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이모저모
국내 휴대폰 2위, 세계 휴대폰 3위를 자랑하던 LG전자. 하지만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근심이 늘어 가고 있다. 피처폰(일반 휴대폰) 시장을 너무 굳게 믿었던 탓인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처가 타 기업보다 많이 늦었던 것이 그 이유다. 지난 17일, LG전자 남용 부회장이 물러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까지 스마트폰 시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것이 결국 화근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두 손 놓고 바라볼 수 만은 없는 노릇. ‘옵티머스’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하며, 늦게나마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현재 출시된 제품들보다 향후 출시할 제품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지금까지 출시해 왔고, 앞으로 출시할 LG전자 스마트폰을 알아보자.
쿼티 자판이 매력인 옵티머스Q
옵티머스Q는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진입을 위한 초석을 다진 제품이다. 이미 한발 뒤진 상태의 LG전자는 노심초사 끝에 5개월간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사용자를 관찰하는 ‘생활 연구’ 조사를 실시했고,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옵티머스Q 안에 담았다고 자부했다.
옵티머스 Q는 아이폰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중의 하나인 ‘스캔 서치’ 외에 네이버맵, 네이버 서치, 20여종의 지식 사전, 다음 로드 뷰, 맛집, 웹툰 등 인기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탑재했으며, 스케줄러, 전자사전, 지하철 노선도, 계산기, 메모장 등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미리 탑재해 편의성을 더했다.
여기에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특화된 쿼티(QWERTY) 자판을 기본 탑재했다. 쿼티 키패드 이외에도 정전식 터치 스크린, 전면 하단의 트랙볼(Track Ball), 4방향 내비게이션 키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이 옵티머스Q의 특징이다.
다만, 타사의 안드로이드폰에는 2.1 버전의 안드로이드가 탑재되었음에도 1.6 버전으로 출시된 바람에 반응 속도나 애플리케이션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7일, 안드로이드 2.1로 업그레이드되었으며(업그레이드 이후 체감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되었다는 소문이 자주 들렸다), 8월 말 LG U+의 통계로 옵티머스Q는 약 7만 대가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기대는 컸지만… 옵티머스Z
옵티머스Z는 옵티머스Q가 출시되고 단 2개월이 지난 후에 선보였던 제품으로, LG전자가 큰 기대를 걸었던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출시되어 국내에서 1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동안 옵티머스Z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옵티머스Z는 옵티머스Q와 비슷하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기본 탑재한 상태로 출시되었다. 옵티머스Z만의 특징이라고 하면, TV CF 속에서도 선보인 기능인 옵티머스Z의 ‘드래그&쉐이크’를 들 수 있다. 폰을 흔들기만 하면 다른 폰으로 파일을 전송해 주는 기능인데, 같은 옵티머스Z 사용자끼리만 가능해, 효용성이 그리 높지 않다. 더구나, 옵티머스Q의 강점이었던 쿼티 키패드가 빠져서 일부 사용자에게 도리어 반응이 좋지 않았다.
옵티머스Q와 Z의 아쉬운 점
사실, 옵티머스Q나 Z는 1GHz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512MB의 메모리(RAM)를 탑재하고 있어, 제품 사양만 놓고 보면 아이폰 3Gs나 갤럭시S와도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아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저장 용량이 부족하다는 것(여기서 언급하는 저장 용량은 애플리케이션 설치 공간이다). 그나마 옵티머스Q는 4GB이지만, Z는 1GB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기본 설치되어 나오는 애플리케이션의 용량이 약 500MB 가까이 되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Q가 3.5GB(공식 사양표에는 3GB로 되어 있다)이지만, Z는 500MB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옵티머스 Q와 Z에는 추가 확장할 수 있는 마이크로 SD 메모리 카드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Q에는 기본 4GB, Z에는 기본 8GB의 마이크로 SD 메모리 카드가 기본 제공되며, 최대 32GB까지 확장 가능하다.
보급형 스마트폰을 노리는 옵티머스원, 시크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 옵티머스원(One)과 시크(Chic)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제품 사양만 보면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하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제조사가 내세운 점이 1GHz 프로세서, 슈퍼 아몰레드, 레티나 망막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의 장점을 부각시켰다면, 옵티머스 원과 시크는 좀 다르다. 600MHz 프로세서, 3.2인치 디스플레이, 150~170MB의 메모리(RAM) 등의 사양이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들보다 한참 낮은 사양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중 가장 최신 버전인 2.2 프로요가 탑재되어 있다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구글과 협력 개발을 통해 최저 사양에 가까운 제품의 하드웨어에 안드로이드 2.2를 탑재했다는 것은 그만큼 최적화 작업을 충실히 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옵티머스원과 시크는 60~70만 원대로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어, 그간 스마트폰의 높은 가격(참고로,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90~100만 원대이다)이 걸림돌이 되어 구매를 꺼렸던 소비자에게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이번 옵티머스 원과 시크를 출시하며, 전 세계에서 1,000만 대 판매를 예상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제품이 출시된 후, 추후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기대가 된다.
윈도우폰7을 탑재한 옵티머스7
앞으로 출시될 또 하나의 LG전자 스마트폰, 옵티머스7(모델명 C900)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윈도우 모바일의 새로운 버전인 윈도우폰7을 운영체계로 탑재했다는 것. 지난 IFA 2010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제품으로, 10월 중 유럽에서, 11월이면 AT&T를 통해 미국에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3.5인치 디스플레이에 쿼티 자판을 탑재했다는 것 이외의 자세한 사양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옵티머스7의 또 하나의 특징은 복잡한 설정 없이 와이파이로 연결된 기기 간의 파일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옵티머스7의 화면에 와이파이로 연결된 TV, PC,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들이 나타나며, 터치로 선택한 뒤 해당 파일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단, 아직 공식 출시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제품의 성능이나 외형, 사양 등은 바뀔 수도 있지만, 향후 안드로이드폰, 아이폰과 같이 경쟁할 윈도우폰7을 먼저 선점한다는 LG전자의 추후 행보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현재 LG전자는 뒤처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인 안드로-1을 시작으로, 현재의 옵티머스 시리즈 스마트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반대로, 아직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느낌도 강하다. 사실, 지금까지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무대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그림자에 가려 있었으며. 여태까지 출시한 스마트폰도 딱히 ‘이건 이런 특징이 있구나’라고 생각할 만한 제품이 드물었다(눈에 띄는 좋은 점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썩 나쁜 점도 없는, 그저 무난한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어차피 스타트라인부터 뒤처진 것은 사실이다. 이미 저 앞에서 뛰고 있는 경쟁사들은 한창 가속이 붙어 있는 상황이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지 않을까? 국내 2위, 세계 3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LG전자다운 스마트폰’을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