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황금단추 전아라 대표, "이곳은 영상으로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20년 5월 28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56.3%가 OTT(Over the Top) 동영상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용 중인 서비스로는 유튜브(91.0%) 인기가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네이버 TV(37.8%), 카카오 TV(17.9%), 넷플릭스(14.9%), 아프리카 TV(11.5%) 순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중 2명 중 1명은 유튜브 또는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고 있는 만 17세~64세 이하 남녀 3,753명(2,227가구)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대상자는 스마트폰 이용자이자 매일 1회 이상 인터넷 이용자로 한정했다.
<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 조사,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
시간과 장소 제약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용자뿐만 아니라 OTT상표 출원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6월 7일 특허청이 발표한 'OTT 서비스업 상표출원'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777건에서 2019년 3,73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조사 당시 연평균 증가율은 약 21%에 달한다. 특히, 올해 1~4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로 상표 전체 출원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지만, OTT 서비스업 상표출원은 1,125건에서 1,740건으로 54.6%나 늘어났다.
지난 5년간 경제주체별 OTT서비스업 상표출원 비율을 살펴보면, 중소·중견기업 46%, 개인 32.3%, 대기업 11.4%, 해외출원 7.1%, 기타 2.5% 순이다. 즉, 중소기업과 개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을 통한 1인 방송 열풍이 OTT 서비스업 관련 상표출원으로 이어져 지난 2015년 458건에서 2019년 1,545건으로 늘어났다.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제는 직접 OTT 서비스를 이용해 활동하는 개인도 증가하고 있는 것. 이에 IT동아는 방송 촬영을 위해 공간과 기기를 대여해주는 '영상다방 황금단추'의 전아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스스로 1인 방송을 꿈꿨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몰랐던 본인의 모습에서 '황금단추'를 창업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 영상다방 황금단추 전아라 대표 >
1인 방송을 하고 싶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영상다방 황금단추. 이름만 들어서는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소개를 부탁한다.
전아라 대표(이하 전 대표): 많이 묻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유튜브를 촬영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한다(웃음). 더 줄여서, 유튜브 촬영 스튜디오라고도 말하고. 참고로 황금단추는 유튜브 채널 100만 구독자를 달성하면 받는 '골드버튼'에서 따왔다.
(유튜브를 촬영할 수 있는 곳?)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까? 인터넷을 보고, 웹툰을 보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하나씩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게 활용한다. 그 중의 하나가 동영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유튜브다. 10대 청소년부터 60대 아저씨까지. 유튜브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10분 내외로 짤막하게 소개하는 영화 리뷰, 백종원이 소개하는 음식 만드는 방법, 어제 못 본 프로야구의 하이라이트, 지난주 방영한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등… 수많은 콘텐츠를 즐긴다.
<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유튜브, 출처: 유튜브 홈페이지 >
IT동아: 맞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즐긴다.
전 대표: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영상을 촬영한다. 자연스럽게. 손쉽게 사진을 찍듯, 내 주변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다. 촬영한 영상은 개인 블로그나 가입한 카페, 친구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톡방 등에서 활용한다. 일상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촬영한다.
이제 '한가지 더'를 원한다. 유튜브다. '나도 유뷰트를 해볼까?'라는 생각. 아마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주제다.
IT동아: 기자 주변에도 유튜브를 시작해 열심히 활동하는 지인들이 꽤 많다.
전 대표: 거기서 시작했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곳. 누구나 유튜브를 촬영할 수 있는 곳. 정확히는 누구나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는 곳을 생각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영상다방 황금단추'다. 그래서 유튜브 촬영 스튜디오라고 설명하는 것이고.
IT동아: 유튜브, 이제부터 1인 영상 촬영이라고 말하겠다. 유튜브 촬영 스튜디오라는 말은, 이곳에 오면 혼자서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뜻인가.
전 대표: 맞다. 정확하다.
