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60Hz 주사율로 벼려낸 게이밍 성능, 에이수스 ROG 스위프트 PG259QN
[IT동아 남시현 기자] 텔레비전 업계에서의 주요 경쟁 수단은 패널의 종류, 그리고 크기다. 각 제조사는 패널 특성에 따른 화상의 표현력 변화를 강조하고 나서며, 제품 크기와 기능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하지만 게이밍 모니터 업계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게이밍 모니터는 텔레비전처럼 제품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에서의 경쟁보다는, 반응 속도나 주사율, 응답 지연 등 실제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수단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대다수 사용자가 우수한 제품이라고 평가하더라도, 오히려 프로게이머들은 구식이지만 제 눈에 잘 맞는, 반응속도와 응답지연이 극도로 적은 모니터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곤 한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지만, e스포츠는 그런 미세한 부분에서 승패가 갈리는 분야다. 특히 주사율(Refresh Rate)만큼은 대다수 게이머가 가장 쉽게 이해하는 개념이기에, 그만큼 성능 경쟁도 치열하다. 주사율이란, 모니터 화상이 1초에 표현할 수 있는 화상의 횟수로, 60Hz 주사율이면 1초에 60회 화면이 갱신된다. 144Hz 모니터는 144회 갱신되는데, 그래픽 카드가 144프레임을 낼 수 있다면 144Hz 모니터의 초당 갱신속도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즉, 주사율이 높고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높을수록 화면의 흐름이 부드러워지고, 게임 화면을 통해 정보를 인지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2~3년 전만 해도 이 주사율은 144Hz 정도면 높은 수준이었다. 당시 그래픽 카드로 이 수준을 따라잡을 만한 게임도 많지 않았고, 게이머들 역시 60Hz에서 144Hz로의 변화에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래픽 카드 성능이 상향평준화되고, 모니터 주사율 경쟁이 심화되면서 165Hz 모니터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보다 높은 240Hz 제품이 대세다. 그러던 중, 올해 중반 에이수스(ASUS)가 280Hz 모니터를 내놓으면서 그야말로 에이수스가 독주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360Hz, 1초에 360회의 화면 갱신, 극한의 주사율을 내다
에이수스 ROG 스위프트(Republic of Gamer Swift) 360Hz PG259QN(이하 에이수스 PG259QN)은 그야말로 극한의 주사율을 낸다. 국내에서 여전히 에이수스 이외에 280Hz 모니터를 내놓은 브랜드가 없는데, 이 제품은 이보다 더 높은 360Hz 주사율 모니터다. 에이수스 PG259QN은 평면 내 전환(IPS) 기반의 16:9 비율의 24.5인치 패널이 사용되었으며, FHD(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한다. 화상은 SDR과 HDR 상태 모두 400니트 수준으로 보편적인 밝기를 제공하며, 상하좌우 178도 광시야각을 지원해 꺾은 상태로 쳐다봐도 화상의 밝기나 색감 왜곡이 적다.
제품 외관은 에이수스 ROG 브랜드 고유의 형태가 잘 드러난다. 스탠드는 박막처리된 금속 재질이 복합적으로 사용돼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데다가, 균형 감각도 잘 맞춰져 있다. 아울러 좌우 25도 스위블(Swivel)과 100mm 상하 엘리베이션, 위로 20도, 아래로 -5도 정도 앉은키 눈높이에 맞추는 틸트와 화면을 90도로 꺾는 피벗(Pivot) 기능까지 모두 지원한다. 덕분에 횡스크롤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자유자재로 모니터 화상의 각도를 바꿀 수 있다.
특히 제품 후면에는 에이수스 아우라 싱크(Aura Sync) 조명 효과가 점등되는 ROG 로고가 배치돼있다. 이 로고는 자체적으로 여러 분위기의 조명 효과를 내는데, 에이수스 게이밍 메인보드나 키보드 등 동사의 아우라 싱크 적용 모델과 동기화해 조명 효과를 같이 낼 수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이밍 룸을 조성하는 사용자라면 조명 효과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좌측부터 HDMI 2.0 포트, 디스플레이 포트 1.4,USB 3.0 허브 활성화에 필요한 B 타입과 B 타입 연결 시 사용할 수 있는 A타입 2개, 오디오 단자가 있다. 중간에 실리콘 덮개로 된 단자는 서비스 센터용 포트로, 일반 사용자는 사용할 일이 없다. 부가 기능부터 설명하자면 USB B타입 포트는 동봉된 케이블로 데스크톱의 USB 3.0 포트와 연결하면 되는데, 그럼 측면의 USB 3.0 포트 두 개에 전원이 들어온다. 이를 활용해 게이밍 마우스나 헤드폰, 키보드 등 데스크톱 후면보다 가까운 거리에 연결하길 바라는 장치를 연결하면 좋다.
DP 포트와 HDMI 포트는 각자 지원하는 주사율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HDMI 포트는 대역폭의 한계로 24~240Hz 주사율까지만 지원한다. 즉, 해당 제품의 최대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DP 포트를 갖춘 그래픽 카드와 연결해야 하며, 이 상태에서 1~360Hz의 최대 주사율을 발휘한다. 따라서 HDMI만 있는 게이밍 노트북이 아닌, DP 포트까지 갖춘 하이엔드급 게이밍 노트북이나 게이밍 데스크톱과 연결하길 바란다.
