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노트북 선택법을 해결할 새로운 기준, 인텔 이보(EVO) 플랫폼이란?
[IT동아 남시현 기자] 노트북은 사용자의 용도에 맞는 성능 구분에 따라 크게 저전력 프로세서 탑재 제품과 고성능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으로 나뉜다. 저전력 프로세서는 전력 소모량이 적은 프로세서를 사용해 간단한 작업을 수행하기가 좋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길어서 사무용이나 휴대용 노트북 형태인 경우가 많다. 고성능 노트북은 전력 소모가 많지만, 데스크톱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제작돼 작업용 노트북이나 게이밍 노트북의 형태로 제작된다. 여기서 고성능 노트북은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 상시 전원 연결이 기본이며, 이에 따른 배터리 실사용 시간이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가격대비 성능이나 스펙 등의 요소를 중점적으로 본다.
하지만 저전력 노트북을 선택하는 기준은 좀 더 까다롭다. 일단 상시 휴대를 중시하기 때문에 무게가 가벼워야 하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길어야 한다. 그렇다고 연산 성능이 떨어지면 작업 효율이 떨어진다. 더욱 실사용 측면을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빠른 잠금과 절전, 높은 확장성의 인터페이스 단자, 고성능 와이파이까지 꼼꼼히 따져볼 것이다. 고성능 노트북의 선별 조건이 우수한 성능이라면, 저전력 노트북의 선별 기준은 가볍고 오래 쓸 수 있으면서 준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걸 중시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노트북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가 이러한 제품 성능을 구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연히 제품 스펙을 이해하고, 본인에게 맞는 걸 선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역시 컴퓨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조건이다. 그래서 인텔은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을 대상으로 ‘인텔 이보(Intel EVO)’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안한다. 고효율 저전력 노트북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준비된 자체 인증 기준이다.
프로젝트 아테나로 시작해 인텔 이보로 한층 더 향상돼
인텔 이보는 컴퓨텍스 2019 기조연설에서 제안된 프로젝트 아테나(Project Athena)의 뒤를 잇는 새로운 기준이다. 프로젝트 아테나를 설명하기에 앞서 개념적인 설명을 먼저 하자면, 프로젝트 아테나와 인텔 이보는 노트북의 형태와 설계, 구성을 규격화한 노트북 플랫폼 브랜드로 2003년 당시 노트북에 무선 인터넷 칩셋을 반드시 탑재해 지금의 노트북=무선인터넷 공식을 만든 인텔 센트리노(Centrino)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프로젝트 아테나는 인텔이 직접 작성한 PC 사용자가 요구하는 핵심 경험 지표(KEI, Key Experience Indicators)를 기반으로 작성된 가이드라인으로, 스마트폰과 같이 절전모드에서 전원 버튼을 누를 시 1초 이내 켜지는 것을 시작으로, 실제 사용에서 9시간, 동영상 재생 시 최소 16시간 이상 등의 실사용 경험과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8GB 메모리, 256GB NVMe SSD 메모리 탑재 등의 조건을 담고 있다. 여기에 고속 충전 및 전송 단자인 선더볼트 3 지원과 와이파이 6 지원, FHD 이상의 해상도와 테두리 없는 화상을 적용해 몰입감을 높여야 한다.
인텔 이보는 아테나 프로젝트의 인증 조건에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을 합친 새로운 인증 기준으로 일관된 배터리 응답성과 절전 모드에서 1초 내 시스템 재가동, FHD 디스플레이에서 실사용 9시간 이상과 30분 충전으로 최소 4시간 사용 가능한 고속 충전이 기본 조건이다. 이보 인증 제품을 선택한다면 빠르게 시스템을 켜고 끌 수 있고, 최대 충전 상태에서 9시간의 실제 사용 시간과 짧은 충전으로도 적절한 사용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윈도우 10 및 크롬 OS 지원과 인텔 GNA 2.0 지원, 원거리 음성 인식을 만족해야 한다. 여기서 윈도우 10 및 크롬 OS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운영체제의 적용 여부고, 인텔 GNA 2.0은 통합 인공지능으로 제어되는 지능형 PC로, AI 이미지 편집이나 업스케일링, 비디오 편집, 인공지능 심화 학습을 통한 성능 향상 등 시스템 성능과 응답성 개선을 위한 설계다. 음성 지원은 절전 상태에서도 컴퓨터를 음성으로 깨울 수 있는 처리 엔진의 탑재 여부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최대 8K HDR을 지원하는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이 탑재된 인텔 코어 i7과 i5, 40Gbps의 전송 속도와 충전, 디스플레이 연동까지 한 번에 지원되는 선더볼트 4와 고속 인터넷 환경을 위한 인텔 와이파이 6 지원, 12~15.6인치의 휴대 가능한 디스플레이, 저소음 환경을 위한 15mm 이하의 쿨링팬 탑재와 얇고 가벼운 무게 등이 조건이다. 현재로서는 이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지난 9월 출시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i7, i5를 탑재한 제품만 이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아이리스 Xe 그래픽이 탑재된 프로세서가 가장 최신형인 11세대 프로세서라서다.
인텔이 최신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미는 이유는 바로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의 높은 실사용 성능에 있다. 아이리스 Xe는 인텔이 자체 개발한 내장 그래픽으로, 인텔 내장 그래픽 사상 가장 높은 성능을 낸다. 기본적으로 8K HDR 디스플레이 연결과 4대의 4K HDR 디스플레이를 동시 지원하고, 돌비 비전 지원과 이전 세대 대비 20% 향상된 전력 효율로 전력 소모는 낮춰 배터리는 조금 더 오래가고, 작업 효율성은 향상됐다. 인텔은 인텔 아이리스 Xe의 높은 그래픽 성능을 갖춰야 실사용은 물론, 작업 환경에서도 원활한 사용성을 보장하리라 보고 있기에 아이리스 Xe 탑재를 필수로 규정하는 셈이다.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타이거레이크’의 i5, i7 프로세서가 기반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인텔 이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 9월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인 타이거레이크가 등장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해당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 나서면서 다양한 인텔 이보 노트북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브랜드를 비롯해, 에이수스(ASUS)와 MSI, 레노버(Lenovo), HP, 델(DELL), 레이저(RAZER), 에이서, 다이나북(일본 샤프 자회사)이 인텔 이보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12월 출시한 LG전자의 첫 16인치 노트북인 2021 그램16과 그램14를 비롯해 삼성 갤럭시 북 플렉스 2 13.3인치 전 모델과 갤럭시 북 이온 2 15.6인치 1종이 대표적이며, 에이수스의 4K OLED 2 in 1 노트북인 젠북 플립 S나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 등의 제품도 찾아볼 수 있다. 대다수 브랜드가 연초에 제품을 발표하는 만큼, 내년 1분기에는 더 많은 이보 브랜드 노트북이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 이보의 목적은 검증된 혁신이다. 사용자가 복잡하게 제품 스펙을 비교할 필요 없이, 인텔 이보 플랫폼만 확인하면 브랜드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게다가 인텔 이보는 최고의 성능이 아닌,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실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100만 원대 초반부터 시작하는 제품도 적지 않다.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지만, 실사용 성능이 확실한 제품을 선택하고 싶다면 노트북의 인텔 이보 적용 여부를 꼭 확인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