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한 분리수거, 재활용 안돼.." 헛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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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장현지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늘었다. 식당에 가는 대신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택배로 장을 보고, 카페 음료는 테이크아웃하면서 포장재와 일회용품 사용비율이 급증했다. 또 다시 쓰레기 대란이다.
우리는 이 상황이 다소 의아할 수 있다. 매일같이 재활용을 위해 분리수거를 실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나 회사 뿐만 아니라 공공 쓰레기통까지 어디든 분리수거하도록 꾸려져있고, OECD 국가 중 재활용을 잘하는 국가 2위로 알려져있기도 하다(2013년 기준).
하지만 문제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재활용 수치는 2019년 기준 약 86%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실질적인 재활용률이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분리수거 한다고 무조건 재활용되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 분리배출 된 쓰레기는 수거/선별/처리 3단계를 거쳐 재활용되는데, 앞서 언급한 80%에 이르는 재활용 수치는 수거하고 선별업체에 들어가는 순간 재활용된다고 판단한 결과다. 따라서 분리수거 '참여'비율이지,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이 아니라는 뜻이다.
수거 후에도 선별과정에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쓰레기가 매우 많다. 때문에 실질적인 재활용률은 약 40%도 안된다. 이는 분리수거 참여비율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엇이 원인일까?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하지 않은 쓰레기가 많기 때문이다. 먹고 난 라면 용기를 어떻게 처리하여, 어디에 배출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분리배출을 판단하는 핵심과 올바른 배출방법을 알아보자.
내가 한 플라스틱 분리배출, 모두 헛수고?
최근 새롭게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이 변화가 생겼다. 환경부에서 12월 25일부터 전국 공동주택에서 '무색(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의무화한다는 소식이다. 페트병, 왜 색깔까지 구분해야 하는걸까?
무색 페트병의 경우 섬유나 부직포 등으로 고품질 재활용이 가능해 의류업체에서 수요가 높다. 하지만 유색 페트병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맥주의 갈색 페트병에는 색이 들어간데다가 나일론, 철 등의 불순물까지 포함되어 있어 섬유 원료로 부적합하며, 구입하려는 업체도 적기때문에 재활용하기위해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한다.
또한 유색 페트병은 무색 페트병과 물성이 달라 섞이면 무색 페트병의 품질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무색 페트병과 유색 페트병을 혼합배출해왔다. 때문에 고품질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페트병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번에 새로 시행하는 무색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의무화하는 지침을 통해 대만이나 일본에서 수입했던 연간 약 2만 2천 톤의 폐페트병을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지침은 서울지역 공동주택 등 분리배출이 활성화되어있는 지역부터 의무화하고, 전국 단독주택까지 차례로 확대될 예정이다.
배출 방법은 간단하다. 페트병 안에 내용물이 남아있다면 비워내고, 깨끗하게 헹구어 말린다. 그리고 라벨을 제거한다. 플라스틱은 순도가 높아야 재활용 가능한데, 페트병 외부에 붙어있는 비닐로 된 상표(라벨) 등 다른 재질이 섞이게 되면 순도가 낮아져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후 찌그러뜨려 부피를 작게한 후 배출한다. 무색 페트병 별도 전용수거함이 있을 경우 유색 페트병과 혼합 배출하지 않고 무색 페트병만 따로 모아 배출하면 된다.
이물질 또한 마찬가지다. 음식물이 묻어있거나 담배꽁초와 같은 작은 일반쓰레기 조각들을 넣은 채로 버린 플라스틱의 경우 마찬가지로 재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깨끗하게 씻어서 분리배출 해야하는데 실천하지 않거나 잘 몰라서 재활용에서 탈락하는 플라스틱 양이 매우 많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배달과 포장음식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늘었는데, 음식물을 담았던만큼 용기 안을 신경써서 완전히 비우고 물에 잘 헹궈말린 후 배출해야만 재활용된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컵라면 용기, 헹궈서 배출하기만 하면 모두 재활용 가능?
컵라면을 먹고나면 빨간 국물이 스며든 용기가 남는다. 남은 국물을 버리고 헹궈내면 스티로폼 수거함에 버려도 될까? 이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제거할 수 없는 이물이 묻거나 오염된 용기는 재활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깨끗하게 씻어내도 이물이나 국물이 스며들어 남아있다면 재활용할 수 없으니, 잘게 쪼개어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한다.
햇빛에 말리거나 설거지로 깨끗하게 씻어냈다면 비닐뚜껑을 완전히 떼어내고 겉에 상표가 부착되어있다면 제거한 후, 스티로폼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 단, 컵밥 용기와 같이 타재질로 코팅이 되어있다면 아무리 깨끗이 씻어냈다고 하더라도 재활용할 수 없으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한다.
