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볍지만 여유롭게, 에이수스 젠북 14
[IT동아 강형석 기자] PC 시장에서 흥미를 끄는 제품군을 꼽자면 자연스레 최고의 성능을 추구하는 고성능 노트북이라 할 수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가 제공하는 성능은 생산성 외에 콘텐츠를 즐긴다는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아서다. 하지만 휴대성과 배터리 효율 등도 무시할 수 없기에 일부 소비자는 이 요소가 부각된 초박형(슬림형) 노트북을 선택한다.
그만큼 초박형 노트북의 선택지는 다양하다. 이에 성능 외에 외모(디자인)와 무게, 실제 배터리 효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구매를 결정한다. 전반적인 완성도가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에이수스 젠북(ZenBook) 14(UX425J)의 가치는 두드러진다. 노트북의 재질과 조립 완성도 외에 휴대성, 사양 구성, 배터리 효율 등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얇은 본체와 날카로운 외모가 전하는 고급스러움
젠북 14(UX425J)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젠북 특유의 느낌을 전달한다. 금속 재질의 상판에는 에이수스 로고를 중심으로 동심원이 그려져 있는데, 금속 질감을 잘 살려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노트북 색상은 파인 그레이(Pine Gray)로 짙은 회색이다. 이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라일락 미스트(Lilac Mist)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크기는 14인치 규격이지만, 화면 두께를 얇게 만드는 형태로 전반적인 부피를 줄였다. 가로 319mm, 세로 208mm이며 두께가 13.9mm로 타 노트북과 비교해 얇은 편에 속한다. 실제 측정했을 때의 무게는 1.19kg 가량이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워 휴대성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 단자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USB-C 규격 단자 2개가 좌측면에 배치된다. 하나는 외부 충전을 겸하는 USB-C(파워 딜리버리 규격 지원), 하나는 USB 3.2규격의 C형 단자다. 인텔 썬더볼트(Thunderbolt) 3 규격에도 대응한다. 이 단자도 파워 딜리버리 규격을 지원하며, 외부 영상 출력(디스플레이 포트)도 담당한다. 두 USB-C형 단자 옆에는 HDMI 단자가 자리한다.
우측면에는 USB 3.2(1세대) 규격의 A형(사각형) 단자가 1개 배치되어 있고, 그 옆에 마이크로 SD 카드 인식 장치가 배치된다. 이 제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3.5mm)가 없다는 것. 스마트폰이라면 상관 없겠으나 노트북에서 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의외다. 자체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듣거나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을 사용해야 된다.
몰입감 넘치는 화면과 활용도 갖춘 터치패드
덮개를 활짝 열면 상단에 14인치 디스플레이와 일반 노트북들에서 접할 수 있는 형태의 키보드가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화면 밝기는 적당한 편이며 반사도 거의 없는 패널이어서 시인성 자체는 좋다. 키보드는 키캡 크기도 적당하고 바닥에는 백라이트까지 점등되어 시각적 만족감은 뛰어나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로 베젤(화면 테두리)이 약 4.5mm(좌우)에서 8mm(상단) 수준으로 얇아 화면 몰입감이 뛰어나다. 좌우 틀이 얇아서 그런지 화면 자체가 두드러진다. 패널은 IPS 방식으로 에이수스 스플렌디드(Splendid) 기술이 더해져 자연스러운 색감을 제공한다. 색역은 전미텔레비전표준위원회(NTSC) 기준 72%로 일반적이다.
키보드는 누르는 촉감이나 반응 속도 모두 뛰어나다. 부드럽게 눌리는데다 키 간격이 어느 정도 있어 오타를 최대한 줄였다. 눌렀을 때의 찰진 맛은 없지만, 그만큼 소음이 적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키보드 뒤에는 조명(백라이트)도 점등된다. 키캡 외에도 키캡 주변의 틈새에서도 빛이 새어 나오는 형태다.
구성은 조금 아쉽다. 키보드 우측 상단에 전원 버튼이 배치되는데, 이것 주변으로 뒤로가기(백스페이스)와 삭제, 홈 키가 있다. 특히 뒤로가기와 삭제를 많이 쓰는 환경이라면 실수로 전원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원 버튼은 키보드 상단에 있는 빈 공간에 따로 제공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터치패드 영역은 비교적 크다. 14인치 노트북 영역(319 x 208mm)에 키보드와 터치패드 모두 아쉽지 않도록 완성한 점은 긍정적이다. 게다가 터치패드 주변으로 단차를 두어 굳이 터치패드를 보지 않아도 쉽게 인지하도록 만들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해 보이지만, 에이수스는 터치패드에 숫자키 기능(넘버패드 2.0)을 추가했다. 터치패드 우측 상단에 있는 키보드 아이콘을 약 2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기능이 활성화된다. 필요에 따라 켜고 끄는 식으로 쓰면 된다.