360Hz 초 고주사율이 핵심이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게이밍 모니터의 성능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은 반응 속도, 주사율, 응답 지연이 있고, 이외 엔비디아 지싱크나 ULMB(초 저속 모션블러), 섀도우 모드, HDR 지원 등의 부가 기능을 따진다. 핵심 기준을 잘 갖춘 제품일수록 기본기가 튼튼한 제품이고, 부가 기능이 많을수록 활용도가 높다. 에이수스 PG259QN의 경우 해상도 부분만 제외하면 기본기와 부가 기능을 모두 갖춘 편이다. 해당 제품의 반응 속도는 GTG(회색에서 회색 간 전환 속도) 기준 최대 1ms인데, 평면 내 전환 패널로는 이보다 빠른 제품이 손에 꼽는다. 응답 지연의 경우 그래픽 카드가 출력하는 화상을 화상화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인데, 최근에는 상향 평준화되어서 고성능 제품이라면 5~10ms 정도로 보아도 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주사율이다. 일반 게이머라면 GTG 1ms나 응답 지연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지만, 주사율만큼은 체감하는 게이머가 많다. 물론 360Hz는 너무 높아서 240Hz 모니터와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게이머들이 초당 360회나 재생되는 모니터를 찾는 까닭은 바로 그래픽 카드 성능을 온전히 쓰고 싶어서다. 특정 게임에서 그래픽 카드가 360프레임으로 재생된다고 가정하자. 만약 240Hz 모니터를 쓰면 360프레임 중 120프레임은 버려진다. 이런 경우에 360Hz 모니터를 쓰면 360프레임 모두 표기 된다. 보통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 같은 저사양 FPS 게임을 최신형 그래픽 카드로 플레이하면 300~500프레임까지 나오는데, 이런 게임에 쓰기 특화된 성능이다.
부가 기능 중에서도 HDR 10과 지싱크 기능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HDR(High Dynamic Range)은 화면 내 명부와 암부 간 대비를 표준에 가깝게 맞춰 화상의 표현력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고성능 제품은 평균 대비를 맞추고도 스마트폰보다 밝은 1,000니트급 밝기를 보이는데, 에이수스 PG259QN 역시 400니트 정도는 발휘한다. 최신 게임이라면 대체로 HDR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또 HDR 활성 시 게임 플레이에 유리한 부분도 많아서 필요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자.
아울러 에이수스 PG259QN은 엔비디아 지싱크 모듈을 내장하고 있다. 지싱크란, 엔비디아 게이밍 그래픽 카드 사용 시 모니터 주사율과 그래픽 카드의 전송 신호를 맞춰서 화면이 끊기는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최근 많은 게이밍 모니터들이 지싱크를 지원하긴 하지만, 이는 모니터에 기본 포함된 어댑티브 싱크를 활용한 호환 기능이다. 반면 에이수스 PG259QN는 지싱크 처리를 위한 별도의 연산 처리장치가 내장돼 완전한 수준의 지싱크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지싱크 호환은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와 연결한 다음 제어판에서 별도로 설정을 잡아주면 된다.
360Hz로 플레이하는 게임은 어떤 기분일까? 주사율 성능을 짚어보기 위해 엔비디아 RTX 3060 Ti를 장착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를 플레이해 보았다. 사실 에이수스 PG259QN같은 극단적인 주사율 모니터가 등장한 이유도 이런 부류의 게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리 초 단위로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인 만큼 게이머들 역시 가능한 고 주사율을 유지해 최상의 게이밍 환경을 유지하고자 하고,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제품이 에이수스 PG259QN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기자가 FPS 게임을 못해서 때문에 초 고주사율에 따른 이점을 느끼기는 어려웠지만, 분명 부드러운 플레이 환경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를 인식할 수 있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울러 게임 플러스 기능을 통한 십자선 기능이나 타이머, 프레임레이트 확인 기능 역시 게임 중에 상당부분 도움이 되었다. 대신 이전에 출시된 제품들의 큼직큼직한 십자선 대신, 몇 픽셀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십자선이므로 플레이어에 따른 호불호는 있을 듯 했다.
탈인간 급 반응 속도를 지녔다면 노려볼만하다
원래 제품 리뷰를 진행할 때 극한처럼 최상급을 뜻하는 단어 사용은 지양한다. 해당 제품의 성능이 아주 뛰어나더라도 더 우수한 제품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 리뷰 대상인 제품은 이미 올해 1월 CES 2020(소비자 가전 전시회)에 처음 등장 때부터 존재감이 남달랐다. 타 브랜드가 올해 240Hz 주사율을 내놓을 예정인데, 에이수스 혼자 360Hz 제품 출시를 예고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 제품에 한해서는 극한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 보니 성능 역시 출중하다. 기자 개인적으로 240Hz 모니터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못 맞출 정도긴 하지만, 그만한 차이를 느끼는 게이머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 정도를 느끼는 상위 0.1%의 게이머라면 에이수스 PG259QN처럼 초 고주사율 모니터가 좋은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꼭 초 고주사율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FHD 기반 게이밍 모니터 중 이만한 게이밍 성능과 부가 기능을 갖춘 제품도 드물다. 현재 국내 정식 출시가는 90만 원대 후반으로, FHD 기반의 최상급 게이머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게이밍 성능의 최고를 추구한다면, 에이수스 ROG 스위프트 360Hz PG259QN으로 모니터를 구성해보는 건 어떨까?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