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제법 편해졌구나?’ 미니 클럽맨 JCW의 편의장치 살펴보니
[IT동아 강형석 기자] 둥글둥글한 외모와 다르게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쫄깃한(?) 주행감각이 특징인 미니는 소형차의 아이콘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미니도 실용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클럽맨(CLUBMAN)과 컨트리맨(COUNTRYMAN)이 그것. 성향은 다르지만 기존 미니의 이미지와 다르게 2열 공간(?)이 제대로 갖춰져 있고, 적재 능력도 뛰어나다.
이 중 기자는 클럽맨을 시승해 볼 수 있었다. 그것도 평범한 클럽맨이 아닌 306마력의 힘을 내는 심장을 품은 존 쿠퍼 웍스(JCW – John Cooper Works)다. 기존 쿠퍼 에스(Cooper S) 사양도 출력에서는 아쉬움이 없으나 JCW는 이보다 더 높은 출력으로 짜릿한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사륜구동 시스템인 올포(ALL4)로 안정적인 주행 능력은 덤이다.
편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면 미니는 과거와 현재가 어느 정도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일부는 최신 기술을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과거 방식을 고수하는 부분도 있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것이 의자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대부분 의자에 전동식 조절 기능을 추가, 등받이 각도나 바닥의 길이를 조절하게 되지만 미니는 그렇지 않다. 위치와 등받이 각도 조절 등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된다.
그 외에는 대부분 버튼을 통해 조작하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인포테인먼트(디스플레이) 장치는 버튼 및 손가락(터치)으로 조작 가능하다. 버튼 마감은 고급스럽지 않지만 유격 없이 탄탄하게 조립되어 있다. 디스플레이 상단에는 비상등. 하단에는 주 메뉴 화면(모드), 라디오, 재생 전환이 가능한 버튼과 음량 조절 다이얼 등이 자리하고 있다.
중앙부 주변에는 LED가 점등된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식이다. 에코는 녹색, 스포츠는 빨간색으로 색이 변하게 된다. 최신 차량처럼 실내 주변 조명(앰비언트 라이트)이 제한적이기 때문이 이런 효과를 넣은 것은 적절한 선택(과거에도 있기는 했다)이다.
스티어링 휠은 조작감이 무난하다. 좌우에 버튼이 마련되어 있는데, 좌측에는 주행 관련(항속 주행), 우측은 엔터테인먼트 조작 관련 기능을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변속기 수동 조작을 위한 패들이 제공된다. 길이도 적당하고, 패들을 당겼을 때의 감각도 좋다. 변속은 즉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즐거운 주행에 도움이 된다.
1열 중앙(센터 콘솔부)도 구성은 간결하다. 주행 관련 조작은 기어 노브를 시작으로 인포테인먼트 조작을 위한 다이얼과 모드 버튼이 전부다. 마치 BMW 차량에 제공되는 아이드라이브(iDrive)와 유사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이 외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인포테인먼트 조작부 좌측에 배치된다.
의자를 포함한 조작계는 마감 자체를 놓고 보면 좋은 편이지만 재질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일부 버튼의 마감과 조작 형태는 감각적이라는 점이다. 시동 버튼과 주행 변경 모드, 상단에 배치되는 조명 버튼과 선루프 개폐 버튼 등을 마치 비행기 스위치를 조작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한 번씩 누를 때마다 마치 자동차가 아닌 다른 기기의 시동을 거는 듯한 느낌이다.
의자는 단단하다. 잠깐 앉았을 때 기자의 몸을 잘 잡아준다는 느낌을 주지만 장시간 주행했을 때에는 피로감이 조금씩 다가온다. 잠깐이라도 주행한 후 하차하면 마치 격렬한 자동차 경주를 한 것 같다고 할까? 그만큼 앉았을 때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부분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정신 바짝 차리고 운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소형차의 대명사 중 하나인 미니라지만 이 중 클럽맨은 컨트리맨 못지 않게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폭은 타 차량에 비해 좁다고는 느껴져도 아쉬울 정도는 아니다. 키 181cm에 덩치가 조금 있는 기자가 앉았을 때 ‘딱 맞는다’고 생각되는 수준이다. 2열 공간도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부족함은 없을 듯하다. 대신 덩치가 있다면 좁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나 그대에게 모두 맡기리
미니 클럽맨 JCW는 타 차량과 다르게 주행 관련 기능이 다양하지 못하다. 차선 유지 기능, 차량의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적응형 항속주행(Adaptive Cruise Control)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차량 속도만 일정하게 유지해 달리는 일반형 크루즈 컨트롤은 제공한다.
대신 차량 상태를 확인하도록 도와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를 통해 안전한 주행을 지원한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속도만 표시(내비게이션은 연동)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우측에 엔진 회전 수를 보여준다. 수치보다는 원형 아이콘 안에 회전수에 맞춰 표시해준다.
