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큼한 매력 있는 완전 무선 이어폰이 있다? '앱코 비토닉 소프'

강형석 redbk@itdonga.com

앱코 비토닉 소프.
앱코 비토닉 소프.

[IT동아 강형석 기자] 시장에는 다양한 완전 무선 이어폰이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얼핏 보면 외모도 비슷하고 기능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정 형태가 인기를 끌면 그것을 중심으로 파생되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 구매 과정에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음질은 뒤로 하더라도 다 비슷하니까 개성이 없다.

모두 다 쓰는 완전 무선 이어폰이 싫다면 앱코 비토닉 소프(ABKO BEATONIC SOAP)에 주목해 보자. 이 제품은 외모부터 차별화가 돋보이는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외모만 다른 것이 아니라 기본기도 충실하다. IPX5에 해당하는 생활방수 기능, 좌우 독립 기능 등을 품었다. 과연 앱코의 완전 무선 이어폰은 어떤 음질을 들려줄까?

'비누 같기도...' 톡톡 튀는 색상과 외모

앱코 비토닉 소프의 외모는 단연 돋보인다. 색상부터 눈에 띈다. 리뷰에 쓰인 제품 색상은 코랄(산호색)로 분홍색과 주황색의 중간 느낌이다. 출시된 색상은 코랄을 포함해 블랙, 화이트, 그린 등 총 4가지다. 외모도 조금 독특하다. 일반적인 완전 무선 이어폰은 높이는 높이가 낮은 형태인데, 이 제품은 그 반대로 높다. 일반형 제품을 수직으로 세웠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프리미엄 색채가 빠졌지만 오히려 감각적인 인상을 줌으로써 차별화를 주고자 한 흔적은 또 있다. 바로 케이스에 연결된 고리가 그것인데, 흔히 가죽이나 천 재질이 아니라 정말 비누나 세면 용품에서 볼 법한 재질의 줄을 활용했다. 어떻게 보면 제품의 성향을 확고히 만드는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누가 연상되는 독특한 외모지만 크기가 작아 휴대가
용이하다.
비누가 연상되는 독특한 외모지만 크기가 작아 휴대가 용이하다.

제품 크기는 작다. 이어폰 충전에 필요한 케이스(크래들)는 폭 63mm, 길이 33.8mm, 높이 47mm 정도이며, 무게는 47g이다. 크기가 작고 무게는 가볍기에 휴대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조금 크지만 백팩(가방) 혹은 작은 손가방(핸드백)에 넣어 다닐 수 있는 수준이다.

커널형 설계로 착용감이
뛰어나다.
커널형 설계로 착용감이 뛰어나다.

이어폰은 외이도에 도관을 연결해 쓰는 커널형을 채택했다. 이물감은 느껴지겠지만 귀에 맞춰 장착되므로 차음성 및 소리 전달 측면에 유리한 면이 있다. 이어팁은 실리콘 재질로 각기 다른 사람의 귀(외이도) 형태에 따라 맞춰 쓸 수 있도록 3가지 크기로 제공된다. 하나는 제품에 장착되어 있어 실제 패키지에는 이어팁 2개가 들어 있다.

착용했을 때의 감각은 무난하다. 이어폰을 약간 대각선으로 꽂는다는 생각으로 장착하면 편하게 쓸 수 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은 귀에 고정되어 잘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앱코 비토닉 소프 역시 한 번 고정되면 잘 빠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어팁이 조금 더 부드러웠다면 좋았을 것 같지만 현재 제공되는 이어팁 품질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작은 이어폰 측면을 통해 이뤄진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완전 무선 이어폰이 조작 편의성을 위해 터치 조작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버튼 형태다.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불필요한 조작이 이뤄지는 터치 방식보다는 버튼 형식이 직관적인 조작에는 도움이 된다. 버튼을 눌렀을 때의 감각은 음악 감상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정도다.

기능은 비교적 간단하다. 우선 버튼을 2초 누르면 전원이 인가된다. 다시 3초를 누르면 전원이 꺼진다. 그리고 좌우 버튼을 두 번 연속해 누르면 이전(왼쪽) 혹은 다음(오른쪽) 음원이 재생된다. 버튼을 한 번 눌렀을 때에는 음원이 일시정지된다. 물론, 다시 누르면 재생된다. 음량은 버튼을 세 번 연속으로 누르면 작아(왼쪽)지거나 커(오른쪽)진다. 대기 상태에서 버튼을 2초 정도 누르면 구글 어시스턴트/애플 시리가 실행된다.

이어폰에는 IPX5 등급의 생활방수 기능이 포함된다. 충전기에는 유격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생활방수는 완전방수가 아니라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운동 중 땀이 흐른다거나 약하게 내리는 비를 일정 시간 동안 막아주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무선 연결 과정은 간단하다. 한 번 등록하면 이후에는 자동
연결된다.
무선 연결 과정은 간단하다. 한 번 등록하면 이후에는 자동 연결된다.

무선 연결은 이어폰을 모두 꺼낸 상태에서 진행된다. 이어폰을 꺼내면 우선 두 이어폰이 연결되면서 파란색으로 잠시 빠르게 점멸된다. 이후에는 5초 간격으로 천천히 점멸되는데, 이 때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 목록에서 '앱코 소프(ABKO SOAP)'를 선택하면 된다.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하다. 그냥 이어폰을 다 꺼내놓고 조금 기다리면 된다.

충전은 유선이지만 최근 널리 쓰이는 USB-C 규격을
쓴다.
충전은 유선이지만 최근 널리 쓰이는 USB-C 규격을 쓴다.