< 전 대표는 황금단추를 통해 개인을 돕는 영상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
평범한 직장인이 1인 방송을 시작한 이유
IT동아: 왜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혹시 영상 관련 일을 했던 것인지….
전 대표: 아니다. 시작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였다. 영상다방 황금단추는 2019년 9월에 정식으로 열었다. 그 전에는 한 중소기업에서 비서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5년 정도 회사를 다니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내가 얼마나 일할 수 있을까?'라고. 10년 후에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키워야 할텐데. '그 때도 계속 지금처럼 직장인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 이전 직장에서 비서로 재직 중이던 전 대표의 모습 >
어려울 것 같았다. 뭔가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1년 후, 5년 후, 10년 후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으려면… 재테크를 시작해야 하나?
그 때부터 주변 지인들과 스터디를 시작했다. 재테크, 경제 관련 서적을 보고, 공부했다.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 누군가의 사업 스토리도 탐독했고. 그러다가 지금 나와 비슷한 나이에 장사를 시작해 경제적으로 자립한 이야기를 접했다. 그분이 등장한 팟캐스트도 들게 됐고. 결국 그분이 남긴 기록을 따라본 셈이다.
IT동아: 음… 일종의 롤 모델인 것인가. 롤모델의 책과 음성을 들은 것인데.
전 대표: 맞다. 어느 순간, 스스로 그분의 기록을 쫓고 있었다. 그 때 생각했다. '나도 기록을 남길 수 있겠구나'라고. 내가 남긴 기록이 누군가에게 유의미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기록이 무엇이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든,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자신의 기록을 영상으로 남기고 있는 전아라 대표 >
그렇게 1인 방송을 시작했다. 직장 생활하면서, 스터디하면서 공부한 재테크, 경제 관련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참 쉽지 않더라(웃음).
IT동아: 어떤 점이 쉽지 않았다는 뜻인지.
전 대표: 심리적인 문제였다. 영상을 보는 것과,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정말 많이 달랐다. 보는 사람은 소비자, 촬영하는 사람은 생산자라고 한다면. 우리는 대부분 소비자다. 흔히 말하는 카메라 울렁증부터 '내가 지금 잘 촬영하고 있나?', '조금 더 좋은 장비로 촬영해야 하는 건 아닌가?', '조명을 좀더 밝게 해야 하나?', '자막으로 특수효과를 좀 넣어볼까?' 등… 꼬리에 물고 물음표가 따라왔다.
혹자는 '네 이야기를 그냥 카메라 앞에서 하면 되잖아'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게 참 마땅찮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방 안에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도 어색하고,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외부에서 촬영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때 생각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IT동아: 촬영할 수 있는 공간. 스튜디오다. 그런데,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흔히 스튜디오라고 하면, 방송국 스튜디오를 말했다. 전 대표님이 말하는 스튜디오는 나만을 위한 스튜디오인 셈이다.
< 지난 9월, 황금단추에서 첫 행사를 마치고 난 뒤의 모습 >
전 대표: 맞다. 혼자서 주변 신경쓰지 않고 쉽게 촬영할 수 있는 공간.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의 황금단추다.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하나씩 필요한 것을 갖췄다. 조명과 삼각대와 같은 장비부터 뒷 배경을 담을 수 있는 스크린까지. 간단한 촬영 소품도 하나씩 늘려가면서 지금의 황금단추를 완성했다.
촬영부터 편집까지, 하나씩 배우고 있습니다
IT동아: 결국 사업을 시작한 것인데.
전 대표: 조금씩 생각을 구체화해가면서 황금단추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그러다가 아직 퇴사하기 전인 2018년 12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생활혁신형창업자금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그리고 2019년 4월에 중기부에서 지원하는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초기창업자금도 받았고. 열심히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을 찾았고, 하나씩 배우면서 사업계획을 구체화시켰다.
