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이젠도 가벼워질 수 있잖아!'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

강형석 redbk@itdonga.com

AMD 라이젠 7 프로세서를 탑재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
AMD 라이젠 7 프로세서를 탑재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

[IT동아 강형석 기자]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의 완성도를 손에 쥐고 AMD는 노트북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활발히 대응하고 있다. 많은 노트북 제조사와 함께 슬림형 노트북부터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까지 폭넓게 선보이는 중이다. 과거에는 잠깐 선보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제법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어 이제는 시중에서도 AMD 프로세서가 탑재된 노트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AMD가 시장에서 힘을 쓰기 위해서는 고성능도 중요하지만, 더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슬림형 노트북에서 두각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AMD 프로세서의 성능과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노트북이 아마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Ideapad Slim 7)이 아닐까 생각된다. 고성능 라이젠 프로세서를 얇은 본체에 잘 담아 넣었다.

‘무게 1.4kg, 두께 14.9mm’ AMD 노트북은 두껍다는 편견은 이제 안녕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은 사실 기존 아이디어패드 C340이나 S340 등과 외모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사실, 거의 C340 계열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다만 펜을 제공하는 아이디어패드 C340과 달리 아이디어패드 슬림 7은 일반 노트북 구성을 따른다. 리뷰에 쓰인 제품은 터치 디스플레이도 적용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참고로 이 제품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 레노버 국내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아이디어패드 슬림 3 계열만 판매 중인데, 향후 더 많은 제품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이에 향후 해당 제품군이 국내 판매되더라도 소개하는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아이디어패드 슬림 7은 14인치 노트북으로 두께 14.9mm, 무게 1.4kg 가량인 점이 특징이다.
아이디어패드 슬림 7은 14인치 노트북으로 두께 14.9mm, 무게 1.4kg 가량인 점이 특징이다.

노트북은 14인치 규격으로 가로 320.6mm, 세로 208mm, 두께 14.9mm 정도다. 다른 것은 평이하나 얇은 두께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AMD 노트북은 대체로 두꺼운 제품 위주로 소개되었는데, 아이디어패드 슬림 7은 타 슬림형 노트북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얇은 편에 속한다.

무게도 가벼운 편이다. 제조사 기준 1.4kg 가량인데 일반적인 초슬림은 1kg 이하, 슬림형 노트북은 1.3~1.5kg 사이를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수긍되는 수치다.

노트북 좌우에 확장 단자 및 영상 출력 단자가 배치되어 있다.
노트북 좌우에 확장 단자 및 영상 출력 단자가 배치되어 있다.

외부 단자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USB-C 규격 단자 2개가 좌측면에 배치된다. 하나는 외부 충전을 겸하는 USB-C(파워 딜리버리 규격 지원), 하나는 USB 3.2규격의 C형 단자다. 이 단자도 파워 딜리버리 규격을 지원하며, 추가로 외부 영상 출력(디스플레이 포트)도 담당한다. USB-C형 단자 사이에는 HDMI 단자가 자리한다. 마지막으로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가 배치되는 형태다.

우측면에는 USB 3.2 규격의 A형(사각형) 단자가 2개 배치되어 있고, 그 옆에 마이크로 SD 카드 인식 장치가 배치된다. 기기 끝에 전원 버튼도 따로 갖춰 놓았다. 기기 측면에 전원 버튼이 있는 셈인데,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기를 들어 옮기는 과정에서 버튼이 눌릴 수 있어서다. 차라리 이 같은 형태로 노트북 키보드 부분에 버튼을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원한 색감 뽐내는 14인치 디스플레이와 부드러운 입력 구조

덮개를 활짝 열면 상단에 14인치 디스플레이와 일반 노트북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키보드가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화면 자체의 밝기도 제법 밝은 편인데다(최대 300니트), 키보드 백라이트까지 점등되어 시각적 만족감은 충분하다.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밝은 화면을 보여준다.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밝은 화면을 보여준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 베젤(화면 테두리)은 6mm(좌우)에서 10mm(상단) 수준으로 얇다. 틀이 얇고 화면 테두리는 패널에서 구현되는 형태여서 시각적으로는 더 얇게 보인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특히 불필요한 화면 영역이 적어 집중하는데 좋다. 패널은 IPS 방식으로 색감이나 성능 등에서 만족스럽다. 다만, 화면 반사가 있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화면은 180도 펼쳐진다. 화면을 펼쳐 문서와 영상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다.

키보드와 터치패드. 입력 감각은 부드러운 편이다.
키보드와 터치패드. 입력 감각은 부드러운 편이다.

키보드는 누르는 촉감이나 반응 속도 모두 뛰어나다. 부드럽게 눌리는데다 키 간격이 어느 정도 있어 오타를 최대한 줄였다. 눌렀을 때의 찰진 맛은 없지만, 그만큼 소음이 적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키보드 뒤에는 조명(백라이트)도 점등된다. 키캡 외에도 키캡 주변의 틈새에서도 빛이 새어 나오는 형태다.

