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들이 수입·국산 가리지 않고 국내에 몰려온다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전기자동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되는 요소는 저온·고온에서의 주행 거리, 차량 가격, 충전 설비와 시간, 비용 등 다양하다. 하지만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혹은 수소연료전지로의 전환은 빠르게 이뤄지고 중이며, 관련 기술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자동차는 고가의 화석연료(휘발유·경유)보다 저렴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운용 측면에서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소비자가 기꺼이 전기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미래를 위한 준비나 혜택 때문만은 아니다. 그만큼 상품성을 갖춘 차량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의 포문은 국내 완성차 제조사 및 테슬라가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델 에스·엑스(MODEL S·X) 외에도 기아차의 레이 EV, 르노삼성의 SM3 Z.E, BMW i3 등이 그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테슬라 모델3 외에 현대기아차의 코나·니로 EV, 쉐보레 볼트(BOLT), 벤츠 이큐씨(EQC), 재규어 아이-페이스(I-FACE) 등이 가세하며 전기차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2020년 이후에는 전기차 경쟁이 더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BMW 등 전기차 도입이 빨랐던 제조사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폭스바겐 그룹, 푸조시트로엥 그룹 등 수입 완성차 제조사의 전기차들이 공개되면서 일부는 이미 수입됐거나 향후 수입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로 처음 시작하는 스타트업 및 기업의 시장 진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도 새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우디가 순수 전기차 ‘이-트론 55 콰트로’를 국내 선보였다.
아우디가 순수 전기차 ‘이-트론 55 콰트로’를 국내 선보였다.

수입 전기차는 우선 메르세데스-벤츠의 이큐씨(EQC), 아우디 이-트론(e-tron)이 두드러진다. 모두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으로 여유로운 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두 차량 모두 이동거리가 300km(국내 인증 기준) 가량으로 짧은 편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특유의 고급스러운 마감과 최신 기술을 도입한 부분이 차별화된 점이다.

이큐씨 400 포매틱(4MATIC)은 지난해 출시되었지만 초기 저온 주행거리가 짧다는 논란으로 문제가 됐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저온 주행거리(171.7→270.7km)를 늘려 재인증을 받았다. 전자제어장치(ECU)를 개선해 얻은 결과다. 전기로 움직이지만 여느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적용되는 주행 및 안전 사양이 적용돼 완성도를 높였다.

아우디 이-트론은 지난 7월 1일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차다. 복합 주행거리 307km로 인증을 받았으며, 저온 주행거리 또한 이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아우디코리아 측 설명. 여기에 측면 거울(사이드 미러)을 카메라로 대체한 버추얼 사이드 미러가 돋보인다. 내부 문 측면에 탑재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보며 측후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르노의 전기자동차 조에(ZOE).
르노의 전기자동차 조에(ZOE).

르노삼성차는 전기차 조에(ZOE)의 환경부 인증을 마친 상태다.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 전기차 선택지를 넓혀 줄 카드 중 하나로 꼽힌다. 156.6Ah(348V)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조에는 소형 해치백으로 유럽 기준 한 번 충전에 최대 395km 가량 주행 가능하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300km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해치백은 왜건형과 함께 인기가 없는 차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 점에서 출시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겠다. 해치백 형태의 저가 전기차와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테슬라의 모델 와이(MODEL Y)도 시장에서 기대 받는 차종 중 하나다.
테슬라의 모델 와이(MODEL Y)도 시장에서 기대 받는 차종 중 하나다.

테슬라 모델 3는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예비 차주의 눈길은 다음에 선보일 모델 와이(Y)가 아닐까 생각된다. 중형 SUV로 유럽 주행거리 측정 방식 중 하나인 세계표준자동차시험(WLTP - 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le Test Procedure) 예측 기준 505km에 달한다. 기존 테슬라 전기차들도 주행거리 측면에서는 우위를 보였기 때문에 이 차량에 대한 관심도 높다.

모델 와이는 기존 테슬라 전기차의 강점을 이어 받을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자율주행 기능과 슈퍼차저로 대표되는 충전 설비는 차량의 매력을 더해주는 부분이다. 이번에는 모델 엑스(X)와 달리 차량 가격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어 더 주목 받고 있다. 국내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포르쉐 타이칸(Taycan) 외에도 여러 수입 전기자동차가 국내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르쉐 타이칸(Taycan) 외에도 여러 수입 전기자동차가 국내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포르쉐 타이칸(Taycan), 푸조 이(e)-208, 시트로엥 뉴 이-씨4(New e-C4) 등도 국내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수입 전기차다. 여기에 현대기아차도 꾸준히 새 전기차를 국내 투입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예정이다.

시장은 달아오를 듯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대표적이다. 흔히 전기차들은 고가에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친환경차 구매를 독려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으로 소비자는 부담을 조금 낮춘 상태에서 차량을 구매한다. 서울 기준으로 약 1,000만 원대 초반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지금은 차량의 수가 적어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만 향후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 보조금 지급 규모가 줄거나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사고나 유지보수에 대한 비용도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유지보수를 위해 여러 화학제품을 쓴다. 엔진·변속기 오일은 주기적으로 비용이 들고 제동장치, 전자장비 등도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비록 오일을 넣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배터리와 모터, 각종 고가의 센서는 비싸다. 사고 혹은 주행 중 기능장애가 발생하면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물론, 이런 것을 모두 걱정한다면 차량을 구매할 수 없다.

시장은 자연스레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되고 있다. 처음에는 시험 삼아 하나 둘 출시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이동수단 이상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리고 그 전기차들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도 몰려올 예정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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