10nm 기반 10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로 탄탄한 기본기 확보
이제 에이수스 젠북 14(UX425J)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 간단한 성능 측정 소프트웨어 실행 외에도 동영상 재생으로 배터리 성능도 확인해 봤다. 그 전에 노트북의 사양을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프로세서로 인텔 10세대 코어 i5-1035G1이 채택했고, 16GB 용량의 주 메모리와 512GB 용량의 고속저장장치(SSD)를 배치했다.
인텔 코어 i5-1035G1은 현재 시장의 주류인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와는 조금 다르다. 현재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14nm 공정의 코멧레이크(Comet Lake)와 10nm 공정의 아이스레이크(Ice Lake)로 분류된다. 코멧레이크는 주로 고성능 제품군으로 데스크탑과 노트북에, 아이스레이크는 노트북 특화된 형태로 채택되고 있다.
여기에서 아쉬운 점은 프로세서의 사양이다. 인텔은 아이스레이크에서 G1, G4, G7 등의 형태로 내장 그래픽 등급을 나눴다. G1은 인텔 UHD 그래픽스로 여느 코어 프로세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참고로 G4와 G7은 인텔 아이리스 그래픽으로 조금 더 성능이 뛰어난 것을 쓴다.
기본 작동속도는 1GHz, 최대 3.6GHz까지 상승하는 구조로 노트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처리 능력은 아쉬움이 없다. 코어 구성도 4개를 중심으로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이 더해져 마치 8코어 프로세서와 유사한 형태로 작동한다. 열설계전력(TDP)은 13~25W 사이다.
전반적인 성능을 가늠하는 PC마크 10을 실행하고 생산성과 브라우저 등 종합 성능을 확인했다. 우선 사용자가 주로 사용하게 될 생산성과 디지털 콘텐츠 생성 부문에 주목하자. 측정 결과를 보면 성능 자체는 아쉬움이 없다. 문서와 스프레드시트 등 일반 문서 생산성 측면에서는 데스크탑 PC 못지 않은 결과를 보여준다. 영상 처리나 웹 브라우저 처리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사진 및 영상 작업 부문의 성능은 제품의 성격에 부합하는 모습이다. 외장 그래픽의 도움 없이 순수 내장 그래픽 처리장치로 작동하기 때문에 성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대신 인텔 UHD 그래픽스를 활용하는 인텔 퀵 싱크 비디오(Intel Quick Sync Video) 기술을 적용하면 아쉬움이 조금은 해소된다.
게이밍 성능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은 괜찮지만, 내장 그래픽 처리장치의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두 그래픽 테스트의 결과를 보니 모두 초당 7~8매 이미지를 표시하는 수준이어서다. 실제 게임을 즐긴다면 HD 해상도(1,280 x 720) 이하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픽 효과도 대부분 낮춰야 한다.
배터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엣지 브라우저 내에서 넷플릭스를 연속 재생했다. 노트북은 최대 성능, 화면 밝기 50%, 음량은 30으로 설정한 상태. 와이파이도 작동하는 상태다. 이렇게 약 4시간 가량 재생하니 남은 배터리 잔량은 60% 정도였다. 시스템 내에서 안내하는 작동 시간은 약 8시간 16분. 이 정도라면 12시간 가까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수치와 재생시간을 놓고 본다면 10시간 이상 재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를 상대적으로 적게 쓰도록 디스플레이 밝기를 더 낮추면 10시간 이상 사용도 불가능은 아니다. 에이수스는 이 제품이 최대 22시간 가량 쓸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때는 성능과 화면 밝기 등을 최대한 낮춰야 가능한 수치이므로, 실제 만족스러운 성능을 경험하려면 10~12시간 정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언제 어디서든 경험 가능한 원데이 컴퓨팅
에이수스 젠북 14(UX425J)의 강점은 안정적인 성능과 휴대성, 배터리 효율 등으로 압축할 수 있겠다. 1kg대 초반의 무게에 금속 재질의 외관은 신뢰도를 주기에 충분하고 특유의 멋까지 있다. 코어 i5-1035G1 프로세서는 성능이나 배터리 효율에서 만족감을 준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하루 내내 PC를 쓰는 원데이 컴퓨팅이 가능할 정도. 소비자 입장에서 내장 그래픽 성능이 아쉽다면 코어 i7이 탑재된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상위 제품에서는 i7-1065G7을 쓴다.
아쉬운 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키보드에 배치된 전원 버튼의 위치다. 전원 버튼이 자주 쓰이는 키 주변에 배치되어 있기에 자칫 잘못 눌러 사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3.5mm 스테레오 단자가 없는 점도 소비자에 따라 호불호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노트북의 가치는 충분할까? 구성을 고려하면 충분하다. 일반적인 수입 노트북은 주 메모리와 저장공간에서 아쉬움을 보일 때가 있다. 예로 8GB 주 메모리에 128~256GB 정도의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보통이라면, 이 제품은 기본 주 메모리 16GB, 저장공간은 512GB로 구성했다. 조금이나마 더 여유롭게 노트북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루 종일 여유롭게 들고 다니면서 간단한 작업과 콘텐츠 감상을 즐기고 싶다면 에이수스 젠북 14(UX425J)에 관심을 가져보자.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