터치패드 영역은 작은 편이다. 14인치 노트북 영역(320.6 x 208mm)에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함께 배치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 그러나 약간의 단차가 있어 터치패드 영역을 인지하기 쉽고 감도도 좋은 편이어서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라이젠 7 4800U 프로세서가 절달하는 뛰어난 성능

이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14ARE05)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 간단한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통해 노트북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봤다. 그 전에 노트북의 사양을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프로세서로 AMD 라이젠 7 4800U를 채택했고, 16GB 용량의 주 메모리와 512GB 용량의 고속저장장치(SSD)를 배치했다.

라이젠 7 4800U, 4000번대로 시작하기 때문에 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실제로는 3세대가 맞다. 코드명 르누아르(Renoir)로 분류된다.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동일한 2세대 젠(ZEN2)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7나노미터(nm) 미세 공정을 중심으로 8개 코어가 탑재되어 효율성을 높였다. 추가로 코어 외에 논리적으로 명령어 흐름 처리를 지원하는 동시멀티스레딩(SMT - Simultaneous MultiThreading)를 지원한다. 8코어지만 16코어 프로세서와 비슷한 형태로 작동하게 된다.

노트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 외에도 전력 효율이다. 전력을 적게 쓰는 만큼, 최적의 성능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 라이젠 7 4800U는 10~25W 정도의 전력으로 1.8GHz에서 최대 4.2GHz까지 작동한다. 추가로 8개 코어를 갖춘 AMD 라데온 그래픽을 담았다.

아이디어패드 슬림 7의 PC마크 10 측정 결과.
아이디어패드 슬림 7의 PC마크 10 측정 결과.

그렇다면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전반적인 성능을 가늠하는 PC마크 10을 실행해 알아보자. 이 중에서 생산성과 브라우저, 게이밍 등 종합 성능을 확인하는 설정으로 진행했다. 우선 사용하게 될 생산성과 디지털 콘텐츠 생성 부문에 주목하자. 측정 후 결과를 보니 성능 자체는 뛰어나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데스크탑 PC 수준의 결과를 보여준다.

사진 및 영상 작업 부문의 성능도 뛰어나다.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조합된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 노트북에 비하면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내장된 그래픽 처리 장치의 구조가 실제 AMD가 생산 중인 외장 그래픽카드와 같은 설계를 채택했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다. 그러나 작동하면서 주 메모리 용량을 공유하게 되는데 용량 점유가 많지 않아 한계는 있다.

이는 게이밍 성능에서 잘 드러난다. 두 번의 그래픽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각각 초당 18.5매, 15.2매 정도의 처리 능력을 갖췄다. 중급 외장 그래픽카드를 쓰면 이 테스트에서 약 30~40매 사이의 성능을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이 노트북으로 과한 부하를 주는 게임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아이디어패드 슬림 7으로 넷플릭스를 3시간 가량 재생하니 배터리 잔량이 70% 이상 남을 정도로 여유는 있다.
아이디어패드 슬림 7으로 넷플릭스를 3시간 가량 재생하니 배터리 잔량이 70% 이상 남을 정도로 여유는 있다.

배터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엣지 브라우저 내에서 넷플릭스를 연속 재생했다. 노트북은 최대 성능, 화면 밝기 50%, 음량은 25로 설정한 상태. 와이파이도 작동하는 상태다. 이렇게 약 3시간 가량 재생하니 남은 배터리 잔량이 73% 정도였다. 시스템 내에서 안내하는 작동 시간은 약 6시간 35분. 이 정도라면 10시간 가까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의미다. 배터리를 상대적으로 적게 쓰도록 디스플레이 밝기를 더 낮추면 10시간 이상 사용도 불가능은 아니다.

충분한 기본기, 발열은 아쉬워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 라이젠 7 4700U와 8GB 용량의 메모리, 512GB 용량의 고속저장장치 등으로 구성된 기본형이 899.99달러(원화 환산 약 107만 원대)다. 해당 제품은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이 더 강화되어 있으므로 이보다 더 높은 가격대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으로는 999달러(원화 환산 약 120만 원대) 혹은 1,099달러(원화 환산 약 130만 원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7.

노트북 자체의 완성도는 흠잡을 데 없다. 다만 전반적으로 발열이 높은 편이다. 노트북 본체의 재질이 금속이라 발열이 전체로 퍼지는 점도 있겠지만, 조금 뜨겁다. 배터리를 쓰는 상태에서 영상을 감상하거나 문서 작업 등을 진행했을 때에 문제는 안 된다. 그러나 외부 전원을 연결한 다음에는 온도가 빠르게 상승한다. 이는 기본 작동속도가 3GHz 대를 오가는 수준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이 노트북은 어디서든 뛰어난 기본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크기도 작고 가볍지만, 고성능 내장 그래픽 처리 장치를 갖춘 8코어 프로세서를 담아 작업에 능하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 이런 노트북들을 국내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