충전은 타원형인 USB-C 규격 단자를 통해 이뤄진다. 일부 저가 제품은 5핀인 마이크로-USB 단자를 쓰기도 하는데, 최신 규격을 채택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무선 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데, 아쉬운 부분이 아니라 가격대를 보면 오히려 수긍이 된다.

편안한 착용감, 공간감 느껴지는 음질

이제 앱코 비토닉 소프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다. 연결은 기자가 보유한 갤럭시 S20 울트라로 진행했다. 음원은 플로와 멜론 등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음원 서비스의 기본 음질은 최고 설정, 별도의 음장 효과는 적용하지 않았다. 추가로 음질에 대한 부분은 기자 개인의 주관적 요소가 반영되기에 참고만 하자. 자신에게 잘 맞는 음향기기인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가급적 소비자 개인이 직접 매장 청음을 경험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고해상 음원 지원 기술은 없지만 충분히 뛰어난 음질 기본기를
갖췄다.
고해상 음원 지원 기술은 없지만 충분히 뛰어난 음질 기본기를 갖췄다.

이어폰은 aptX 및 aptX HD 등 고음질 무선 전송을 위한 기술에 대응하지 않는다. AAC와 SBC 등 기본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만 제공한다. 실제 연결은 확인해 보니 AAC로 이뤄졌다. 이는 연결 기기(갤럭시 S20 울트라) 특성일 수 있어, 실제 스마트폰에 따라서는 대응 코덱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기기를 매일 약 4시간씩 5일 가량 청음한 뒤 느낀 점은 '가성비'다. 가격대로 보면 입문형에 가까운 제품이지만 의외의 음질을 들려준다. 흔히 저가 제품은 소리가 갈라지기 쉬운데, 앱코 비토닉 소프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일부 저음이 조금 퍼지면서 고음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소리가 갈라지면서 귀를 찌르지 않는다. 고음 자체는 깔끔하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음질이 좋다고 느껴진다.

음질은 6mm 지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담당한다. 크기 자체로는 타 제품과 비슷한 수준의 것을 채용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음을 강조하고 저음은 단단하지 않지만 울림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형태로 조율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이유는 공간감에서 찾을 수 있다. 공간감을 부여하면 소리가 입체적으로 느껴지고 음원 자체의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음질이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덤이다.

기본 코덱 연결에 대한 음질 변화도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흔히 16비트/44.1kHz 대역 수준의 무선 송출 환경에서는 SBC보다 고급 오디오 부호화(AAC – Advanced Audio Coding)' 기술이 더 나은 음질을 들려준다. 물론, 이는 오디오 제조사의 음질 조율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또 다른 장점은 좌우 독립 재생 기능에 있다. 초창기 혹은 일부 완전 무선 이어폰은 한 쪽을 쓰지 않을 경우에 재생이 되지 않는다. 이는 신호를 한 이어폰에서만 수신하기 때문인데, 앱코 비토닉 소프는 각 이어폰이 신호를 수신하기 때문에 한 쪽만 사용해도 무방하다. 앱코는 이를 멀티 캐스트 싱크(Multi Cast Sync)라 부른다.

타 완전 무선 이어폰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게임 실행 시 지연현상이
발생한다.
타 완전 무선 이어폰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게임 실행 시 지연현상이 발생한다.

이어폰에는 아이로하(AIROHA)의 AB1532 블루투스 오디오 칩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블루투스 5.0 기술에 대응하는데, 기존 블루투스 4.2 대비 전송속도가 두 배, 수신거리는 4배, 데이터 전송 속도는 8배 늘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이 반응속도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저지연(Low Latency) 기술이 도입된 것은 아니기 때문.

실제로 게임을 즐겼을 때 약간의 지연이 존재한다. 버튼을 눌렀을 때 효과음, 행동 뒤에 전달되는 효과음 등이 명령과 동시가 아니고 명령 이후에 출력된다. 약 1초 이내인데 정적인 게임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리듬게임이나 플랫폼 게임 등 반응이 중요한 게임에서는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음량 2/3 기준으로 약 4시간 20분 정도다. 제조사 기준으로는 최대 5시간. 음량을 잘 조절하면 최대 재생 시간에 가깝게 쓸 수 있어 보인다. 배터리 용량은 이어버드 당 50mAh 용량으로 총 100mAh 가량(50mAh x 2)이며, 충전기는 500mAh 용량을 제공한다. 최대 재생 시간은 25시간이다.

'외모·음질·가격' 다양한 매력 품었다

앱코 비토닉 소프. 감각적인 외모를 중심으로 음질과 가격 등 필요한 요소를 잘 버무려냈다. 그 덕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좋은 음질의 완전 무선 이어폰을 경험할 수 있다. 고가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이 제품이 속한 입문형 제품 역시 경쟁자가 매우 많다. 차별화가 필수인데, 이를 감각적인 디자인과 색상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외모는 기본이고 이어폰이 갖춰야 할 기본기는 두루
갖췄다.
외모는 기본이고 이어폰이 갖춰야 할 기본기는 두루 갖췄다.

이 제품의 가격은 온라인 최저가 기준으로 약 6만 원대 전후에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단점이 가격에 어느 정도 상쇄된다. 그러나 굳이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이어팁이다. 조금 뻣뻣한 느낌이 있는데 조금 더 부드러운 이어팁을 채택한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무선 충전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이 가격대 제품에서는 조금 과한 욕심처럼 느껴진다.

앱코 비토닉 소프는 성격이 비교적 뚜렷하다. 음질이나 연결성 등 기본적은 요소는 지키면서 조금 더 가볍게 접근하고 싶은 소비자가 그 대상이다. 고가 이어폰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고급스러운 척 하는 입문형 이어폰은 별로라 고민된다면 이 제품에 한 번 관심을 가져 보자.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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