컵라면 뿐만 아니라 비닐로 된 봉지라면도 마찬가지다. 라면봉지, 과자봉지 등 비닐의 경우 색상/종류 관계없이 물로 헹궈 이물질을 없애고 비닐류 배출함에 버리고, 이물질 제거가 어려운 경우 종량제 봉투에 배출한다. 바람에 날리거나 흩어지기 쉬우니 투명비닐에 모아 담아서 배출하는 것이 좋다.
일상이 된 택배, 뜯고난 후 뒷정리는?
택배 한 박스만 뜯어도 포장재,충전재,박스 등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 먼저, 종이로 된 택배박스는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할 수 있는 대상이다. 다만 마찬가지로 이물이 묻어있으면 안되므로 박스에 붙어있는 테이프,송장번호 등 기타 재질의 이물을 모두 제거 후 펼쳐서 배출해야 한다. 신문이나 노트 등의 종이류를 배출할 때도 스프링처럼 종이 이외의 재질은 제거 후 배출한다.
냉동 식품의 경우 스티로폼 박스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스티로폼 박스에 붙어있는 테이프와 송장번호 스티커를 깔끔하게 제거 후 이물없는 흰 스티로폼이라면 분리배출 할 수 있다. 다만 색깔이 있는 스티로폼은 다른 재질과 혼합되어있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 불가하다. 또한 건축용 내외장재로 쓰이는 스티로폼이나, 과일포장재 또한 일반쓰레기다. 스티로폼은 가벼우니 바람이 흩날리지 않도록 막대에 꽂는 등 고정시켜 배출하는 것도 요령이다.
참고로 함께 들어있던 아이스팩은 재질이 다르니 스티로폼 박스에 함께 넣어 버리면 안된다. 팩을 뜯어서 내용물을 버리고 씻은 비닐은 재활용 가능하나, 힘들 경우 통째로 일반 쓰레기로 배출한다. 보온보냉팩도 마찬가지다.
이것도 재활용 될 것 같은데..'재활용품인 척하는 쓰레기'
재활용품인줄 알았는데 아닌 쓰레기도 많다. 다 쓴 볼펜,가위 등 문구류는 얼핏 보면 주로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되어 있어 재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나일론 등 다양한 재질이 혼합되어 있으므로 재활용 할 수 없다. 다 쓴 칫솔 또한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깨진 유리,내열 식기는 유리 수거함에 배출하면 된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재활용 불가 품목이며, 고무장갑이나 고무대야,휴대용 등산방석,노끈은 물론 종이류로 오인하기 쉬운 기저귀나 화장지,치킨 상자속 기름종이 또한 모두 이물/타재질 혼합 등의 이유로 재활용 할 수 없다. 이처럼 분리수거할 수 없는 모든 기타 쓰레기는 일반쓰레기로 분류하며, 반드시 종량제 봉투 구입 후 담아서 배출해야 한다. 재활용품이 아닌 일반쓰레기, 음식물 등을 재활용품과 혼합 배출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그렇다면, 헷갈리는 쓰레기는 모두 일반쓰레기로?
국내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속을 살펴보면 약 70%는 재활용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분리배출을 올바르게 하지 않은 탓에 재활용될 수 있는 자원조차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자원부족과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일만 막아도 연간 약 3천억원 상당의 종량제 봉투 구매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정도다.
각 지자체에서는 소비자가 재활용품인지 아닌지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2003년부터부터 제품 및 포장재에 분리배출 표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헷갈리는 경우 제품 겉 재활용 표기 유무를 살펴보고 있다면 분리배출, 없다면 일반쓰레기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폐건전지, 오래된 약 등을 일반쓰레기에 넣어 함께 버리는 경우가 많으나, 이 또한 옳은 방법이 아니다. 화학 성분으로 인해 환경을 오염을 야기시킬 수 있어 폐건전지의 경우 폐건전지함에 따로 분류하여 배출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폐건전지를 모아오면 새 건전지로 교환해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복용하지 않거나 오래된 약 또한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인근 약국에 폐기를 요청해야 한다.
정리하면, 분리배출을 할 때는 재질이 혼합되지 않았는지, 오염/제거불가한 이물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한다. 분리배출 세부 규정이 헷갈리는 상황에서는 '내 손안의 분리배출'앱을 참고해볼 수 있다. 또한 환경부 홈페이지 및 전국 시/도 홈페이지에서 '재활용도우미'검색하면 현행 분리배출 규정에 의거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일회용품이나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는 대체재가 나오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올바르게 분리배출하여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만이 환경을 구하는 일이다. 분리배출 규정을 명확히 알지 못한 채로 기울이는 안타까운 노력은 헛수고가 될 수 있다. 실제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바른 분리배출, 나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글 / IT동아 장현지(hj@itdonga.com)
영상 / 뉴미디어팀 차보경(cha@itdonga.com), 김경미(km@itdonga.com), 안지현(itdongaj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