스타트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제품과 함께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를 제공,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일상을 자연스럽게 보낼 수 있도록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자 한다.

IT동아: 스타트업을,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 대표: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8년째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다이어트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참고로 이 대표의 나이는 현재 27살이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스스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교에 진학, 1학년 때 과대표와 부회장으로 임명되며, 신입생 환영회 등 많은 학내 행사를 담당했다. 정말 할 일이 많더라(웃음). 대내외적으로 이것저것 정말 할 일과 모임 자리(유독 술자리)가 많았다.

그렇게 요요가 찾아왔다. 열심히 다이어트했지만, 다시 요요를 겪으면서 거식증까지 앓았다.

암담했다. 참… 어려웠다. 거식증은 단순하게 식이장애, 섭식장애 질병이라고 말할 수 없다. 거식증을 앓고 있는 당사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압박을 많이 받는다. 당시 많은 것을 생각했다. 다이어트와 요요의 반복적인 현상으로 거식증까지 걸리면서, ‘왜 다이어트를 시작했는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했다.

IT동아: 거식증… 극복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정신적인 영향으로 인해 완치라고 할 수도 없는, 계속 관리해야 하는 질병 아닌가.

이 대표: 맞다. ‘관리’해야 한다. 음식 섭취부터 정신적인 부분까지. 많이 공부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유를 고민한 이유이기도 하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아니다. 내 건강을 위해, 나를 잘 관리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다이어트다. 여기서부터 다시 생각했다.

거식증을 극복한 국내외 사례를 찾아보고, 음식에 대해서 많이 공부했다. 마침 전공도 식품공학과였고(웃음). 대학원에 진학해 심리학을 공부해볼까 결심할 정도로, 약 2년 동안 (거식증 극복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다.

식사를 회피하지 않았다. 성공 사례를 따라서 해보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질문하고.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감사일기를 적으면서 감정을 돌아보고. 식사할 때는 TV나 책, 스마트폰 등을 안보고 오로지 식사에 집중하고.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은 어디서부터 온 것이고, 어떻게 재배했고, 어렵게 식탁 위에 올라왔다는 것을 생각하고,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지 깨닫고. 그렇게 2년을 관리했다.

IT동아: 사람마다 극복하는 방법은 다를텐데.

이 대표: 거식증으로 대학교 휴학까지 하며 1년 동안 밖을 못나갔다. 나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다(웃음). 그렇게 대학교 4학년에 복학했다. 문제는 다시 생겼다. 다시 집을 나서면서 밖에는 스스로를 관리하기 어려운 음식이 정말 많았다. 건강한 음식이라면서, 합성감미료가 잔뜩 들어있고, 당이 많은 식품이 잔뜩이다. 그렇다고 도시락을 매일 싸들고 다닐 수는 없었고….

‘당’백질바는 가라. 뉴트리그램의 단백질바 ‘솔직단백’

IT동아: 그렇게 시작한 것이 뉴트리그램인가.

이 대표: 올바른 다이어트를 알리고 싶다. 아프지 않은, 힘들지 않은 다이어트. 하지만, 목적이 다이어트가 아니다. 건강한 습관을 통해 일상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리고 싶다. 앞서 소개한 뉴트리그램의 목표와 같다.

다이어트는 내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음식을 안먹는다? 땀을 잔뜩 흘리는 유산소운동을 하루종일 한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도 사람에 따라 다이어트에 성공하거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1+1은 2처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방법을 추천할 수는 없다.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잘 관리해야 한다.

우선 건강한 식단이 필요하다. 습관을 위한 첫걸음이다. 다만, 지속하기 어렵다. ‘높은 당류로 인한 과한 단맛’과 한 끼를 대체할 수 없는 ‘낮은 포만감’, 평소에 즐겨먹던 ‘일상의 맛’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백질바 ‘솔직단백’을 개발했다.

IT동아: 건강한 습관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선택한 것이 솔직단백인가.