2019년 3월 퇴사를 결정한 뒤, 5월에 사업자를 냈다. 그 때부터 지인들과 함께 여기 황금단추 공간을 직접 꾸몄다. 어떻게든 돈을 아껴야했기에(웃음). 온 가족이 와서 도와줬다. 가벽을 세우고, 사포질하고, 페인트칠하고… 전기 배선과 같은 전문 과정은 어쩔 수 없이 의뢰했지만,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직접 준비하고 해결했다.
< 인테리어부터 직접 참여했던 전아라 대표 >
IT동아: 주로 어떤 분들이 이 곳을 찾아오는지.
전 대표: 이제 방송을 시작하는 분들이 찾는다. 현재 한달 평균 이용자는 70~80팀이다(1명만 찾는 것이 아니라 2~3명이 찾을 때도 있어 '팀'으로 소개한다). 연령대는 다양하다. 고등학생부터 할아버지까지. 40대 직장인들도 찾아온다. 고객 중 절반 정도는 유뷰트를 목적으로 찾는데, 어디까지나 목적은 한가지다. 영상 촬영을 위해서 찾는다.
< 현재 황금단추 모습, 내부에 스튜디오 2개와 작은 편집실도 있다 >
직접 만든 제품(옷, 도자기, 스티커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도 있고, 메이크업하는 방송을 위해 찾아오는 고객도 있다. 정기적으로 오시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한달에 2~3번 정도 찾아오신다. 지금은 기업 또는 단체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기업내 사내방송을 위한 영상을 촬영하기도 하고.
IT동아: 혼자 또는 2~3명이서 촬영할 수 있는 공간 즉, 작은 스튜디오를 찾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셈이다.
전 대표: 맞다. 앞서 언급했지만, 영상 촬영은 이제 일상이다. 어디까지나 이곳은 '(영상 촬영) 시작을 망설이는 분들을 위한 공간'이다. 아까 영상 관련 일을 했냐고 물어보셨지만 전혀 아니었던 것처럼. 황금단추의 대표이지만, 지금도 배우고 있다. 같이 고민하고, 같이 만들어 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웃음).
IT동아: 공간과 장비 이외에도 필요한 것들이 많을 텐데.
전 대표: (고객과) 같이 찾아가는 단계다. 고객들이 직접 요청하는 것에서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1인 촬영을 위한 공간이지만, 촬영과 편집 등을 요청하는 고객이 꽤 많다. 사실 처음 사업계획을 세울 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다. 1인 영상 촬영은 '그냥 스마트폰 세워놓고 찍기만 하면 되는 것 아냐?'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게 그렇지 않다.
< 삼각대뿐만 아니라 조명, 소품 등 촬영 장비를 갖춘 황금단추 >
조명은 무엇을 써야 할지, 내가 촬영하는 카메라에는 어떤 삼각대가 어울리는지, 대본 작업은 어떻게 할 것이며, 1시간 가까이 촬영한 영상을 어떻게 편집해야 하는지 등. 하다못해 의상과 메이크업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영상에 대해서 잘 모르는) 혼자 또는 2~3명이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까.
고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향을 잡아주고 있다. 편집할 수 있는 직원도 1명 합류했고.
< 황금단추 'JAMIE' 스튜디오, 출처: 황금단추 홈페이지 >
IT동아: 고객과 같이 성장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다.
전 대표: 영상다방 황금단추는, 새롭게 만든 공간이고, 지금까지 없던 공간이다. 그래서 (고객과) 같이 성장해야 한다. 나름 준비했지만, 우리 스스로도 부족하고 미숙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성장하고 싶다.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고민 중이고. 다만, 이것 하나만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후회는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예약 취소가 늘어나 불안하긴 하지만, 계속 회사에 있었다고 안심했을 것 같지는 않다.
내 선택이다.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조수석에 앉아 있기만은 싫다. 작은 자전거라도 직접 운전하고 싶다. 앞으로 우리 황금단추, 영상다방 황금단추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 늦은 시간까지 황금단추를 지키고 있는 전아라 대표 >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