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방식 일신한 슈나이더 일렉트릭, 비결은 '스마트 오피스'
[IT동아 김영우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른바 언택트(untact)라고 불리는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어 온라인을 통한 의견교류, 그리고 재택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 형태가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최적화된 이른바 스마트 오피스,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근무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가 지난 6월 1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의 새로운 사무실로의 이전을 알렸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김한수 HR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미래형 사무실, 그리고 회사 운영 시스템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Q1. 본인 및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프랑스에서 184년 전 창업했다. 초반에는 철강 및 중장비, 20세기에는 전력 및 자동화 분야 그리고 21세기부터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시대에 따른 변신을 거듭했다. 지속적으로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소속된 임직원들에게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일터문화 조성을 위해 미래형 사무실 (Workplace of the Future)을 도입하고 있다, 이번에 오픈한 마곡 오피스 역시 그 일환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한국에서 1975년부터 영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생산공장도 보유했다. 한국은 IT산업 및 제조업이 발달한 중요 지역으로 본사에서 인식하고 있다.
Q2. 마곡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최근 기업들은 거점오피스를 마련하는 등 새로운 업무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새로운 사무실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새 사무실은 개인적 업무공간인 ‘워크스테이션(Workstations)’,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집중업무공간(Focus Booth)‘ 등을 각자의 성향이나 그날 업무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며, ‘다양한 규모의 회의공간’, ‘다른 직원들과 비공식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공간’, 많은 직원들 사이의 네트워킹이 가능한 ‘대규모 카페테리아’, 그리고 ‘건강관리 및 휴게공간’ 등으로 구성되었다.
Q3. 새로운 사무실로의 이전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크게는 직원들의 창의성 향상, 그리고 직원들 간의 협업 강화를 기대한다. 정해진 자리가 없어 모든 직원들이 그날 본인의 업무 형태에 최적화된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일반 직원 외에 임원들도 마찬가지이므로 수평적인 문화를 고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은 각 임직원들 스스로의 자율성을 믿고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된 것이다. 이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업문화와도 일맥상통한다.
Q4. 변화된 업무 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은?
예전엔 지정된 책상에 서류를 쌓아 두고 일하다가 지금은 각자의 사물함에 물품을 넣어두고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이사 후 2주 정도 기간을 거치니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직 입주 초기라 구체적인 설문조사는 해보지 않았지만 대부분 만족하는 느낌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와 함께 운영 중인 이공계 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 및 슈나이더 일렉트릭 유니버시티 앰버서더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보더니 일하고 싶은 사무실이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로비공간을 잘 꾸며 두어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외부 관계자들의 평도 있었다.
그 외에 각 회의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석에서 예약도 가능한 터치 스크린 시스템이나 케이블 연결 없이 PC나 스마트 기기 화면을 프로젝터로 실시간 공유하는 무선 디스플레이 시스템 등의 시설도 호응도가 높다.
Q5.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업무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슈나이더 일렉트릭만의 업무 시스템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유연 근무제를 적용해 스마트하게 일하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련하여, 2017년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유연한 근무(Flexibility at Work)의 원칙을 발표하고, 구성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유연한 근무 제도들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더 스마트하게 혁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월 마지막 주 즈음부터 5월말까지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직원 전체의 안전을 최우선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에 6월부터는 사태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비상 상황에 적합한 근무형태 (Business as Unusual)를 본격화했고 때마침 새 사무실도 마련되었다. 전 임직원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출근 직원과 재택근무 직원으로 나눴고 개소식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새 사무실의 개소 시기가 잘 맞아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Q6.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을 운영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극복방법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이미 작년 1월부터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핵심근로시간, 그 전후는 자유롭게 출퇴근 및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다만 공간과 제도가 유연하더라도 일하는 문화가 보수적이면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사실 우리 회사에도 보수적인 관리자들이 있었지만 지난 3개월간 재택근무를 실행하면서 대부분의 직원과 관리자들이 익숙해져 업무효율은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모든 임직원들이 혁신의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술을 다루는 회사이다 보니 큰 도면을 보면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 등 꼭 모여야 할 때가 있긴 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Teams) 같은 온라인 협업용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불편을 극복하고 있다.
Q7. 재택근무나 스마트오피스 분야의 성과를 확인한 입장에서 다른 기업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다양한 업무환경을 통한 창의성 고취, 고정좌석 없이 다양한 직원과의 소통을 통한 협업 추구, 재택근무를 포함한 일하는 방식의 다양성 추구, 직원들 간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인력 관리자의 역량, 그리고 조직 및 문화, 생산성, 물류 등 모든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중시한다. 또한 원격 업무 환경에서도 업무 효율과 팀워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새로운 IT 툴과 업무 기술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다른 회사에서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Q8. 코로나19 사태 이후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모습은?
디지털 혁신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그와 관련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스마트 오피스 및 유연한 업무 문화를 도입하는 것 외에 생산시설의 디지털화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 익산에 있는 직원 40여명 규모의 자사 전자식 모터 보호 계전기(EOCR) 제조 공장을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로 전환하고 6월에 개소식도 했다.
컨트롤 타워에서 대형스크린을 통해 각 공정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므로 직접 돌아다니며 점검을 할 필요가 없으며 배전반을 스마트 태블릿으로 비추기만 해도 AR(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여러 스위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대형이 아닌 중소형 공장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스마트 오피스 및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하며 스마트 업무 환경을 물적, 공간적으로 모두 갖춘 기업이 되었다. 향후 전세계 모든 건물과 공장의 스마트화를 도울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