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의 다양한 편의장치들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포르쉐의 핵심은 단연 911과 박스터(Boxster) 등 2도어 스포츠카 등을 꼽겠지만 카이엔(Cayenne)을 시작으로 운전의 즐거움과 편의성을 녹여낸 차량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파나메라(Panamera)도 그 중 하나다. 5도어 패스트백(지붕과 트렁크의 선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형태)인 이 차량은 성능과 멋, 공간 활용성 등을 적절히 조율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포르쉐도 전동화(전기차) 추세에 맞춰 여러 차량에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인 타이칸(Taycan) 외에 파나메라와 카이엔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술을 접목하며 효율과 성능을 양립하고자 노력 중이다.

포르쉐 파나메라
이-하이브리드(E-Hybrid).
포르쉐 파나메라 이-하이브리드(E-Hybrid).

이 중 기자는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E-Hybrid)를 시승해 볼 수 있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을 통한 충전 외에도 외부 전원을 활용해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짧은 거리라도 순수 배터리로만 이동 가능하다. 조건만 충분하다면 유류비를 어느 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는 출력까지 엄청나다. 6기통 2.9리터 휘발유 엔진은 330마력(243kW)과 45.9kg.m의 토크를 생산해낸다. 추가로 배치되는 전기 모터는 136마력(100kW)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산하면 462마력(340kW), 71.4kg.m의 토크에 해당한다. 성능이면 성능, 효율이면 효율 모두 누릴 수 있다.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카이엔도 그랬지만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 역시 거의 대부분의 조작을 운전자가 쉽게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버튼 배치와 구성은 카이엔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다른 부분은 중앙 디스플레이의 시야. 카이엔은 의자 위치가 조금 높아서인지 디스플레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 반면,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는 눈높이에 어느 정도 맞춰져 있어 보기 편하다.

운전자 중심의 설계, 조작은 직관적인
편이다.
운전자 중심의 설계, 조작은 직관적인 편이다.

스티어링 휠로 인포테인먼트의 일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좌측 하단의 음량 조절을 시작으로 그 위에는 계기반 좌측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기 위한 다이얼과 뒤로 가기, 음소거 버튼이 자리한다. 우측에는 하단의 전화 송수신 버튼과 계기반 우측 디스플레이 조작을 위한 다이얼과 뒤로 가기 버튼, 사용자 지정 버튼으로 꾸며졌다.

추가로 약 5시 방향에 있는 다이얼은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의 주행 방식을 바꾸는 기능을 한다. 기본(하이브리드), E-파워,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총 4가지 방식으로 변경 가능하다. 다이얼을 바로 돌리면 즉시 반응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주도 아래 효율인지 성능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운전 및 동승자의 편의를 위한 공조장치 및 주행 관련 조작은 햅틱 기반의 터치 버튼이
담당한다.
운전 및 동승자의 편의를 위한 공조장치 및 주행 관련 조작은 햅틱 기반의 터치 버튼이 담당한다.

의자는 단단하거나 무른 것이 아니라 탄탄하다는 느낌을 준다.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탄력이 있다고 하면 과장일까? 적당한 긴장감과 장거리 이동에도 피로를 주지 않는 형태다.

엉덩이를 따뜻하게 혹은 시원하게 해주는 소위 '엉따'와 '엉시' 기능은 기본이다. 열선과 통풍 기능이 있으며, 이는 기어 손잡이 양 옆으로 배치되어 있는 버튼을 눌러 조작할 수 있다. 한 번 누르면 최대(3단계)로 작동하고, 한 번씩 누를 때마다 1단계씩 줄어든다.

역시 카이엔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을 제외하면 조작 체계 대부분은 터치 방식이다. 버튼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 기껏해야 온도와 풍량, 음량 조절, 인포테인먼트 전원만 버튼 형태다. 나머지는 진동으로 반응하는 햅틱 방식이다.

2명을 위한 자리는 비교적 여유롭고
편안하다.
2명을 위한 자리는 비교적 여유롭고 편안하다.

2열은 3명이 아닌 2명만 앉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중앙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인데 한 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나머지 2명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다리 공간(레그룸)도 충분하고 의자의 편안함도 1열과 큰 차이가 없다. 온도 조절과 2열 천장 개폐(실제 열리지는 않는다) 기능은 중앙에 마련된 버튼과 다이얼로 조작 가능하다.

