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창업공학"?... 방황하는 이들과 함께 걷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1)
전세계가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Top10으로 성장했다. 네이버(NHN), 카카오 등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도지사 이재명)와 경기콘텐츠진흥원(원장 송경희, 이하 경콘진) 역시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 남부(판교, 광교)와 북부(의정부), 서부(시흥), 서북부(고양), 서남부(광명) 지역에서 총 6개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성과는 꾸준히 나타났다. 2019년 12월 기준, 창업 1720건, 일자리 창출 5210개, 스타트업 지원 3만 6381건, 이용자수 49만 7654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여러 경기문화창조허브 가운데 중심을 잡고 있는 곳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이하 판교 허브)’다. 판교는 네이버, 카카오, 한글과컴퓨터, 안랩, NC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등 국내 ICT 대표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ICT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잘 갖추어진 주변 인프라, 네트워크 등으로 인해 스타트업의 요람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실제로 판교 허브는 개소 후 9월 현재까지 창업 927건, 일자리 창출 2248개, 스타트업 지원 1만6546건, 이용자 16만6125명 등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입주기업 및 육성기업 등의 투자유치 누적 금액은 433억 원에 달한다.
방황하는 스타트업과 함께 걷는 이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계란 속 병아리가 바깥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부리로 계란 벽을 쪼는 것을 '줄(口+卒)', 이 소리를 듣고 어미 닭이 바깥에서 계란 벽을 쪼아 돕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계란 벽을 두고 안과 밖에서 쪼는 병아리와 어미 닭의 그 순간은, 빨라도 그렇다고 늦어서도 안된다. 안팎의 절묘한 타이밍, 그 찰나의 순간을 맞춰야 건강한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어미 닭과 병아리는 멘토와 멘티로 연결할 수 있다. 시장에서 경쟁을 향해 첫 발걸음을 내딛는 스타트업에게 적절한 조언과 올바른 방향을 제언해줄 수 있는 전문가, 즉 멘토는 꽤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수많은 문제와 부딪히고, 예상못한 장애물을 건너뛰기 위해 방황하는 스타트업에게 오랜 경험자의 스킬과 노하우는 어둠 속 등대와도 같다.
스타트업은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하고, 다윈의 바다를 통과해야 성장할 수 있다. 10여 년 전에는 이 과정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스타트업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장의 자금을 해결해줄 수 있는 엔젤투자자가 생겼고, 다양한 방면의 엑셀러레이터가 등장했다. 진심어린 멘토의 말 한마디와 날카로운 시선은 다음 발걸음의 방향을 정해준다.
판교 허브도 스타트업을 위한 멘토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아직 해결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고 있는 경험 많은 멘토의 조언을 각 사례별로 전달해보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는 POSTECH 정보통신공학 공학석사이자 비원플러스를 창업한 김형민 대표의 조언을 옮겼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공학’이라고 말한다. 공학은 ‘기술적 문제’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창업’을 복잡한 기술적 문제라고 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 컨셉을 가지고 창업 교육을 하는 이유다.
현재 그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패키지도약사업 평가위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평가위원,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연구원 우수물류기업인증 심사위원, 창업선도대학 창업아이템사업화 평가위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기술혁신형창업기업지원사업 전담멘토, 과학기술부 엑셀러레이팅연계지원사업 멘토, 서울/세종/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혁신창업 멘토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례 : ‘어셈블 써클’
어셈블써클(AssembleCircle)은 인공지능 기반 치의학 의료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웹셉(WEBCEPH)’을 개발,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치의학 의료데이터는 정보의 중요성과 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개별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어 상위 의료정보로 통합되고 있지 못하다. 어셈블써클은 이러한 문제에 착안, 치의학 의료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치과교정과 전문의가 창업한 회사다.
웹셉을 활용하면 치과의료영상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의료영상을 분석할 수 있다. 웹셉의 인공지능 기반 의료영상 분석기술은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 중국에도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현재 어셈블써클은 보건산업진흥원의 컨설팅 지원 기업으로 선정되어 식약처(KFDA)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향후 치의학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인, 치과의사, 치기공사업체, 치과관련기업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치의학 의료데이터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웹셉은 치과의사들간 커뮤니티 및 메신저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치과의사간 학술 정보 교류를 할 수 있으며, 글로벌 치의학 학술 커뮤니티 ‘웹셉 X(WEBCEPH X)’도 운영 중이다. 현재 웹셉 X는 전 세계 8,000명의 치과의사가 활동하는 학술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아래는 어셈블써클과 김형민 대표가 나눈 대화다.
