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텀블러 세척이 쉬워지는 전동브러시, ‘텀자기’
텀블러 아래에 진득하게 커피 자국이 눌어붙었다. 물이라도 부어놨으면 닦기 쉬웠을 텐데, 귀찮다는 이유로 싱크대 위에 올려두었더니 새하얀 텀블러에 누리끼리한 자국이 생겨버렸다. 따뜻한 물로 텀블러를 한번 헹궈내고 잔뜩 거품을 낸 수세미로 텀블러를 닦으려는데, 그 순간 텀블러 입구에 손이 끼어버렸다. 손을 쑥 집어넣기에는 텀블러 입구가 너무 좁았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이럴 때면 누군가가 손이 잘 닿지 않는 텀블러의 밑면까지 박박 닦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요즘 살림 좀 한다는 사람들은 입구가 좁은 컵이나 텀블러를 닦을 때, 전용 세척솔을 사용한다.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면 텀블러에 손을 넣지 않아도 음료 자국을 깨끗하게 닦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손으로 텀블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세척솔을 움직이기란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다. 음료 자국을 지우려면 손목을 이리저리 돌려야 하는데, 당최 브러시가 내 맘 같이 움직이질 않는다. 게다가 설거지를 끝낸 다음에는 브러시를 깨끗이 세척해 볕이 잘 드는 곳에 말려야 한다. 분명 환경을 생각하면 옳은 일이고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매일 반복하기에는 조금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주방용 전동 세척 브러시 ‘텀자기(AI-AB1)’가 그 주인공이다. 말 그대로 브러시가 360도로 자동 회전하면서 식기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인데, 용도별로 사용 가능한 브러시가 함께 들어있어 더 편리하게 설거지를 할 수 있다.
본체를 보면 상단에는 브러시를 끼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하단에는 전원 버튼이 위치해 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5분 동안 브러시가 회전하는데, 5분 내에 설거지를 끝낼 경우에는 전원 버튼을 한번 더 눌러 작동을 멈추면 된다.
브러시는 PBT 브러시, 실리콘 브러시, 스펀지 브러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PBT 브러시는 나일론이 아닌 미세모 재질로, 이물질이 붙어있을 때 사용한다. 컵이나 텀블러에 눌어붙은 음료나 소스통에 진득하게 붙어있는 소스를 닦아낼 때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실리콘 브러시는 민감한 제품에 사용한다. 젖병과 같은 유아용품을 세척할 때 특히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스펀지 브러시는 많은 거품을 내어 닦아낼 때 사용한다. 아마 텀자기를 사용한다면, 이 스펀지 브러시를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본체 상단부에 원하는 브러시를 끼우고, 하단부에 있는 전원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브러시가 자동으로 회전하면서 식기를 깨끗하게 닦아낸다. 보통 이러한 자동 세척 브러시는 커다란 소음을 동반하게 마련인데, 텀자기는 소음을 현저히 낮춰 한밤 중에도 조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수세미나 식기세척기처럼 플라스틱에 손상을 주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식기 손상으로 인한 유해물질이 발생하거나 식기의 기능이 손상될 우려가 없고, 브러시가 빠르게 건조되어 위생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좋은 점은 본체 길이가 28cm에 달해 125ml부터 500ml 이하의 식기를 세척할 수 있다. IPX4의 방수등급을 갖춘데다가 본체 길이가 짧은 편이 아니라 500ml가 넘는 텀블러도 세척할 수 있긴 한데, 가급적이면 사용 규격을 맞춰 사용하는 편이 좋겠다.
보관방법도 간편하다. 본체는 뒷면에 마그네틱이 적용되어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본체용 거치대에 부착해 보관할 수 있고, 브러시는 따로 분리해 브러시용 스탠드에 세워 물기를 말리면 된다. 본체의 크기가 작지 않고, 브러시가 여러 개임에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물기를 말리는 동안에는 배터리를 충전하면 된다. 하단부의 고무마개를 열고 USB-C타입 케이블을 연결하면 손쉽게 충전이 가능한데, 2000mAh의 대용량 배터리가 내장되어 1회 충전으로 꽤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다. 단, 고무마개가 열린 상태로 제품을 사용하면 침수로 인한 고장이 날 수 있으므로, 충전 후에는 반드시 고무마개를 닫아두길 바란다.
2020년 7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텀자기(AI-AB1)는 6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사실 가격만 놓고 보면 텀자기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조금 비싼 축에 속한다.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전용 세척솔로도 입구가 좁은 컵이나 텀블러를 어느 정도 깨끗하게 닦아낼 수 있는데, 굳이 전동 세척기까지 써야 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면 그동안 전용 세척솔로 설거지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식기에 손상이 가해지는 일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한 몫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편집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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