포르쉐 특유의 계기반. 스티어링 휠에 있는 다이얼에 따라 계기반 좌우 화면 정보에 변화가
생긴다.
포르쉐 특유의 계기반. 스티어링 휠에 있는 다이얼에 따라 계기반 좌우 화면 정보에 변화가 생긴다.

좌우 다이얼을 돌리면 계기반 중앙의 회전속도계(타코미터) 좌우의 화면 구성이 변한다. 카이엔과 마찬가지로 좌측보다는 우측의 변화가 더 두드러진다. 좌측에는 운행 관련 정보만 변경할 수 있고, 우측은 내비게이션 화면부터 중력가속도, 주행시간(랩타임), 타이어 공기압, 구동 배분, 유온 정보 등이 표시된다. 참고로 내비게이션 화면은 시인성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쓰임새는 적다.

내비게이션을 제외하면 계기반 정보는 다양하면서 집중이 잘 되도록 표시되어 있다. 주행하면서 여러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아쉬운 부분은 현재 시승차량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제공되지 않았다. 구매 과정에서 추가 가능한데 약 200만 원 가량이다.

'내연기관 + 전기모터' 빠르고 효율적이면서 편리하게 운행 가능해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는 스포츠카 못지 않은 주행 감각 외에도 운전을 편하게 진행하도록 돕는 기능도 함께 갖췄다. 하지만 의외인 점은 적응형 항속주행(ACC – Adaptive Cruise Control)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본래 해외에서는 적응형 항속주행과 교통체증 지원(Traffic Jam Assist) 등을 포함한 이노드라이브(InnoDrive) 기술이 제공되지만 국내에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주행 편의에 대한 기능은 조금
아쉽다.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주행 편의에 대한 기능은 조금 아쉽다.

시승차에는 일반 항속주행 기능에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이 적용되어 있었다. 차량 속도와 차선에 맞춰 운행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차량 흐름이 원활한 상태에서 편리하게 운전하는 것은 가능하다.

카이엔에서도 그랬지만 사실,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는데 초점을 맞추는 브랜드에서 차가 스스로 운행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운전자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있는데 안 쓰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차후에는 적응형 항속주행 기능을 추가해 준다면 운전자 만족도는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차 가격은 더 올라가겠지만 말이다.

크루즈 컨트롤은 좌측 하단의 조작기를 활용하게 된다. 조작기 끝의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할 수 있다. 뒤로 밀면 설정 속도가 올라가고, 앞으로 당기면 내려간다. 조작기를 아래로 내리면 작동을 취소하게 되며, 위로 올리면 기능이 재개된다. 관련 기능이 있는 아우디 폭스바겐 그룹의 차량을 다뤄봤다면 쉽게 적응 가능하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활용한 효율성 및 주행 성능이 균형을
맞춘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활용한 효율성 및 주행 성능이 균형을 맞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파나메라 이-하이브리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설계의 차량이다. 내연기관(엔진)과 배터리가 있는 것은 일반 하이브리드와 같지만 별도의 충전을 지원한다. 배터리도 상대적으로 대용량을 탑재해 어느 정도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 차량은 최대 충전 시 약 38km 가량 주행 가능한 것으로 표시된다.

실제 배터리로 달려보면 표시된 거리에 비해 이동거리는 매우 짧다. 도심에서 운행해 보니 체감상 이동거리는 약 20km 전후, 속도가 상승하면 더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쉬울 수 있지만 시내 주행 비율이 높다면 매력적일 수 있다. 전기로만 짧은 거리를 이동하고 배터리를 충전한 다음,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면 되니 말이다.

또한, 이 배터리와 전기 모터는 파나메라를 더 짜릿하게 주행하도록 돕는데 쓰이기도 한다. 이-파워(E-Power) 모드가 그것인데, 배터리와 내연기관을 조합해 빠르게 가속하는 구조다. 물론, 연비(효율성)는 포기해야 되지만 그만큼 짜릿한 주행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외부 충전이 가능한 것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매력.
필요에 따라 외부 충전이 가능한 것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매력.

