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애플이 만들면 헤드폰도 다를까, 애플 에어팟 맥스
[IT동아 남시현 기자] 12월 8일,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애플의 새로운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 에어팟 맥스(AirPods Max)가 정식 공개됐다. 에어팟 맥스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한 헤드폰으로, 오픈형 이어폰인 에어팟과 밀폐형(커널형) 이어폰인 에어팟 프로에 이은 새로운 라인업의 애플 음향기기다. 에어팟 맥스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기반의 헤드폰으로, 양쪽 유닛에 애플 H1 칩을 내장하고 실시간 사운드 신호를 조절하는 적응형 EQ와 주변 소음을 감지해서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연결된 애플 기기의 자이로스코프 및 가속도계를 이용한 공간 음향 등 애플만의 독특한 음향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에어팟 맥스의 드라이버 하우징은 절삭 공정을 거친 알루미늄 이어 컵으로 돼있고, 독특한 현가장치를 통해 독립적인 움직임으로 헤드밴드와 연결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마다 다른 착용 각도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잦은 움직임에도 헤드 각도가 변경된다. 헤드밴드는 ‘워프 니트 캐노피’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내부에 스테인리스 스틸 헤드밴드 프레임이 적용되고, 그 사이에 통기성이 뛰어난 니트 메시가 배치돼 탄력 있고 안정적인 착용감을 제공한다. 색상은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스카이 블루, 그린, 핑크 다섯 가지가 제공된다.
에어팟 시리즈 고유의 편리한 활용도는 한 차원 더 확장됐다. 오른쪽 드라이버 하우징 상단에는 애플 워치와 흡사한 디지털 크라운이 배치돼 정밀하게 볼륨을 조절할 수 있고, 오디오 재생이나 멈춤, 트랙 건너뛰기, 전화나 시리 활성화 기능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그 옆으로 소음 제어 버튼이 배치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모드를 즉각 바꿀 수 있다.
제품 외관에는 광학 센서와 위치 센서, 그리고 총 9개의 마이크가 곳곳에 배치돼있다. 광학 센서와 위치 센서는 머리에 착용된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데 쓰인다. 이를 통해 에어팟 맥스는 한쪽 이어컵을 들어 올리면 간단하게 일시 정지되고, 벗으면 음향이 멈추는 식으로 동작한다. 마이크 중 8개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용이며, 3개의 음성 인식용 마이크가 있다. 3개의 음성 마이크 중 2개는 음성 인식과 노이즈 캔슬링을 동시에 수행하고, 1개는 추가 마이크다.
기능 면에서는 에어팟 시리즈의 모든 최신 기능이 집약돼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애플이 제작한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해 풀레인지 음역대를 제공하며, 독특한 듀얼 네오디뮴 링 마그넷 모터를 탑재한다. 핵심은 애플 H1칩의 10개 오디오 코어를 활용한 ▲ 적응형 EQ ▲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 주변음 허용 모드 ▲ 공간 음향 기능이다. 적응형 EQ는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실시간 사운드 신호를 분석하고, 착용감과 이어 쿠션 차음에 맞게 사운드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아울러 공간 음향은 5.1 및 7.1 채널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로 녹화된 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인데, 사용자의 머리 및 기기 움직임을 추적하고 동작 데이터를 비교해 사운드 자체가 고정된 위치에서 들리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가장 활용도가 높은 기능은 단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란, 주변에서 고정적으로 들리는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해당 기능을 활용하면 8개의 마이크가 주변 음을 분석해 상쇄시킴과 동시에 음원을 제공하므로 매우 선명하고 깔끔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비행기나 차 내에서 활용하면, 기내에서 고정적으로 들려오는 노이즈 없이 음악만 들을 수 있다. 아울러 헤드폰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주변 소음을 들을 수 있도록 주변음 허용 모드가 제공된다. 주변음 허용 모드는 마이크로 입력된 주변음을 드라이버로 재생하는 식으로 동작한다.
무게와 배터리 성능은 다소 아쉽다. 에어팟 맥스의 배터리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공간 음향을 활성화한 상태로 20시간 연속 오디오 및 통화 재생을 지원하는데, 타사의 노이즈 캔슬링 지원 헤드폰과 비교하면 조금 짧다. 물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소음 차단 수준이 타사와 다를 수 있으니 무작정 짧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게다가 5분 충전으로 1.5시간 음악 감상을 지원하므로 실사용 성능은 또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무게는 지금 공개된 내용만 가지고도 무겁다는 게 확인된다. 대다수 40~50만 원대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무게는 220~300g 사이며, 280g이 넘어가면 묵직하다고 분류되는 편이다. 그런데 에어팟 맥스의 무게는 384.8g으로 무선 헤드폰 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무겁다. 이 부분은 실사용자의 착용감과 느낌에 따라 호불호가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 맥스는 패키지 내 제품 본품을 포함해 스마트 케이스, 라이트닝에서 USB C형 지원 케이블, 설명서가 포함된다. 따라서 충전기가 제공되지 않으며, 기기 자체는 라이트닝 단자로 충전된다. 아울러 라이트닝 단자를 3.5mm AUX로 변환하는 전용 케이블을 활용하면 일반 AUX 단자 오디오에도 유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비싸고 무겁지만, 에어팟 프로의 전례가 기대치 ↑
전반적으로 에어팟 맥스는 타사 고급형 헤드폰과 비교해 가격대는 20~30만 원정도 비싸고, 무게도 한 체급 위다. 그렇다보니 실 제품 출시 후 확연히 드러나는 수준의 성능 격차를 보여주어야만 값어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에어팟 시리즈가 이유있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에어팟 맥스도 숨겨놓은 한방을 갖추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제품 가격은 71만 원대로 19만 원대인 에어팟과 32만 원대인 에어팟 프로보다 가격대가 높다. 글로벌 출시는 오는 12월 15일부터 배송이 시작되며, 한국 시장은 추후에 출시될 예정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