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가 협업 도구로 잔디를 선택한 이유는?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기업이 사업 및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구성원이 필요한 업무에 적절히 배치되고, 의견을 공유해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회의를 통해 구성원간 소통과 의견 교환이 이뤄졌지만,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며 다수가 한 공간에 모이는 모습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꺼내든 카드는 ‘협업 도구’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해 구성원이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부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개인용 메신저를 쓰기도 한다. 문제는 업무 자료를 개인용 메신저로 다루다 보면, 중요한 자료를 실수로 배포하거나 주요 데이터가 분실될 수도 있다. 대부분 메신저는 저장 기한이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료를 내려 받지 못한다. 업무 환경에서 자료의 손실은 치명적이다.

김석원 넥센타이어 마케팅 전략팀 팀장(좌), 최양선 ERP팀 팀장(우).
김석원 넥센타이어 마케팅 전략팀 팀장(좌), 최양선 ERP팀 팀장(우).

협업 도구는 이와 달리 업무에 따라 소통이 가능하고 자료를 다루기에도 용이해서 많은 기업이 도입을 검토하거나 도입해 정착된 사례도 있다. 글로벌 타이어 제조 업체인 넥센타이어도 협업 도구를 도입해 효율을 높인 대표 기업 중 하나로 토스랩의 잔디를 도입했다. 그렇다면 넥센타이어는 왜 잔디라는 협업 도구를 도입했을까?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양선 넥센타이어 기업자원관리(ERP)팀 팀장과 김석원 마케팅전략팀 팀장을 만났다.

글로벌 기업에 필요한 협업 도구, 고민 끝에 선택한 ‘잔디’

넥센타이어의 관리직 및 주재원 특히 해외 관리직과 생산직 직원을 포함해 약 1,700여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협업 도구 잔디. 하지만 이를 도입하기 전,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사용하는 메신저를 활용해 소통하고 있었다고 한다. 개인이 사용하는 메신저에 임직원과의 소통이 더해지면서 공사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고, 업무 관련 기록이 제대로 분류되지 못하거나 삭제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잠재적인 문제였다.

무엇보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체코, 중국 해외법인 그리고 해외 각 국의 지점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시장에 대응하는 글로벌 기업이 제대로 된 온라인 협업 도구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컸다. 이는 임직원이 사용하기 위한 도구를 도입하고자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협업 도구를 도입한 이유는? 최양선 팀장은 “처음에는 협업 도구가 아닌 메신저를 도입하고자 했으나 협업 도구가 주목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협업 도구를 도입하고자 검토하던 과정에서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여러 방법을 검토하면서 온 프레미스(On-Premises) 방식을 쓸 것인가,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 Software as a Service) 방식을 쓸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온 프레미스 방식은 사내에 시스템을 구축해 직접 운영하는 형태이며, SaaS는 외부 기업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구매해 쓰는 방식이다.

넥센타이어는 고민 끝에 외부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 Software as a Service)를 도입하자고 결정했다. 단순 소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유연하게 협업이 이뤄지려면 안정적인 서비스가 필요하고, 추가 비용없이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어떤 국가에서든 문제 없이 네트워크에 접속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상대적으로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외국의 현실도 고려 대상에 포함됐다.

이제 어떤 서비스를 선택하느냐가 남았다. 넥센타이어는 여러 서비스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결국 잔디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잔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최양선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타 서비스도 많았는데, 중국에 레퍼런스(참고 사례)가 없었어요. 반면 잔디는 중국 사용자가 있었습니다. 또한 서비스가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이어서 속도와 서비스 안정성 측면에서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 세계에 서비스하며 인정 받고 있는 클라우드 기업 중 하나이니까요.”

협업 도구 도입 후 달라진 것은 ‘조직간 협업 향상’

그렇다면 잔디를 협업 도구로 선택한 그 이후는 어떨지 궁금했다. 김석원 팀장은 “일정을 조율하고 공지하는 경로가 하나로 일원화되어 편하다”고 말했다. 최양선 팀장 또한 “도입 목적이었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협업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사내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창구가 통일되고, 자연스레 업무와 개인 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일반적인 협업 도구였다면 팀 구성원들끼리 사용하고 마는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잔디를 도입하며 달라진 것은 팀 구성원 외에도 다른 팀 구성원과의 소통까지 편리하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내가 협업 대상을 보지 않았어도 쉽게 연결하고 필요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잔디는 조직도 구성이 가능해 누가 어느 부서에 어떤 직급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시아 기업들의 문화에 맞춘 것이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토스랩이 요청 사항에 맞춰 서비스를 최적화했다.

글로벌 타이어 제조 업체 넥센타이어.
글로벌 타이어 제조 업체 넥센타이어.

잔디 내 조직도를 보고 협업에 필요한 구성원을 바로 찾게 되니 효율적인 업무 진행이 가능해졌다. 이는 글로벌 업무 환경에서도 빛난다. 잔디를 활용하여 국내 뿐만 아니라 청도, 체코, 중국 등에 소재한 주재원 및 현지인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본사와 통합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져 글로벌 협업 능력이 향상되었다. 이는 잔디가 SaaS 기반의 협업 도구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기존 메신저를 협업 도구가 대체하는 데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잔디를 도입했음에도 일부는 메신저를 여전히 활용했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모든 임직원이 잔디로 협업하게 될 것으로 보고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도입할 때 느낀 점이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사내 젊은 직원들도 그렇습니다. PC로 잘 쓰는데 굳이 협업 도구를 도입하느냐는 불평 외에 심지어 사측이 감시를 위해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입을 위해 얻고자 하는 것(소통의 일원화)이 분명했기에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양선 팀장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현재 잔디로 소통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처음 언급됐던 불평과 우려도 결국 정착이 되니 사라지게 됐다고 말한다. 잔디는 사용이 용이해서 교육이나 가이드 없이도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업무에 활용했고, 구성원이 일정 수 이상 사용하게 되면서 잔디가 통합된 소통창구로 역할을 했다.

김석원 팀장 또한 “초기에 약간의 혼란이 있었습니다. 누구는 쓰고, 누구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그러나 결국 협업 도구 문화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팀장급 이상은 잔디로 소통하기로 합의했고, 자연스레 팀 구성원들도 잔디를 사용하게 되더라구요. 소통 창구를 통일하면 자연스레 일원화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중견기업의 협업 도구 도입, 해외를 바라보라

서로 대면한 적 없는 사내 구성원 누구라도 쉽게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하면 편할 것이라는 생각에 잔디를 도입한 넥센타이어. 초기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현재는 국내외 사업장 내 임직원 대부분이 사용할 정도로 협업 도구 문화가 자리잡았다. 이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이뤄낸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넥센타이어 외에도 여러 기업이 잔디 외 협업 도구를 도입하거나 검토하는 추세다. 언택트 시대, 비대면으로 효율적인 업무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먼저 도입한 기업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 최양선 팀장은 ‘해외’에 눈을 돌릴 것을 주문했다.

“기업용 메신저 혹은 협업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와 소통할 준비가 잘 안 되어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지금 당장 해외 진출을 하지 않았더라도 미래를 위해서는 미리 준비할 필요는 있습니다. 해외 서비스와 다국어 지원이 되는지 여부를 따져보세요. 또한, 잔디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는 클라우드 기반도 따져봐야 합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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