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워치3, 좋은 제품이지만 ‘3’이라고 하기엔 '갸우뚱'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난 25일,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은 매출액 기준 51.4%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2위인 가민이 9.4%, 3위인 화웨이가 8.3%를 점유했으며 삼성전자는 7.2%의 점유율로 4위에 그쳤다. 작년 까지만 해도 2위 수준을 유지하던 삼성전자 입장에서 충격적인 결과다.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3(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3(출처=삼성전자)

지난 6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신형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3’는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중책을 맡았다. 갤럭시 워치3는 과연 삼성전자의 기존 스마트워치 대비 얼마나 달라졌을까?

참고로 갤럭시 워치3의 제품명에는 ‘3’이 들어가지만 시리즈의 3번째 제품은 아니다. ‘갤럭시 워치2’라는 제품도 나온 적이 없다. ‘갤럭시 워치’는 2018년에 출시되었으며 그 해 하반기에는 파생 모델인 ‘갤럭시 워치 액티브’가, 그리고 2019년에는 ‘갤럭시 워치 액티브2’가 나왔을 뿐이다. 갤럭시 워치 액티브 시리즈는 성능 및 기능 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그리고 간결한 디자인을 강조한다.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워치3는 2018년에 출시된 갤럭시 워치의 뒤를 잇는 삼성전자 플래그십(최상위급) 스마트워치이며, 2를 건너뛰고 제품명에 3을 넣은 건 그만큼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 일 것이다. 예전에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5 후속 모델의 이름을 갤럭시노트6이 아닌 갤럭시노트7로 출시하는 등의 마케팅을 통해 관심을 끈 바 있다.

갤럭시 워치3의 디자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원형 디스플레이다. 이는 사각 디스플레이를 고집하는 애플워치와 구분되는 특징이기도 하며, ‘시계’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다만 가민이나 화웨이 등의 다른 스마트워치 제조사에서도 원형 디스플레이 제품을 다수 출시하고 있어 삼성전자 제품만의 강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원형 디스플레이 이상으로 더 관심을 끄는 건 원형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회전식 베젤 링이다. 이를 직접 돌리며 각종 기능을 선택하거나 화면 전환을 할 수 있어 스마트워치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라는 평을 듣고 있다. 회전식 베젤링은 2015년형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인 기어S2에 처음 적용된 이후 2016년의 기어S3, 그리고 2018년의 갤럭시 워치에도 탑재되면서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상징하는 기능으로 자리잡은 바 있다. 참고로 갤럭시 워치 액티브 시리즈에는 이 기능이 빠져 있다.

사용자의 손목에 제품을 채울 때 쓰는 스트랩(시계줄)의 경우, 2018년형 갤럭시 워치에는 실리콘 재질이 기본으로 제공되었으나 이번 갤럭시 워치3는 가죽 재질이 기본이다. 실리콘 스트랩은 스포츠용에 적합하며 가죽 스트랩은 일상적인 용도로 쓰며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데 적합하다. 제품이 추구하는 성격이 어느정도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전용 스트랩을 써야하는 애플워치 시리즈와 달리 갤럭시 워치 시리즈는 일반 시계용 스트랩으로도 교체가 가능하다. 실리콘이나 가죽 외에 직물이나 금속 재질 등 다양한 갤럭시워치 시리즈 호환 스트랩이 시중에서 판매중이다.

제품의 크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엇갈릴 것 같다. 기존의 갤럭시 워치(2018)은 본체 지름 기준 46mm 모델과 42mm 모델이 출시된 바 있는데 그나마 작은 42mm 모델도 손목이 가는 사람, 특히 여성이 이용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갤럭시 워치3는 45mm와 41mm 모델이 나왔다. 기존 제품보다 작아지긴 했지만 변화가 확연히 체감될 정도는 아니다. 물론 스마트워치는 일반 시계 대비 다양한 부품이 탑재되기 때문에 소형화 하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크기 보다는 두께가 1~2mm 정도 얇아지고 좀 더 가벼워졌다는 점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내부 사양 면에서도 변화의 정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이번 갤럭시 워치3는 삼성 엑시노스 9110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 이는 기존의 갤럭시 워치(2018) 및 갤럭시 워치 액티브2(2019)와 같은 것이다. 대신 데이터 저장공간이 4GB(워치, 액티브2)에서 8GB로 커져서 좀 더 많은 앱과 파일을 설치 가능하다.

기능과 관련해서는 기존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서 지원했던 다양한 종목의 운동 트래킹(추적)이나 수면 측정, 심박수 및 스트레스 지수 측정, 방수 등의 기능을 그대로 계승했고 혈압 및 심전도, 혈중 산소농도 측정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다. 기존 제품 대비 좀더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어S3(2016)에서 지원했다가 갤럭시워치(2018)에서 사라졌던 삼성페이 기능은 갤럭시 워치3에서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소 아쉽다.

그리고 배터리 용량의 경우, 45mm 모델이 340mAh, 41mm 모델이 247mAh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2018년형 갤럭시 워치(46mm 모델 472mAh, 42mm 모델 270mAh) 모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저전력 설계를 통해 실제 이용 사용 시간은 이전 모델과 비슷하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이전의 갤럭시 워치 역시 배터리 이용시간 면에선 아쉬워하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갤럭시 워치3는 디자인이나 두께, 그리고 각종 건강관리 기능 면에서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만 한 양질의 스마트워치임이 분명하다. 다만 기어S3나 갤럭시 워치, 갤럭시 워치 액티브2 등의 기존 제품을 쓰던 소비자들까지 제품 교체를 고려할 정도로 극적인 변화를 이루지는 못했다. ‘2’를 건너뛰고 ‘3’이라는 숫자를 제품명에 넣을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를 통해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워치인 만큼, 향후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지원이 얼마나 충실하게 이어질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삼성 기어S3 같은 제품은 2016년 출시 제품이지만 2020년 현재까지 꾸준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지원되면서 아직까지 쓸 만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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