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팔고 싶은' 바다드림.. "30일 내내 출근했어요"
[스케일업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바다드림 (3)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스케일업(Scale-up)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 델리스, 바다드림, 에이치엔노바텍과 함께한 지 어느덧 세 달이 지났습니다. 초기 만남 이후 각자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시급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고민했는데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에 집중했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다시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다드림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거점으로 새벽 경매에 참여해 품질 좋은 회를 고객 식탁 위로 배달하는 O2O 플랫폼 '회이팅'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회'와 '식사(Eating)'를 더한 합성어인데요. 쉽게 설명하면, 생선회 배달 서비스입니다. 좋은 회를 좋은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기본에 충실하고자 노력 중이죠.
지난 3개월간 ‘많이 판매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다드림은 어떻게 변했는지, 지금부터 전해드립니다.
CCTV 아이디어, 라이브 커머스로 제공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냐는 인사 같은 질문부터 전했다.
"비즈니스모델(BM) 분석을 끝낸 뒤, 공교롭게도 추석 때문에 정신 없이 바빴다. 같이 바꿔보고자 한 바가 많았는데, 바쁘기도 하고, 시간이 짧아 시도하지 못했다. …정말 지난 기억은 열심히 포장하고 배송했던 기억밖에 없다(웃음)."
아쉬웠다. 고객들에게 CCTV 형태로 24시간 수족관을 보여주면, 횟감의 신선도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방어, 대광어는 크기부터 남다르다. 이를 매일 방문하는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면, 결국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CCTV 아이디어는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시스템을 구축하고, 홈페이지를 손봐야 한다. 변명이지만, 추석 때문에 정신 없었다(웃음). 비슷한 얘기인데, 라이브 커머스 요청이 몇 건 들어왔다. 정확한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유의미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중이다. 실시간 방송 촬영과 판매를 진행한 뒤에 수족관 CCTV 관련 얘기를 해당 업체와 진행할까 고민 중이다.”
김 대표는 추석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꺼냈다. 추석 전후로 약 한달동안, 주말 없이 30일내내 출근했단다. 추석 전에는 선물세트를 많이 찾았고, 추석 후엔 수산물 세트가 꾸준히 팔렸다. 나름 이유를 분석한 결과, 고객들이 추석 기간 동안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담백한 회를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추석은 코로나19로 귀성객이 많지 않았다. 고향을 찾는 발걸음이 확연하게 줄었고, 추석 기간 쉬는 음식점이 많아 배달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추석 전부터 바다드림으로 연휴시간 휴무 여부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고. 추석 당일과 다음날 확실히 주문이 늘었다. 이어진 김 대표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다만, 반짝 특수였다. 추석 전후로 확연하게 늘어났던 주문 건수가 다시 떨어졌다. 예상컨대, 겨울이 좀 다가와야 다시 주문이 늘어날 것 같다. 확실히 회는 겨울에 많이 찾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회이팅은 배송을 전제로 한 서비스라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곳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 사람이 정말 많이 줄었다. 시장 자체도 침체에 빠졌고…, 사실 이런 추세라면 겨울에도 회를 찾는 손님이 많이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고객 사로잡을 회이팅의 포인트는?
날은 추워지고 있는데, 의외로 손님이 늘지 않는단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도 원인을 분석 중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 바다드림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몇 가지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해양수산부가 진행하는 소비쿠폰 대전이 있다. ‘대한민국 찐 수산대전’으로, 일종의 기획전이다. 현지 수산물을 할인해 기획 판매하는 행사로 우리는 1만원 가격의 상품을 매주 선보였다. 고객 입장에서는 품질 좋은 수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으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지난 BM분석 당시 고민했던 다양한 유입 상품을 이렇게 해결했다. 고객을 사로잡을, 고객이 다시 찾을 바다드림만의 소구 포인트다. 한정적인 메뉴라는 단점과,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제품은 새로운 고객 유입에 부정적이다. ‘좋은 회’를 찾는 일부 충성 고객은 꾸준하게 회이팅을 방문하겠지만, 다양한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대광어’, ‘대방어’는 다소 먼 이야기다. 즉, 바다드림의 주간 이벤트는, 변화하려는 그 시도만으로 긍정적이다.
“BM 분석 후 고민이 많았다. 우리 서비스, 회이팅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근본적인 질문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좋은 횟감을 경매로 받아 소분해서 판매한다는 본질은 명확하다. 결과가 말해준다. 재구매율과 재방문율은 정말 높다. 다만, 우리의 서비스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있다.”
이전부터 이어져 온 바다드림의 고민이다. 서비스 본질은 잘 지키고 있다. 다만, 확장하는 것이 어렵다. 편의점과 연계해 주문을 받아 배송 서비스를 시도했고, 야구장에서 회를 판매하기도 했다. 서울지역에 한해 평일 오후 2시까지, 공휴일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래저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뛰는 바다드림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녹록치 않다. 김 대표는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푸념한다. 김호섭 이사와 둘이 열심히 뛰어다니던 창업 초기와는 상황이 다르다. 필요한 인원을 충원하다 보니 바다드림과 함께하는 인원이 늘어났고, 수족관도 구비했다. 회 전문 쉐프, 배송 유통 직원, 홈페이지 운영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소위 말해 먹여 살릴 입이 늘었다. 늘어난 매출만큼 지출도 늘어난 것.
해결책은 무엇일까. 스케일업으로 함께한 지난 3개월간의 시간은 어땠을지 궁금했다.
“스케일업과 함께하며 당장 매출과 연결해 도움받았다고 할 수는 없다(웃음). 다만, 아쉽다. 이런 시간이 없었으면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우왕좌왕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조금 더 일찍 스케일업을 통해 재정비했었더라면…’ 이런 생각을 자꾸 한다. 그럼 보다 명확한 방향을 향해 정진했을텐데.”
김 대표의 푸념이 이어졌다.
“스타트업은 전체적인 그림을 한번 그려보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끼리 생각하고, 우리끼리 결정하고, 우리끼리 과제를 정했다. 좀더 외부의 조언, 멘토의 한마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렇게, 스케일업을 통해 다시 한번 재정립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어서 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경쟁사 서비스를 보지 않았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안됐다. 서로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하며 사이좋게 지낼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경쟁사가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서비스를 고도화하는지 살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는, 아이 같은 자존심만 세웠던 것 같다. 황 대표님이 전한 오늘회, 인어교주해적단과의 비교를 통해 정신을 차린 기분이다. 배울 건 배우고, 버릴 건 버리며, 회이팅만의 차별점을 찾아 갈 생각이다.”
자아성찰과 같은 자기 반성은 아니지만, 바다드림은 이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가지 아쉬움을 전했다.
“바다드림을 처음 창업했던 초기, 스케일업과 같은 프로그램을 몰랐다. 지금은 창업을 지원하고 돕는, 많은 프로그램과 지원 센터들이 있다. 바다드림도 초기에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분명히 가능성이 보인다(웃음). 뭔가 하나 실낱 같은 끈, 아직 회이팅을 찾는 고객이 있다는 작은 사명감을 느낀다. 바다드림은 아직 스타트업이다. 이제 시작이다. 갈 길이 먼 바다드림의 회이팅에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영상 / 뉴미디어팀 안지현(itdongaj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