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에코] 잘 고른 소모품·일회용품, 앞으로 백 년 간 지구를 지킨다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1959년, 스웨덴 공학자 스텐 구스타프 툴린은 지구 환경에 전환점이 될 중대한 발명을 한다. 스텐 구스타프 툴린은 종이 봉투를 대신할 목적으로 이 제품을 발명하였는데, 이음새가 없어 내구성이 좋고, 저렴하며 생산하기도 쉬웠다. 1960년 3월에 특허권을 취득한 이 물건은 삽시간에 종이 봉투를 대체하였지만, 결국 종이 봉투를 만들 때 소모되는 자원보다 훨씬 더 심각한 환경 파괴를 일으키게 된다. 이 물건이 바로 비닐 봉투다.

인류 문명은 편리하고, 손쉬운 사용에 초점을 맞춰왔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편의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지만, 환경은 그에 비례하여 파괴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이나 비닐같이 썩지 않는 물질이 일회용품으로 쓰이면서 환경파괴 요인은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 결국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전면 중단, 2025년까지 플라스틱 병 90%를 수거하기로 지침을 내렸고, 대한민국 환경부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으로 전 세계 1회용품 규제에 발맞추고 있다.

일회용품 규제로 떠오르는 대안 제품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추진하는 환상마켓, 온라인 에코 플리마켓이다.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추진하는 환상마켓, 온라인 에코 플리마켓이다.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환경보호 제품 사용이 전 세계적 추세로 기울면서, 환경부를 비롯한 국내 관련 산업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물론 환경보호 자체가 기업보다는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문제기 때문에 국내 친환경 산업도 정부와 기관이 앞장서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추진하고 있는 '2020 환상마켓(온라인 에코 플리마켓)' 사업도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2020 환상마켓은 '지구에게 환심사기'를 콘셉트로 지구를 위한 친환경 제품을 다루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수요와 소비까지 활성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된다. 지난 5월 31일 공모를 마친 상태로, 7월부터 한 달간 온라인으로 제품을 선보인다. 2020 환상마켓을 통해 친환경 산업과 대안 제품의 방향성을 짚어보자.

천연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빨대, 디앙

빨대는 플라스틱 1회용품의 대명사다. 위생적으로 음료를 마시는 것은 좋지만, 개당 단가가 저렴해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사용량도 많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원료라 썩지 않는 데다가, 단면이 날카로워 야생 동물에게 굉장한 위협이 되는 물건이다. 이미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하고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디앙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한 카페. 출처=디앙 안스타그램
디앙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한 카페. 출처=디앙 안스타그램

하지만 종이 빨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눅눅해져 제대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디앙의 제품이라면 그럴 걱정이 없다. 디앙의 친환경 스트로우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와 PBAT를 사용한 제품으로, 종이 빨대처럼 눅눅해지는 불편함이 없다. 또한 자연 상태에서 180일이면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을 보호하고, 야생 동물을 살리는 데 보탬이 된다.

유연제에 쓰이는 플라스틱 새활용, 리필리

주방 세재, 빨래용 세제 모두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로 대체면서 점진적으로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곤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다. 바로 세제를 보관하는데 여전히 플라스틱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리필리가 '플라스틱 새활용'이라는 문구를 들고나온 이유다.

세제 리필 서비스 리필리의 서비스 개요. 출처=리필리
세제 리필 서비스 리필리의 서비스 개요. 출처=리필리

리필리는 친환경 인증을 받는 세제를 구독 형식으로 제공한다. 구독자가 교체 요청을 하면, 리플리가 용기를 수거한 다음 세제를 리필하여 다시 배송한다.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소비가 줄어들고,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게 되니 그만큼 환경 오염도 줄어든다. 현재 리필리 제품은 주방 세제, 세탁 세제, 그리고 섬유유연제를 선택할 수 있다.

반려동물 시장 겨냥한 보아스테크

보아스테크의 애니후레쉬, 천연 재료를 사용한 탈취제다. 출처=보아스테크
보아스테크의 애니후레쉬, 천연 재료를 사용한 탈취제다. 출처=보아스테크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친환경과 결부시키기엔 여전히 미진한 분위기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1회용품 사용량도 많고, 예상치 못한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자원이 소비되기도 한다. 보아스테크의 애니후레쉬 탈취제는 이런 소모적인 부분을 줄이기 위한 천연 탈취제다. 애니후레쉬는 천연광물질인 일라이트 성분과 편백가지 잎 추출물 등을 활용해 암모니아, 황화가스 등의 냄새 요인을 흡착 소멸한다. 활용하기에 따라 반려동물 냄새로 인한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고, 이에 따른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으니 1석 2조다.