흥미로운 점은 내연기관 사용 시에 이뤄지는 충전 효율이다. 일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은 스포츠 주행 시 배터리가 충전되지 않거나 충전이 되어도 효율이 낮다. 반면, 파나메라 이-하이브리드는 스포츠 혹은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주행하면 내연기관만 활용하는데, 배터리 충전도 함께 이뤄진다. 어느 정도 주행하면 배터리를 활용해도 될 정도로 충전이 이뤄지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만큼 차량의 배터리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내연기관만 쓰는 스포츠 주행은 역시 포르쉐라고 할 정도로 짜릿하고 역동적이다. 특히 부스트 모드가 있는데, 정해진 일정 시간 가속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한 번 사용하면 연이어 쓸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하게 된다.

IT 연결성과 인포테인먼트 조작성도 뛰어나

최신 포르쉐 차량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제법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다. 중앙에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다. 기본 내비게이션은 투박하지만 기능적으로 아쉬움이 없고, 화면 분할도 지원해 사용이 편리하다. 기본적인 해상도도 높기에 시인성도 충분하다. 애플 카플레이 연결도 가능하다. 센터 콘솔 내에 제공되는 USB 단자 2개 중 하나에 아이폰을 연결(유선)하면 된다.

카플레이 및 블루투스 연결을 통한 IT 연결성은 기본에
충실하다.
카플레이 및 블루투스 연결을 통한 IT 연결성은 기본에 충실하다.

참고로 카플레이 연결이 되어도 내비게이션 및 메뉴 등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우측 끝에 일부 표시된다. 화면을 3등분한 것을 기준으로 2/3는 카플레이, 나머지 1/3은 기본 내비게이션 화면이 나오는 구조다. 차라리 전체 화면이 출력되도록 선택해 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손가락으로 차량의 주요 기능과 실내 청정(에어컨) 등을 쉽게 조작(터치스크린)할 수 있게 했다. 일부 주행 관련 기능은 빠른 조작이 필요하기에 버튼을 따로 제공하지만 한 번 설정하면 크게 바꿀 일이 없는 기능은 화면 내에서 마무리하면 된다. 배터리 충전 방식도 여기에서 지원하는데, 배터리 충전에 집중하거나 혹은 배터리 사용을 우선(일반 하이브리드)하는 등 선택이 가능하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는데, 더 나은 음질을 원한다면 구매 과정에서 부메스터를
선택하자.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는데, 더 나은 음질을 원한다면 구매 과정에서 부메스터를 선택하자.

시승차의 스피커는 보스(BOSE)가 개발한 것이 쓰였다. 음원을 재생해 보니 전반적으로 표현이 무난하다. 이 차량은 계속 스포츠 혹은 스포츠 플러스를 적용해 주행하지 않는 이상,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은 환경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음질이 조금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보스 스피커는 약간 아쉬움이 느껴진다. 특히 저음 대비 고음이 아쉬운데, 음질이 중요하다면 구매 과정에서 스피커를 부메스터(Burmester)를 선택하는 것을 고려해 보자.

주차 보조 기능은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주차 보조 기능은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운전이 처음이고 그 선택이 만약 포르쉐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차 보조(Park Assist) 기능을 지원해 초보자도 숙련자도 주차가 쉽다. 차량 주변에 배치된 카메라를 통해 안전한 주차가 가능하도록 보조한다. 운전자는 서라운드 뷰(차량을 위에서 본 듯한 구성)를 중심으로 전면과 후면, 측면 화면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주차 보조 외에 주행 중 주변에 장애물이 가까이 있어도 기능이 작동한다. 제법 여유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의 거리였음에도 경고음이 울리며 주차 화면이 나타나는 것은 조금 번거롭게 느껴진다. 관련 기능을 비활성화 할 수도 없는 일. 포르쉐 측에서 기능을 활성화되는 시점을 조금 여유롭게 조정해 주는 것이 좋아 보인다.

포르쉐 파나메라
이-하이브리드(E-Hybrid).
포르쉐 파나메라 이-하이브리드(E-Hybrid).

이렇게 포르쉐 파나메라 이-하이브리드의 실내를 가볍게 살펴봤다. 일부 존재하지 않는 기능도 있는데 이는 시승차의 특성이라는 점 참고하자. 실제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놀라운 부분은 차량의 균형미에 있다. 주목 받는 외모는 뒤로 하더라도 효율·성능·편의성을 모두 일정 이상 달성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로지 성능에 초점을 둔다면 내연기관 고성능 차량이 정답이지만 때로는 편하게, 때로는 짜릿하게 운전하는 동시에 연료 효율까지 가져가고 싶다면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차량이 아닐까 싶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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