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로 진화한 조명 시장, 다음 단계는 스마트 조명?
[IT동아 김영우 기자] 너무나 당연하게 써 온 제품들이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세대 교체를 이루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브라운관 TV가 LCD TV로, 피처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명 시장 역시 이러한 시기를 맞고 있다. 백열전구나 형광등이 LED 조명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LED는 동일 밝기의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80~90% 더 높은데다 수명 역시 20배 가량 길다. 전구만 LED 방식으로 바꾸면 기존의 조명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LED 조명은 소비전력 및 발열 면에서 이점이 있고 밝기나 색상의 조절도 자유로운 편이라 다른 기능과의 결합도 용이하다. LED 조명의 대중화가 본격화된 이후부터는 조명과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의 결합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IoT 기술을 적용하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각종 물건이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지그비(zigbee) 등의 네트워크 기능을 품게 됨에 따라 연동 및 각종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이른바 ‘스마트 조명’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미 시중에는 IoT 기술을 담은 전구 및 거실등, 스탠드 등의 스마트 조명 제품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기능으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스마트기기를 통해 원격 제어를 하거나 사용자의 위치나 취향, 생활패턴에 따라 자동화된 제어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조명의 밝기나 색상, 색온도 조정 등을 통해 실내 분위기를 바꾸거나 사용자의 위치에 따라 각 방의 조명을 자동으로 켜지거나 꺼지게 할 수 있다.
다른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좀 더 개인화된 조명 환경을 꾸리는 것도 가능하다. AI(인공지능) 스피커에 음성명령을 내려 조명을 제어하는 것이 대표적인 응용사례이며, 사용자의 신체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와 연동해 조명의 밝기나 색감을 자동 조절, 사용자의 피로함을 덜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오디오와 연동해 현재 재생중인 음악의 분위기에 맞춰 실내 조명의 밝기나 색상이 실시간으로 바뀌도록 구성하는 것 역시 고려 가능한 방안이다.
그리고 LED 전구와 마찬가지로 스마트 조명 역시 기존의 조명기기와 결합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에 용이하다. 기존 스탠드나 거실 등에 달린 전구를 스마트 전구로 교체하는 것 만으로 스마트한 조명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기존의 조명 스위치를 IoT 기능이 탑재된 스위치로 교체하거나 기존의 전등과 스위치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내부 배선에 IoT 기능을 담은 모듈을 추가해 스마트 조명 환경을 꾸리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 조명 시장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설치 형태 및 제품, 그리고 응용 방안이 존재할 수 있다.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측면에서도 스마트 조명 시장은 매력적이다. 기존의 제품에 IoT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스마트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하드웨어 설계 면에서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리고 스마트 조명 제품이나 관련 모듈을 생산해 OEM(위탁생산)이나 OD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각 브랜드에 공급하는 제조사들이 중국 등에 다수 존재하고 있다. 하드웨어 설계 능력이나 생산 기반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라도 다양한 제품을 수급해 스마트 조명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는 의미다.
다만 단순히 손쉽게 하드웨어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하여 시장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스마트 조명은 다양한 응용 및 연동 방안이 있지만 실질적인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이와 관련한 아이디어,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같은 구조의 스마트 조명이라도 소비자의 반응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IoT 사업 지원업체인 애니온넷(AnyOnNet)의 김종한 부장은 “일부 유명 브랜드에서 스마트 전구 등의 제품을 출시했지만 내부 IoT 모듈은 중국 투야(Tuya)사의 것을 공유하는 등, 브랜드가 달라도 하드웨어적으로는 공통점이 많다”라며 “스마트 조명 시장은 성장 가능성도 크고 신규 업체 진출도 용이한 편이지만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거두려면 소프트웨어 등으로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라고 의견을 전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