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캔슬링이 주는 편안함, 소니 WF-SP800N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완전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선택지는 다양하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용되는 기술이나 음질도 상향평준화 되었다. 노이즈 캔슬링이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다. 초기에는 몇몇 프리미엄 제품에 적용되던 기술이지만 현재는 다양한 완전 무선 이어폰이 이를 채택하고 있다. 소니도 WF-1000X를 시작으로 점차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WF-SP800N도 그렇다. 이 완전 무선 이어폰은 노이즈 캔슬링과 함께 장시간 재생이 가능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일반 완전 무선 이어폰이 5시간 전후의 재생 시간을 갖는 것과 다르게 9시간 가량 재생이 가능한 것. 그만큼 배터리와 주변 소음 걱정 없이 음악과 내 행동에 몰입할 수 있다.

단순한 외모지만 필요한 기능은 충실

WF-SP800N의 외모는 시선을 사로 잡는다는 측면보다 실용적인 면에 무게를 둔 쪽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만큼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적다. 이는 색상에 따른 부분으로 실제로는 리뷰에 쓰인 흰색(화이트) 외에 검은색(블랙), 파란색(블루), 주황색(오렌지) 등 색상 선택이 가능하다. 파란색 혹은 주황색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WF-SP800N(가운데)은 타 제품과 비교하면 조금 큰 편이다.
WF-SP800N(가운데)은 타 제품과 비교하면 조금 큰 편이다.

이어폰과 배터리를 포함한 충전 케이스는 덩치가 제법 있는 편이다. 최근 출시되는 완전 무선 이어폰은 크기를 줄이는 추세인 것에 비해 이 제품은 상위에 속하는 WF-1000X M3와 유사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배터리 지속 시간과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기술을 구현하려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 그래도 귀에 잘 고정되도록 설계가 이뤄졌기에 장착 후, 움직여도 이어폰이 잘 빠지지 않는다.

이어폰은 커널형 설계와 IP55 등급 방진방수 적용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어폰은 커널형 설계와 IP55 등급 방진방수 적용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어폰은 도관을 외이도에 고정해 쓰는 커널 방식이다. 차음성이 좋지만 사용자에 따라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이물감을 최소화하면서 차음성을 높이기 위해 제품 내에는 일반 실리콘 팁과 발포 실리콘을 활용한 팁을 각각 3가지씩 제공한다. 두 형태 모두 감촉 측면에서는 최고 수준이어서 크기에 따라 사용하면 되겠다.

이어폰 외부에는 외부 소음 인식을 위한 마이크와 터치 센서가 탑재된다. 귀와의 거리를 인식하기 위한 근접 센서도 탑재됐다. 외부 마이크는 외부에 하나(포워드), 도관쪽에 하나(피드백) 배치되어 다양한 소음을 인식하게 된다. 이 소음은 각각 탑재된 신호 처리 장치(HD 노이즈 캔슬링 프로세서 QN1e)를 거쳐 그에 상응하는 상쇄 음파장을 출력한다.

터치 센서는 손가락을 두드림으로써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왼쪽 유닛을 한 번 두드리면 노이즈 캔슬링 모드 변경, 터치하고 있으면 주변 소리 모드(퀵 어텐션)가 변경된다. 오른쪽 유닛은 한 번 터치하면 재생/정지, 두 번 터치하면 다음 음원 재생, 세 번은 이전 음원 재생, 터치하고 있으면 구글 어시스턴트(혹은 시리)가 실행된다.

활동적인 사람을 위한 설계도 충실하다. IP55 등급 방진방수에 대응해 어느 정도 외부 이물질을 방어해낸다. 여기에서 방수 등급을 간단히 언급하면 이렇다. IP 다음에 붙는 숫자 앞자리는 방진, 뒷자리는 방수 등급을 말한다. 방진은 0~6까지 7단계, 방수는 0~8까지 9단계로 구분된다.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 IP55라면 방진은 수준급, 방수는 평이한 형태다. 물 속에서 쓸 수 없지만, 흐르는 땀에 노출되거나 물로 세척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소니스러운 음질, 소음 제거 능력 돋보여

완전 무선 이어폰 소니 WF-SP800N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 음원 재생을 위해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 S20 울트라를 사용했다. 재생 애플리케이션으로 멜론 플레이어, 플로 등을 사용했다. 각 재생 플랫폼에서 최대한 좋은 음질을 경험하기 위해 AAC 혹은 MP3 320K를 선택했다.

