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모르는 PC 시장, 지금 구매해도 적절할까?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20년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PC 출하량은 2019년 2분기 대비 2.8% 증가한 6,480만 대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 19로 공급망이 중단된 업체들이 복귀하면서 전 세계 PC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했다. 또한 원격 근로와 비대면 업무 처리를 위한 노트북 수요 증대도 성장세를 견인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가 적은 우리나라 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먼저 컴퓨터 부품의 가격은 수요 변동, 그리고 공급 조절의 영향을 받는다. 예상 밖으로 수요가 몰릴 경우 가격이 증가하고, 반대로 생산과 비례해 수요가 감소하면 제품 가격이 내려간다. 통상적으로 구매 수요가 많은 연초와 연말, 입학 시즌이 성수기고, 다른 영향이 없는 시기를 비수기로 본다. 하지만 성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 시장이 코로나 19로 인한 수급 불균형과 경기 위축 등으로 난조를 겪으면서, 이후 분기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를 위한 컴퓨터 부품 가격은 더욱 예측하기가 어렵다. 지난 6월 다나와 온라인 판매량 동향을 토대로 현시점에서의 PC 시장 흐름을 짚어본다.

인텔 10세대와 AMD 라이젠 3000 시리즈, 꾸준히 가격 유지해

5~6월 인텔 CPU 및 AMD PCU 판매 가격대 동향. 출처=다나와
5~6월 인텔 CPU 및 AMD PCU 판매 가격대 동향. 출처=다나와

인텔은 지난 5월, 최대 10코어 20스레드로 구성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공개했고, AMD 역시 지난주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개량한 3000 XT 시리즈를 출시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인텔과 AMD가 각각 새로운 제품을 내놓은 덕에, 올해 들어 간만에 CPU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게이밍 성능이 좋다고 입소문난 일부 제품군이 품귀 현상을 겪으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원활한 수급을 통해 원래 가격대를 회복했다.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중 가장 성능이 높은 코어 i9-10900K는 91만 원대로 시작했지만, 6월 중후반에 108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가 지금은 가격이 내려 100만 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4코어 8스레드 기반의 AMD 라이젠 3300X 역시 6월 중반까지 품귀 현상을 겪으며 27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했지만, 지금은 수급이 안정되어 16만 원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외 제품은 특별한 가격 상승 없이 안정적인 가격대로 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 암페어 예고, 숨 고르는 그래픽 카드 시장

엔비디아 암페어 아키텍처. 출처=엔비디아
엔비디아 암페어 아키텍처. 출처=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제조사 엔비디아(NVIDIA)는 지난 GTC 2020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7나노 공정 기반의 암페어(Ampere) 아키텍처 GPU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용 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게이밍 그래픽 카드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새로운 공정 기반 기술이 이미 상용 단계에 진입했음을 공표한 만큼, 빠르면 올해 3분기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게이밍 그래픽 카드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AMD는 지난해 7월 출시된 라데온 RX5700XT를 비롯한 하위 라인업을 꾸준히 쌓고 있다. 현재 라데온 RX5000 시리즈는 최상급인 RX5700 XT와 RX5700, RX 5600XT와 RX5600이 있고, 그 아래로 RX 5500XT와 RX5500이 있다. 구형 제품까지 따지면 라데온 RX590, 570 제품군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 카드 출시가 예상되면서, 그래픽 카드 시장은 숨 고르기에 나선 상태다. RTX 20 시리즈 후속 제품을 기다려온 소비자들이 신형 그래픽 카드 출시를 기다고 있어서다. 만약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선호한다면 출시일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고, AMD 제품을 선택한다면 경쟁사 제품 출시와 관계없이 선택해도 무방하다.

가격 내려간 SSD, 큰 변화 없는 HDD

5~6월 다나와 SSD 및 HDD 가격 동향. 출처=다나와
5~6월 다나와 SSD 및 HDD 가격 동향. 출처=다나와

컴퓨터용 저장장치는 2개월 연속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데스크톱 및 노트북 저장장치를 교체하거나,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추가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삼성전자의 간판급 M.2 NVMe SSD인 970 EVO M.2 500GB 모델은 4월까지도 12만 원대 후반 가격대였으나, 7월 현재 1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구형 컴퓨터 업그레이드에 용이한 SATA3 규격 기반 마이크론 크루셜 MX500 256GB는 4월달에 5만 3천원이었는데, 지금은 4만 원대 중반까지 가격이 내렸다.

반면, 하드디스크 가격은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웨스턴디지털 WD 블루 5400RPM 2TB 모델은 올해 초 6만 원대 초반이었지만, 지금 현재 6만 원대 후반이다. 4TB 제품도 올해 초 10만 원대 후반이었지만 지금은 11만 원대 초반이다. 시게이트 제품도 WD 제품과 비슷한 가격 변동 추이를 보인다. 대용량 저장장치가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새로운 고속 메모리 출현, DRAM 구매는 최적기

삼성전자 D램 모듈.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D램 모듈. 출처=삼성전자

현재 데스크톱 메모리는 DDR4 규격이 쓰인다. 제품 구분은 용량과 동작 속도로 구분하며, 동작 속도가 빠른 제품일수록 같은 용량이더라도 더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한다. 따라서 가격 대비 용량이 크고, 빠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D램 가격은 연초에 비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데다가, 최근 삼성전자가 3,200Mbps(PC4-25600) DDR4 메모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구매하기에 좋은 시기를 맞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은 제품을 원한다면 2,666Mbps(PC4-21300)을 선택하면 되고, 같은 용량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속도가 빠른 신형 제품을 원한다면 3,200Mbps (PC4-25600) 메모리를 구매하면 된다.

경기 회복되면 PC 시장도 반전··· 필요한 제품 그때그때 사야

컴퓨터를 맞추기 가장 좋은 시기는 컴퓨터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기를 선택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코로나 19로 인해 위축됐던 전 세계 PC 출하량이 되살아나면서, 국내 시장 역시 차츰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 카드가 출시될 경우, 그래픽 카드를 교체하면서 데스크톱 하드웨어 전체를 교체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PC 부품 전반의 가격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픽 카드와 관계없는 하드웨어를 교체할 예정이라면, 지금 교체하는 것을 고려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