더 이상의 일회용 마스크는 그만, 어치제작소

어치제작소의 스포츠 방진마스크는 편안한 호흡을 위한 재사용 마스크다. 출처=어치제작소
어치제작소의 스포츠 방진마스크는 편안한 호흡을 위한 재사용 마스크다. 출처=어치제작소

코로나 19 사태로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겪으면서, 일회용 마스크에 대한 소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물론 공중 보건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꾸준히 쓰는 것이 맞지만, 환경 측면에서 그다지 좋은 현상이라 볼 수 없다. 게다가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회용 마스크에 관한 관심과 수요도 늘고 있다.

어치제작소의 스포츠 방진마스크는 편안한 호흡과 재사용을 위한 고성능 마스크다. H13등급의 필터로 미세먼지 마스크로 쓸 수 있고, 날숨 흡입량을 동일 면체의 약 1/3으로 감소해 호흡이 쉽다. 일회용 마스크를 가볍게 대신할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에코아미가, 순수 자연 소재인 갈대로 빨대를 만들다

에코아미가의 갈대빨대는 유기농 갈대를 그대로 세척하여 사용한다. 출처=에코아미가 인스타그램
에코아미가의 갈대빨대는 유기농 갈대를 그대로 세척하여 사용한다. 출처=에코아미가 인스타그램

에코아미가는 '버리는 순간 자연에 되돌리다'를 목표로, 친환경을 넘어 자연 그대로의 소재를 활용한 물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코아미가의 갈대빨대는 이름 그대로 갈대를 활용한 빨대로, 쓰는 것 자체만으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일조한다. 갈대 빨대는 종이빨대와 다르게 물로 인해 풀어지는 현상이 없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또한, 친환경 공법으로 기른 갈대를 사용하기에 유기농 제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꾸준히 소모하는 칫솔이 대나무라면? 에코앤드

대나무와 생분해성 나일론을 활용한 친환경 칫솔. 출처=디앤지트레이딩
대나무와 생분해성 나일론을 활용한 친환경 칫솔. 출처=디앤지트레이딩

칫솔은 짧으면 한 두 달이면 교체하는 물건인 데다가, 플라스틱+실리콘 재질이다. 연간 버려지는 칫솔만 39억 개에 달하는데, 분해는 400년이 걸린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자연에 영향을 준다. 디앤지트레이딩의 에코앤드는 친환경 재질의 칫솔로 자연 보호에 앞장선다. 에코앤드의 대나무 칫솔은 듀폰의 친환경 소재로 칫솔모를 만들고, 대나무로 칫솔대를 제작하여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도록 돼 있다. 칫솔은 아동용과 성인용이 각각 마련되며, 칫솔모 색상이나 손잡이 색상까지 고를 수 있어 다양한 인테리어에 어울린다.

한지 원단의 세탁 가능한 마스크, 비나리 마스크

한지 섬유를 활용해 재사용이 가능한 비나리 마스크. 출처=디자인스튜디오임성묵
한지 섬유를 활용해 재사용이 가능한 비나리 마스크. 출처=디자인스튜디오임성묵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마스크는 해도 1년에 5억 개로 추산되고, 부직포가 썩기까지 100년이 걸린다. 코로나 19로 인한 마스크 사용이 폭증하면서, 이로 인한 부수적인 환경 오염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사용량을 줄일 수도 없고, 계속 마스크를 수급해야 하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불편함이 가중된다.

그렇다면 디자인 스튜디오 임성묵의 비나리 마스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비나리 마스크는 복주머니의 디자인에서 착안한 한지 원단의 마스크로, 두 가지 색상 및 사이즈에 세탁도 가능하다. 섬유 및 산업자재 분석기관인 FITI 시험연구원 기준 분진포집효율 93.8%라니 기능적인 면도 만족한다.

당신의 작은 행동이 지구를 구한다

지구에게 환심사기 프로젝트 포스터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지구에게 환심사기 프로젝트 포스터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어쩔 수 없이 소모하는 물건을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쓰긴 쓰되, 순환할 수 있는 자원 구조와 재활용에 일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친환경 제품으로 환경이 파괴되는 요인까지 서서히 줄여나간다면 금상첨화다. 당신이 사용한 천연 빨대는 바다거북을 구할 것이고, 당신이 쓴 새활용 세제가 다음 세대를 위한 수자원에 영향을 줄 것이다. 행동 하나하나는 작지만, 실천하는 태도가 지구 생태계를 살리는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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