미니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유리 앞이 아닌 별도의 반사판 위에 표시되는 컴바이너 형식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전방에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이야기. 대신 반사판이 작동하면서 소음(큰 것은 아니다)이 발생하는 점은 단점이다.
계기반은 처음 보면 당혹스러울 수 있다. 과거 쉐보레 스파크, 트랙스, 아베오 등에 쓰였던 소위 ‘오토바이 계기반’보다는 낫지만, 최근 차량에 적용되는 디지털 계기반이나 큼직한 크기의 계기반과 비교하면 아쉬운 모습이다.
중앙에는 속도계가 있고, 그 아래에는 작은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여기에는 주행 속도와 주행 모드, 연비 등 간단한 정보를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 좌측 상단에 배치되는 조작 막대(컨트롤 스틱) 끝에는 정보 전환 버튼이 있는데 이를 누르면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가 달라진다.
BMW의 일원답게 스마트폰 연결성은 충분해
클럽맨 JCW에서 놀라운 점은 스마트폰 연결성에 있다. 과거 미니 차량은 BMW의 일원이었지만 연결성은 다소 취약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연결을 지원해 자체 인포테인먼트 장비 외에도 스마트폰 내 기능을 사용하도록 지원한다. 추가로 최신 BMW 차량과 마찬가지로 무선 카플레이 연결 지원, 선 없이도 편리하게 내 아이폰의 기능을 쓸 수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스마트폰 연결 단자가 USB-C 규격이었다는 점이다. USB-A 규격 연결은 차량의 중앙부(센터페시아) 하단에 하나 마련되어 있는 것 외에는 모두 USB-C 형식이다. 중앙 수납함(센터 콘솔) 속에 1개, 2열 송풍 장치 하단에 2개가 제공된다. USB-C 단자는 타원형으로 기존 USB-A 규격과 달리 위치 상관 없이 자유롭게 장착 가능하다. 그만큼 단자 손상 걱정이 줄었다. 다만 연결 단자 양쪽 모두 C형인 케이블을 추가 구매해야 되는 부분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외에도 기본적인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해 통화도 가능하고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도록 만들었다. 애플리케이션(미니 커넥티드)을 설치하면 다양한 정보 확인도 가능하다. 최근 앱이나 스마트폰 연결성을 확대하는 브랜드가 많은데, BMW는 스마트 기기와의 친밀도가 더 높다고 느껴진다.
기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불만은 없다. 과거 미니의 아이콘인 중앙부 원형 조작부를 유지하면서 첨단 장비를 탑재하다 보니까 크기 자체는 조금 작지만, 해상도도 적당하고 반응 속도나 조작 직관성은 뛰어난 편이다. 메뉴에서 각 설정 화면으로의 전환도 부드럽고 빠르게 이뤄진다.
타 차량도 그랬었지만 미니 JCW의 디스플레이도 카플레이 연결이 이뤄진 후에는 내비게이션 및 메뉴 등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우측 끝에 일부 표시된다. 화면을 3등분한 것을 기준으로 2/3는 카플레이, 나머지 1/3은 기본 내비게이션 화면이 나오는 형태다. 다른 차량들은 디스플레이의 가로 길이가 넓어 화면을 분할 활용해도 아쉽지 않지만 미니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화면 분할 시 시인성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시승차에는 BMW가 많이 쓰는 하만카돈(Harman/Kardon) 스피커가 탑재되어 있다. 음원을 재생해 보면 음원 감상에 큰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저음보다는 고음이 더 강조된 형태. 저음은 세부 설정 내에서 가장 높게 올리면 다소 퍼지는 듯한 느낌이 있다. 게다가 차량의 방음 대책은 소음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형태여서 스피커 소리가 외부 소음에 상쇄돼 음질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가능성도 있다.
미니 클럽맨 JCW의 실내와 기능을 가볍게 살펴봤다. 타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에 비하면 편의장비, 마감 등에서 아쉬움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과거 미니가 가지고 있던 요소를 이어가면서 현대에 맞춰 재해석한 부분은 높이 평가해야 될 부분이다. 미니의 색채는 남아 있지만 최신 흐름에 맞춰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량은 미니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품었다. 과급기가 포함된 2리터 휘발유 엔진은 306마력(225kW)과 45.9kg.m에 달하는 토크를 뿜어낸다. 스포츠 8단 변속기는 효율성과 성능을 양립하는데 도움을 준다. 편한 자동차는 아니다. 그러나 실용성만큼은 컨트리맨과 함께 미니 중 가장 뛰어나다. 물론, 5,770만 원이라는 가격은 살짝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선택지가 많기 때문. 그동안 미니에 관심이 많고 성능과 실용적인 면을 동시에 고려한다면 매력적인 자동차가 아닐까 생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