Q. 저희 회사는 치의학 의료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운영 방침 또는 달성해야 할 성과지표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플랫폼 비즈니스는 매우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최근 국가지원 창업 사업에도 많은 예비창업자들과 초기 창업자들이 지원하는 사업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당수 창업자들이 플랫폼 사업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사업화 전략이 부재한 경우가 많습니다.
플랫폼 사업은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때까지 경영할 수 있는 운영 자금 계획 수립이 중요한 실행 요소 중의 하나이며, 사용자를 플랫폼으로 유입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전략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비즈니스모델은 광고수익, 트랜젝션에 따른 수수료 등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운로드 수, DAU(Daily Active User), WAU(Weekly Active User) MAU(Monthly Active User) 등이 성과지표를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입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축적하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가공한 데이터의 가치를 어떻게 창출하고, 이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적정한 형태의 데이터 시장가격을 형성하고 거래될 것인가 입니다. 이를 위해서 아직 초기 단계지만, 데이터 가치 산정 방안과 시장에서 형성되는 데이터 가치 추이를 보다 더 면밀하고 상세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어샘블써클은 치의학 관련 데이터를 플랫폼에서 수집하고, 이를 활용해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느냐에 따라 기업 경영을 위한 수익 구조와 미래 가치가 달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사업 초기부터 이에 대한 방향성을 정확하게 인지한 뒤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Q.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마다 제도적, 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여러 국가에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단계적 전략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글로벌 시장 진출은 스타트업에게 매우 고무적이면서도 희망적인 일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Resource)을 잘 파악해서 진출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현실적인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CEO가 강한 해외 진출 의지를 선행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처음 생각보다 해외 진출을 통해 성과를 내기까지는 매우 지난하고 어려운 일들이 산적해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것은 국내보다 몇 배는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CEO의 의지와 좋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입니다.
첫 번째, 사업 성격에 맞는 국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서 단계별로 진출하되, 가능하면 진출하려고 하는 국가가 비즈니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국가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진출 국가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초기 정착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할 수도 있지만, 실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기치 않은 일에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해당 국가별로 파트너 혹은 JV(Joint Venture) 등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도와 법적인 이슈는 해당 파트너를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현지 파트너가 해당 지역의 법적, 제도적인 문제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좋은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서는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지 않아야 합니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크로스 체크를 통한 검증 작업을 반드시 수반해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은 매우 어렵고도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때문에 현재 자원을 꼼꼼하게 잘 따져보고, 추진 전략을 세워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스타트업을 통해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은 매우 설레는 일입니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것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창업자가 마음 속에 두려움보다는 희망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팁이 있으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스타트업 CEO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고독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선택과 판단은 최종적으로 CEO의 몫이며, 이에 따르는 책임까지 져야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자는 창업 DNA를 갖고 있는 분들입니다. 바로 인생의 주체가 본인이며, 하고 싶은 일을 이루고자 하는 주체 의식과, 사화의 일원으로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이타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죠.
저는 좋은 멘토가 되어줄 선배 창업자와 본인의 어려움을 같이 이해해 줄 수 있는 창업 CEO들과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동병상련의 아픔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좋은 동지들인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가이며 CEO는 늘 고민과 두려움을 함께 지고 갈 숙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공하는 창업이 아닌 실패를 줄이는 창업을 얘기합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자꾸 뭔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공을 좇다 보면 창업할 때 가졌던 초심도 잃어버립니다. 남과 비교도 시작하죠. 그러다 보니 초조하고 불안해집니다.
실패를 줄이는 창업은 하면 안되는 것을 추출하는 전략입니다.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에 맞게 몸집을 가볍게 하는 것입니다.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사업 초기의 자기 자신과 현재의 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창의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창업가는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서 성공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례 : '코어디네이트'
우리 사회는 과거에 비해 시공간적 제약 없이 여러 분야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공연예술문화 분야는 오프라인으로만 발전했다. 이에 코어디네이트는 더 많은 관객에게 시공간적 제약없이 몰입할 수 있고, 실감나는 공연예술문화 콘텐츠를 서비스 하기 위해 ‘360°VR LIVE Streaming’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대용량의 VR동영상 전송용량을 최대 80%절감시켜 버퍼링 없이 고화질로 스트리밍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현재 코어디네이트는 기술 방어를 위해 국내 특허 3개와 해외 특허1개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말 상용화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스스로 안정화된 360°VR LIVE Streaming 솔루션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시작으로 VR 시장을 선점,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 예상 중이다.
