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윈도 10 'MS 스토어' 어쩌나

강화영 hwa0@itdonga.com

[IT동아 강화영 기자] 무료 또는 유료 앱(App)을 사고 파는 공간인 '앱 스토어'라고 하면, 흔히 구글이나 애플이 운영하는 모바일 앱 스토어를 생각한다. 모바일에 비해 활용 가치는 떨어지지만, 구글 '크롬 웹스토어', 애플 '맥 앱스토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Microsoft Store, 이하 MS 스토어)'도 온라인 앱 스토어다. 크롬 웹스토어에는 크롬 웹브라우저용 앱/테마, 확장 프로그램이 있고, 맥 앱스토어에는 게임, 생산성, 음악 등 맥 컴퓨터용 앱이 있다. iOS 앱스토어와 다운로드, 업데이트 구조가 같다.

MS 스토어 로고. 출처=마이크로소프트
MS 스토어 로고. 출처=마이크로소프트

MS 스토어는 윈도 8, 8.1, 10, 10X 운영체제(OS)가 설치된 PC, 태블릿을 위한 앱 스토어다. 잘 쓰지는 않지만 윈도10에 기본 내장돼 있어, 윈도 사용자가 많은 국내에서 친숙하다. 시작 메뉴를 눌러 바로 찾거나, 작업표시줄에 있는 검색창에 'Store(스토어)'를 입력만 해도 나온다. 윈도 8~8.1까지는 앱을 설치하고 난 뒤에도 창 모드가 아닌 전체 화면으로 실행돼 불편했는데, 윈도 10부터는 창 모드 지원이 돼서 편리해졌다. 업무, 생산성, 소셜 네트워킹, 게임 등을 위한 앱이 있다.

MS 스토어는 2012년, 윈도 8 업데이트와 함께 출시됐다. 크롬 웹스토어(2010.12 출시), 맥 앱스토어(2011.01 출시)가 한창 뜨거운 반응을 얻던 때라 뒤늦은 행보였다. 맥 앱스토어는 개시 첫 날, 세계에서 100만 건이 넘는 앱이 다운로드돼 여러 업계 전문가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 구글, 애플은 모바일로 장악한 주도권을 PC로 확장하는 전략을 앞다퉈 추진했다. MS 스토어는 성공 모델인 애플 앱스토어를 적극 모방해 흐름에 편승했다. MS 스토어도 애플 앱스토어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사전 심사를 거친 앱만 등록 가능하다.

MS 스토어가 여전히 인기 없는 이유

MS 스토어가 출시된지 햇수로만 벌써 8년 차다. 윈도 사용자라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앱 스토어임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인기 없는 걸까. 크롬 웹스토어, 맥 앱스토어와 비교해 MS 스토어에는 쓸 만한 앱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는 MS 스스로 실패를 인정한 '범용 윈도 플랫폼(이하 UWP, Universal Windows Platform)'과 관련 있다. MS는 보안과 안정성을 위해 윈도 10용 앱은 UWP로 개발하도록 강제했다. 윈도 7까지 윈도 OS의 핵심 기술이었던 32비트 윈도(이하 Win 32) 사용은 극히 일부만 허용했다.

UWP. 출처=마이크로소프트
UWP. 출처=마이크로소프트

UWP는 윈도 OS가 설치된 모든 기기(PC, 모바일, Xbox, 서피스 허브, 홀로렌즈, IoT 기기)를 윈도 OS 안에 묶어놓는 플랫폼이다. 즉 단 한번의 개발로 모든 기기에 대응한다. 나쁘게 보면 독점이고, 좋게 보면 기기간 범용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당시 MS는 Win 32용 윈도 데스크톱 앱은 점차 사라지고, UWP 앱이 대세가 될 거라는 잘못된 예측을 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다. 개발사는 윈도 7이하까지 모두 지원하는 Win 32용만 개발하고, 윈도 10만 지원하는 UWP에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UWP로 개발한 앱은 성능이 낮아 사용자도 선호하지 않았다. 투자 대비 수익이 낮은 UWP와 MS 스토어가 외면 받게 된 배경이다.

지난해부터 MS가 UWP 강제 정책을 완화했다. Win 32, PWA 등 다른 기술 활용이 가능해져 MS 스토어가 어느 정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특히 Win 32를 통해 기존보다 다양한 앱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2019년 4월, 공개한 자사 '크로뮴 기반 엣지 웹브라우저'에도 UWP를 사용하지 않았다. 엣지 웹브라우저는 UWP로 개발한 대표 사례여서 눈길을 끌었다.

개방형 플랫폼이자 공정한 시장인 MS 스토어?

한편 스마트폰 양대 앱 스토어인 구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 스토어'가 반독점 논란을 겪는 가운데, MS가 플랫폼사, 개발사간 상생협력 정책을 발표했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리마 알라일리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윈도10용 MS 스토어 10대 원칙'을 밝혔다. 주요 내용은 MS 스토어에서 ▲자유로운 앱 배포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 전송 방식 자유 ▲개발사 자체 결제 시스템 허용 ▲다른 앱스토어와 경쟁을 고려해 합당한 수수료 청구 및 상품 판매 강요 없음 ▲앱을 통해 사용자와 직접 소통 허용 ▲투명하고 공정한 규칙, 정책 유지 등이다.

핵심은 '개발사 자체 결제 시스템 허용'과 '합당한 수수료 청구'다. 타 플랫폼사인 구글, 애플은 앱 스토어에 올라오는 모든 앱에 자사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만 쓰도록 제한한다. 인앱결제를 적용하면,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플랫폼사가 가져간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MS 정책 발표를 크게 환영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최고경영자)는 "MS가 윈도에서 오랫동안 지켜온 원칙을 공식 거론해 기쁘다”며, “MS 스토어는 개방형 플랫폼이자 공정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8월, 구글,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MS 스토어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지 한달이 되어간다.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고객을 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강화영 (hwa0@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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