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캔슬링’과 사랑에 빠진 완전 무선 이어폰들
[IT동아 강형석 기자] 최근 출시되는 일부 이어폰과 헤드폰을 보면 공통점을 하나 찾을 수 있는데, 바로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이다. NC 혹은 ANC(능동형 노이즈 캔슬링) 등의 명칭으로 쓰이는 이 기술은 외부 소음을 상쇄해 마치 상대적으로 조용한 공간에서 음원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 기술은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적용되었지만, 현재는 여러 기술이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무엇이고, 어떤 제품이 있는지 많지만 간단히 정리해 봤다.
노이즈 캔슬링이 뭡니까?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을 억제하는 기술로 최근 많은 기기들이 채택하고 있다. 흔히 이어폰을 착용하면 어느 정도 외부 소리와 차단되지만, 외이도와 기기간 존재하는 약간의 틈 사이로 소음이 유입된다. 이런 상황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로 노이즈 캔슬링이 쓰인다.
어떻게 작동할까? 일단 이어폰(혹은 헤드폰) 외부에 소음을 인지하기 위한 마이크를 탑재한다. 이 마이크가 외부 소음을 인식하고, 내부 처리 장치에 파장을 전달하게 된다. 기기 내부에 별도 탑재된 처리 장치에서는 이 파장을 분석하고 동시에 상쇄되는 파장을 스피커로 전송한다. 인식과 전송, 분석과 상쇄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효과가 커진다.
소음 상쇄는 좌우 스피커가 독립 작동하는 것이 기본이다. 전체 영역에 대응할 수 없지만 좌우 스피커에 각각 소음을 인지하는 마이크를 배치함으로써 소음 인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처리 장치는 파장을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처리하기에는 무리이므로 어느 정도 신호를 예측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소리나 기압의 변화에 따라 각 마이크에 도달하는 소리도 달라지는데, 이 때 상황과 다른 상쇄 파장이 출력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환경에서 노이즈 캔슬링 효과가 좋아질까? 흔히 대부분 이어폰 제조사는 기차와 비행기, 엔진 소음 등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저주파수 파장 환경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사람의 대화와 같은 불규칙적인 고주파수 파장 환경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저주파수 파장의 소음도 반감되는 것이지 완전히 상쇄되는 것은 아니니 참고하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대표주자 - 애플 에어팟 프로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되어 큰 반향을 불러온 에어팟 프로. 애플 완전 무선 이어폰 중 처음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적용되면서 주목 받았다. 구조도 기존과 다르다. 귓바퀴에 걸쳐 쓰는 오픈형 이어폰인 기존 에어팟과 달리 이번 제품은 외이도에 도관을 연결하는 커널형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 아무래도 차음성이 적은 오픈형보다 커널형이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다.
완전 무선 이어폰이므로 배터리 성능이 중요하다. 이 제품은 완전 충전 기준으로 최대 4.5시간, 배터리 케이스를 활용하면 최대 24시간 재생 가능하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고 배터리가 방전되었을 때 약 5분 정도 충전하면 1시간 사용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능도 갖췄다.
에어팟 프로는 현재 출시된 노이즈 캔슬링 탑재 완전 무선 이어폰 중 성능이 뛰어난 편에 속한다. 공식 출시 가격은 32만 9,000원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을 잘 찾아보면 이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비싸지만 그래도 괜찮아 – 젠하이저 2세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젠하이저는 완전 무선 이어폰도 충분히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그리고 두 번째 완전 무선 이어폰에서도 그 기조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2세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는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 제품도 외이도에 도관을 연결해 쓰는 커널형 설계를 채택했으며, 내장형 음장 효과를 채택해 취향에 따른 음원 감상을 지원한다.
배터리는 최대 7시간 재생 가능하도록 설계가 됐다. 비교적 장시간 재생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인데, 대신 그만큼 이어폰 자체의 크기를 고려해야 된다. 추가로 배터리 케이스를 활용하면 21시간 추가 재생 가능하다. 총 28시간 재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10분 충전으로 90분 재생 가능한 고속 충전은 되지만, 무선 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2세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의 가격은 39만 9,000원. 이 역시 온라인을 잘 탐험해 보면 비교적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출시된 제품들 중에서는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가격 할인’으로 승부하나 – AKG N400
이제는 삼성의 일원인 하만. 그 중에서도 AKG 브랜드가 선보인 N400은 작은 크기에 감각적인 외모,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더했다. 출시 당시 완전 무선 이어폰은 고가 혹은 저가로 양분되어 있었지만, AKG는 그 중간 가격대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주로 10만 원대 후반에서 20만 원대 초반 시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N400도 기본적인 차음 능력에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더하고자 커널형 구조를 선택했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배터리 지속력은 한계로 꼽힌다. 타 제품은 20~30시간 가량 재생을 지원하는 반면, 이 제품은 최대 12시간 재생 가능하다. 그러나 그만큼 크기가 작아 휴대가 용이하다는 것은 장점이다. 이어폰 단일 재생 시간은 최대 5시간(노이즈 캔슬링 활성화 기준)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전면에 내세운 AKG N400. 공식 출시 가격이 18만 5,000원으로 설정되었지만, 일부 온라인 판매점을 보면 이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유명 오디오 브랜드의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오픈형에 노이즈 캔슬링을? – 삼성 갤럭시 버즈 라이브
갤럭시 노트 20, 3세대 갤럭시 워치 등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들과 함께 출시된 갤럭시 버즈 라이브. 그간 공개됐던 것처럼 콩을 연상케 만드는 독특한 외모로 출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도 가격대를 20만 원 이하에 설정하면서 저가와 고가 사이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이어폰의 설계 구조.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채택한 이어폰 중 거의 유일하게 오픈형 설계를 택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아무래도 차음성이 떨어지는 오픈형 구조이다 보니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때문에 오픈형과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부분으로 접근할 생각이라면 가급적 미리 청음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오픈형의 장점은 착용감이다. 외이도에 도관을 연결하면 이물감이 생기는데,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반면, 오픈형은 설계만 잘 된다면 귀에 잘 걸쳐지므로 편안하게 착용해 음원 감상이 가능하다. 단점은 자칫 음량을 크게 설정하면 소리가 외부로 새어 나간다는 부분이다.
배터리는 이어폰만 최대 6시간, 케이스를 사용하면 최대 21시간 사용할 수 있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며, 5분 충전으로 1시간 사용 가능한 고속 충전 기술도 갖췄다. 가격은 19만 8,000원(삼성닷컴 기준)이다. 아직 출시 초기이므로 가격 변동이 적다.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를 고려한다면 약간의 시간을 두고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