이어폰을 꺼내면 연결 과정이 진행된다. 한 번 연결되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연결이 진행된다.
이어폰을 꺼내면 연결 과정이 진행된다. 한 번 연결되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연결이 진행된다.

이 이어폰은 고해상 음원을 무선으로 즐길 수 있는 에이피티엑스(aptX) 혹은 aptX HD, 소니의 고해상 음원 전송 기술 엘댁(LDAC)도 지원하지 않는다. 일반 블루투스 전송 코덱인 SBC와 AAC만 지원한다는 점 참고하자. 코덱에 따라 음질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소니가 조율한 기기 완성도가 음질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청음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은 기자의 주관적인 요소가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구매할 소비자의 취향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이어폰이나 헤드폰 등 음향기기를 구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이 직접 매장 청음을 통해 취향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WF-SP800N의 소리는 무난한 편이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는 이야기다.
WF-SP800N의 소리는 무난한 편이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는 이야기다.

청음해 보니 전형적인 소니 이어폰이 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적당히 울려주는 저음에 중·고음도 깔끔하게 출력된다. 전반적인 음질 자체에는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음상(소리가 느껴지는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공간감 또한 충분하다. 나름대로 제품의 성격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녹아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출력이 이뤄지는 것을 의도한 듯하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기본적으로 제조사 기준 9시간 x 2(노이즈 캔슬링 + 이어폰 완전 충전 + 배터리 1회 충전)라고 주장한다. 실제 이보다는 조금 짧다.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음량 75%)한 상태에서 연속 재생하니 약 8시간 조금 넘게 재생할 수 있었는데, 음량을 줄인다면 조금 더 나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완전 무선 이어폰으로는 충전 완료 시 재생 시간이 타 기기의 두 배 이상이어서 활용도는 높다.

노이즈 캔슬링과 배터리 지속 능력은 좋은데...

소니 WF-SP800N의 장점은 배터리 지속 시간이다. 한 번 충전으로 9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한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 일반 완전 무선 이어폰의 사용시간(5시간 내외)도 충분히 뛰어나지만 이 제품은 이보다 더 오래 사용 가능하기에 충전에 대한 걱정을 최대한 덜 수 있다. 설령 방전 되더라도 10분 충전 시 1시간 사용 가능한 고속 충전 기술에도 대응한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수준급이다. 외부 소음을 완전 차단한다고 볼 수 없겠지만 소음이 아주 크거나 목소리와 같은 특정 주파수의 소리가 아니라면 대부분 걸러낸다.

소니 WF-SP800N.
소니 WF-SP800N.

문제는 이로 인해 덩치가 커진 것이라 하겠다. 이어폰 무게만 한쪽에 9.8g 가량이다. WF-1000X M3의 8.5g 보다도 조금이지만 무게가 더 나간다. 귀에 걸어 고정하는 아크 서포터 때문에 무게에 대한 걱정이 적지만, 이어폰 크기 자체만 보더라도 타 제품과 비교되는 부분이라 아쉽게 느껴질 따름이다. 아무래도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칩과 배터리 등이 탑재되는 구조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격대 성능이 좋은 이어폰이 많다는 것도 이 제품의 약점 중 하나다. 최근 일부 완전 무선 이어폰은 10만 원대 중후반대 가격의 제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소니 WF-SP800N은 22만 9,000원으로 3~5만 원 정도 차이지만, 휴대성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뛰어난 편이어서 편안하게 주변 소음 신경 쓰지 않고자 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