아래는 코어디네이트와 김형민 대표가 나눈 대화다.
Q.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스케일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A. 많은 기술 기반 업체가 가장 빠지기 쉬운 자기오류는 바로 기술에 대한 맹신입니다. 맹신이라는 표현에 직감적으로 거부감부터 가질 수 있는데요. 스타트업 창업가가 ‘스스로의 기술에 대한 혁신성과 진보성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선구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그 생각을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만 갖고 있으면 문제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겁니다.
스타트업이 기술 혁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기술이 시장에서 통용되고 시장의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스타트업 CEO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발전을 게을리하지 않되 시장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현실적인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R&D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선 C&P(Commercialize & Profit)를 반드시 지향해야 합니다. 즉, 정량적인 기술 개발 지표를 달성하는 개발에만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반드시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기술을 쫓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회사의 매출로 이어져야 합니다.
또한, 스타트업이 기술적으로 스케일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에 내재하고 축적하는 핵심 역량이 무엇이며, 이를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결국은 스타트업 내부적으로 역량 있는 사람의 문제로 귀결되겠지만, 보다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 보면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역량을 누가 갖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스타트업의 핵심 역량은 CEO가 갖고 있거나 최소한 CEO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겪는 어렵고도 힘든 부분은 자금적인 부분 이외에 바로 인력 문제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방안을 CEO가 갖고 있지 않으면, 그 자체만으로 매우 불안정한 형태로 성장할 여지가 많습니다. 지속적인 사업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마련하고, 그 토대 위에 기술적인 스케일업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Q. 개발자 및 직원들과 합리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자산은 결국 인재입니다. 때문에 이들과의 솔직한 소통은 무엇보다도 선행해야 합니다. 솔직한 소통이 식사와 대화를 통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회사의 목표를 같이 인식하게 하는 것과 더 나아가서 이를 위한 명문화한 문서를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지향하는 공통적인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서 회사 비전을 구성원들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제안서나 IR, 데모데이 등 외부에서 실행하는 창업 경진대회나 국가지원과제 등에 제안할 제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스타트업 CEO들은 이러한 문서 작업을 팀원들과 같이하는 것에 대해, 팀원에게 추가로 부여하는 과중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CEO 혼자 시간을 들여서 문서 작업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생각과 행동이 팀원들과 회사 일을 공유하고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없애기도 합니다.
팀원들과 같이 제안서를 작성하면서, 심도 있게 토론하고 논의하며 같이 의논해보길 권합니다. 그 과정에서 개발자나 기획부서나 다른 부서 직원들이 각자 하고 있는 원래 일들이 본인이 속해 있는 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회사가 지향하는 바와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회사 비전과 공유를 말과 대화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같이 나누는 것에 대한 명문화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잘 되면 줄게’는 ‘안 준다’와 같은 말입니다. 스타트업은 결국 잘 될 것이는 미래 가치에 대한 현재의 투자입니다. 때문에 불확실한 현재 시점에서 보다 더 성과에 대한 공유를 명확하게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비록 실현될지 안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말입니다.
Q. 투자진행 시 어떤 사항을 가장 주의해야 할까요?
A. 투자자는 투자할 곳이 없다고 애기하고, 투자를 원하는 스타트업은 투자받을 곳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투자자는 투자할 기업을 고르고 고릅니다. 더불어 CEO(팀)를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 중 하나로 봅니다. 그래서 CEO는 투자를 유치하기 앞서 현재 회사 핵심 역량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3년 ~ 5년까지의 시장 진출 및 매출 전략을 명쾌하게 갖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누구를 만나 설명하더라도 상대 마음이 들수 있도록 피칭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유치는 투자를 원하는 스타트업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하는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고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 스타트업 기업 내부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전략도 마련햐야 합니다.
아무리 급해도 아무에게나 투자 받아서는 안됩니다. 투자는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때문에 급하면 좋은 조건으로 협상할 여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 유치 기간은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인식하고(예상보다 2배는 더 걸린다고 생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을 역으로 역산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투자자의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잘 살펴보고 분석해야 하며, 우리 회사에 어떻게 도움 줄 수 있는 투자자인지 꼼꼼하게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 받기 전, 주위에서 믿을 만한 지인으로부터 투자 규모나 기업 가치 평가에 따른 배수 산정 등을 크로스 체크해보길 권합니다.
글 / 김형민 멘토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