이 대표: 단백질바는 단백질바답게.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양을 찾았다. 직접 손으로 눌러서 만들었다. 지난 2019년 4월부터 7월까지, 홍대 작은 공방에서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 11월 6일부터 12월 1일까지 목표금액 50만 원으로 와디즈 펀딩에 참가했다.

시장에서 얼마나 제품을 원하는지 반응을 확인하고 싶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공방을 떠나서 생산라인을 갖춘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섣부르게 시작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약 1달이 안되는 시간 동안 16,660%를 달성 약 8,330만 원을 펀딩 받았다.

결과를 확인하고, 울었다(웃음).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전체 주문량은 약 4만 개. 이걸 손으로 혼자서 다 만들어야 했다. 난리가 났다. 한달동안 새벽 5시에 공방에 나가서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만들고, 포장하고…. 펀딩에 참여하신 서포터들과 약속한 배송 날짜가 있었기 때문에 난생 처음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생도 고용했었다.

IT동아: 단순히 단백질바를 만드는 공방이 아닌, 하나의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으로 변화한 셈이다.

이 대표: 그렇게 시작했다. 작년 한해 동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만들고, 주문을 받아, 제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면서, 하나씩 뉴트리그램을 완성해나갔다. 홍보와 마케팅도 필요했다. 일단 우리가 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2019년 4월부터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했다. 그렇게 하나씩 뉴트리그램을, 솔직단백바를 알렸다.

IT동아: 인스타그램 채널은 처음 소개했던 커뮤니티, 정보의 교환을 위한 채널로 사용하는 것인가.

이 대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뉴트리그램 소식을 전하고, 고객과 소통하고, 의견을 받는 채널로 활용했다. 아, 오프라인 모임도 만들었다. ‘동그램’. 한달에 한번 모인다. 등산과 같은 운동을 함께 한다.

지금도 고객으로부터 의견을 받고 있다. 다만, 호불호가 확실하다. 단백질바 특성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맛있는 간식을 찾는 사람에게 단백질바의 맛은 다소 부족할 수밖에 없다.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면 가격이 비싸지고. 가장 많이 받은 의견이 ‘생각보다 달지 않아요’였다. 그렇다고 당을, 설탕을 먹을 수는 없었다.

고집을 부렸다. 단백질바는 달지 않다는 것을,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는 기존의 단맛에 익숙한 입맛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챌린지를 시작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모임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효과가 나타났다. 고객에게 ‘예전보다 맛있어진 것 같아요’라는 의견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시피는 변하지 않았다(웃음). 맛은 변하지 않았는데, 고객이 변화한 것이다. 이렇게 답변했다. “건강한 식단을 찾아가시는 것 같아요”라고.

솔직단백은 단순하게 다이어트를 위한 단백질바가 아니다. 이것만 먹으면 살이 빠지고, 지방이 줄어드는, 만능 통치약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는 (음식을)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를 알리고 싶다. 단지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용 음식이라기 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솔직단백이다.

건강한 습관을 제공하겠다는 다짐

IT동아: 언제 창업을 결심한 것인지.

이 대표: 뉴트리그램 법인설립은 2020년 5월 29일이다. 다만, 아이디어 준비는 2018년 12월부터 가지고 있었다. 2019년 2월 국가식품클러스터 청년식품창업랩 1기에 참가하면서 기초를 다졌고, 2019년 7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지원해 합격했다. 새내기다(웃음). 한단계씩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취업과 창업을 두고 고민했다. 길지는 않았다. 원하는 것을 하고 싶었다. 다행히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많은 분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2019년 12월 와디즈를 끝내고, 2020년부터 직접 판매를 시작해 첫 1월 매출은 1,000만 원이었다. 꾸준히 성장해 지난 12월 매출은 1억 원을 달성했다.

최종 목표는 개인별 맞춤 서비스다. 솔직담백과 같은 제품을 바탕으로 커뮤니티, 정보 제공 등을 통해 건강한 ‘습관’을 만들고 싶다. 작년에는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데 힘을 쏟았다. 올해 2021년은 성장하는, 스케일업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뉴트리그램에, 솔직단백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