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 날개를 어디에 쓰나?" LG 윙, 크리에이터가 써보니..

장현지 hj@itdonga.com

[IT동아 장현지 기자] 스마트폰에 마치 날개가 달린듯한 LG 윙. 회전식 듀얼 스크린으로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시켜 스위블(Swivel) 모드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제품의 생김새, 즉 폼팩터(form factor)부터 “나는 좀 달라”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르며, 또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LG 윙을 활용하여 영상을 제작해본 실사용 후기를 공유한다.

윙을 스위블 모드로 쥔 모습
윙을 스위블 모드로 쥔 모습

윙을 처음 손에 쥐면 꽤 묵직한 느낌이 든다. 약 260g으로, 이전 출시작인 LG 벨벳에 비해 80g가량 더 무겁다(LG벨벳은 약 180g). 화면 또한 큰 화면 6.8인치, 작은 보조화면 3.9인치로 큼직하고 전면에 카메라가 없어 더욱 넓어진 느낌이다.

또한 화면 두 개를 겹쳐놓은 형태로 일반 스마트폰보다 두꺼운 느낌이다. 앞쪽에 위치하며 시계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화면을 메인 스크린, 뒤쪽에 위치하며 바 형태('I'모양)로 고정되어 있는 화면을 세컨드 스크린이라 칭한다.

웨일 브라우저로 영상과 댓글을 동시에 감상하는 모습
웨일 브라우저로 영상과 댓글을 동시에 감상하는 모습

스위블 모드로 가장 먼저 유튜브를 시청해보았다. LG윙을 직접 만나기 전, 화면이 두 개이니 메인 스크린에는 영상을 가로 모드로 꽉 차게 재생하고, 세컨드 스크린으로는 댓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행 중인 유튜브 앱 하나를 화면 두 개에 부분별로 분할하기는 어려웠다(작성시점 기준).

유튜브 라이브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메인 스크린으로 송출화면을 확인하고 세컨드 스크린으로 구독자의 댓글을 나눠서 보고 싶었지만 불가했다. 정리하면, 앱 하나를 화면 두 개에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스크린마다 다른 앱을 켜서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스위블 모드를 정식으로 지원하는 앱이라면, 앱 하나를 화면 두 개에 각각 분할하여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는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앱이 있다. 스위블 모드를 지원하는 LG윙 전용 웨일 브라우저를 통해 유튜브 영상이나 네이버TV 클립 영상을 재생한다면 영상은 메인 스크린에,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은 세컨드 스크린에 띄워 동시에 볼 수 있다. 레이싱 게임인 '아스팔트9' 또한 스위블 모드를 지원하여 화면 한 쪽에는 레이싱, 다른 한 쪽에는 맵으로 분할하여 볼 수 있다.

방향전환이 자유로운 모습
방향전환이 자유로운 모습

정식 지원하지 않는 앱이더라도 화면이 두 개이니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 작업에는 최적화되어있다. 유튜브를 보면서 문자를 한다든가, 게임을 하며 카톡을 하는 것이 원활하게 가능하다. 또 화면 방향 전환이 자유로워 기본'ㅜ'모양 뿐만 아니라 'ㅓ','ㅏ','ㅗ'모양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일이 메인 작업에 따라 세컨드 스크린 위치를 알맞게 배치할 수 있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에 임했다. (스위블 모드가 아닌)일반 모드로 처음 카메라를 켜고 흔히 말하는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으려고 하니, 전면에 카메라가 없어 다소 당황했다. 아래쪽 전면 카메라 전환 버튼을 누르면 숨겨져있던 카메라가 스마트폰 상단에서 올라온다. 다시 후면 카메라로 전환하면 자동으로 들어가며, 혹시 모를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가 올라온 상태에서 낙하가 감지될 경우 카메라가 자동으로 들어간다(영상 참고).

스위블 모드로 카메라를 켜면 기본적으로 '짐벌모드'가 실행된다. 촬영 목적에 따라 세 가지 모드로 선택할 수 있는데, 움직임이 많거나 영화처럼 앵글을 자유롭게 바꾸면서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하고 싶을 때는 'FPV(First Person View)모드'로 선택하는 것이 적합하고, 여행가서 풍경을 담을 때처럼 위아래를 고정하고 좌우 앵글만 변화를 주면서 촬영하려면 'PF(Pan Follow)모드'를, 상하좌우 움직임을 모두 부드럽게 잡으면서 촬영하고 싶을 때는 'F(Follow)모드'로 설정하는 것이 적합하다.

'F(Follow)모드'는 기울임까지 잡아주어 스마트폰을 좌우로 기울여도 실제 촬영물에는 반영되지 않아 움직임이 적은 안정적인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고, 'FPV(First Person View)모드'는 기울임을 그대로 따라가 조금 더 역동적인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었다(영상 참고).

모드를 선택 후, 손에 쥐는 그립부가 되는 세컨드 스크린 속 조이스틱 버튼을 이용해 부드럽게 화면 구도를 변경할 수 있다. 조이스틱을 살짝 당기면 구도도 천천히 이동하고, 강하게 당기면 빠른 속도로 이동하니 조정하여 촬영할 수 있다. 마치 스틱을 조정하는대로 카메라 렌즈가 움직이는 듯 했으나, 실제 카메라 렌즈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LG윙의 짐벌 기능은 광각 카메라로 촬영 후 외곽 부분을 크롭, 즉 잘라내어 소프트웨어로 보정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빛이 적은 환경에서는 영상 품질이 다소 떨어져 아쉬움이 남았다. 만약 야간 촬영을 많이 해야하는 사용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해당 내용을 참고하여 직접 체험 후 결정하길 권한다.

또한 '듀얼 레코딩'이 가능하다. 모드를 듀얼 레코딩으로 설정하면 숨겨져있던 팝업 카메라가 나오면서 후면 카메라와 전면 카메라를 모두 사용하여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마치 영상통화같은 느낌으로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데, 이렇게 촬영한 영상은 각각 분리하여 저장할 수 있다. 촬영을 도와줄 사람없이 혼자서도 내 눈 앞에 펼쳐진 상황과 내 모습을 동시에 녹화할 수 있어 일상(브이로그)영상을 제작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모바일 편집 앱 두 개를 동시에 실행하는 모습
모바일 편집 앱 두 개를 동시에 실행하는 모습

촬영을 마쳤으니 편집을 시작했다. 모바일 편집 앱 VLLO와 VITA를 사용했는데, 메인 스크린과 세컨드 스크린에 편집앱을 각각 실행하여 동시에 영상 두 개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다만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영상 두 개를 동시에 편집해야할 일은 많지 않으니 메인 스크린에 편집 앱 하나를 실행하고 세컨드 스크린에는 웹 브라우저를 켜두고 편집 중 필요한 정보나 이미지 소스를 바로 검색하여 저장하고, 메인 스크린의 편집 앱에서 불러올 수 있어 유용했다.

이처럼 콘텐츠를 제작 시에는 다양한 활용도가 느껴졌다. 개성있는 생김새만큼 개인의 사용목적에 잘 부합한다면 작업 능률을 올릴 수 있겠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스위블 모드에 정식 호환되는 앱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짐벌모드로 촬영할 수 있는 영상 품질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첫 시도인만큼 정식 호환 앱이 더욱 늘어나고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질 가능성이 보여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장현지 (h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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